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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에서 월정·행원·한동·평대·세화에 이르는 올레는 세계자연유산의 보고이다. 농사를 짓는 토양으로만 본다면 척박한 환경이지만, 그 모살밧 아래에는 손금의 생명선처럼 웅대하게 벋어 내린 수많은 용암 동굴군이, 제주를 찾는 수만의 시민들에게 안식을 안겨드리는, 세계유산으로서의 뜨거운 용암의 혼불을 지피고 있다.일만의 전설을 간직한 동굴 지하에는 시방도 석순이 되어 억겁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라고 있다.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지상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2005년 5월 11일 전신주 교체작업 도중 우연히 발
기획·특집
윤봉택
2023.01.1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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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빈드라나트 타고르(Rabindranath Tagore, 1861~1941)는 1861년 인도 벵골지방의 명문가에서 더벤드라나트의 열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소년 시절, 타고난 자연인 기질 때문에 영국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를 세 번이나 옮겨 다녔고 끝내 졸업장은 받지 못했다.일찍 시를 시작해 16세 되던 1876년에 첫 시집 《들꽃》을 냈고, 이듬해에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런던에서 학교 졸업장을 받지는 못했지만, 유럽사상에 익숙해지고, 문학적으로도 큰 성과를 이뤘다. 1880년에 시집 《아침의 노래》를, 1882년에 《저녁의
기획·특집
장태욱
2023.01.1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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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들판을 건너온 바람이 신달자 눈 덮인 겨울 들판을건너 온 바람이내 집 노크를 했다 내가 문 열지도않았는데 문은저절로 열렸고바람은 아주 여유있게 익숙하게거실로 들어왔다 어떻게 내 집에 왔냐고물었더니여기 겨울 들판아닌가요?겨울 들판만 나는바람이라고 한다이왕 오셨으니따뜻한 차 한 잔바람 앞에 놓았더니 겨울 들판은 겨울들판만 마신다고한다 말이 잘 통했다 처음인데 내 백 년의삶을 샅샅이 잘 알고겨울 들판을 물고 와겨울을 더 길게 늘이고있다 차가운 것은 불행이아니라고봄을 부르는 힘이라고적어 놓고 갔다 시인 문상금 뒤돌아보면
기획·특집
문상금
2023.01.17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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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자 전 서귀포적십자봉사회 회장의 봉사활동은 올해로 33년째이다. 이처럼 30년이 넘는 봉사활동으로 주변 사람들은 강 전 서귀포적십자봉사회 회장(동홍동 65세)을 서귀포시 자원봉사의 대모(大母)라 부른다. 강 전 서귀포적십자봉사회 회장의 봉사는 중학교 시절부터 시작됐다. 이 당시 농협 임원이던 아버지가 4H 농촌 봉사를 강 전 회장에게 권했기 때문이다. 4H 농촌 봉사 중 마을 청소, 나무 심기 등은 중학생인 강 전 회장이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보람을 느끼게 했다. 20대 중반 결혼생활을 하던 강 전 회장은 어린 시절 4H 농촌 봉
기획·특집
강문혁
2023.01.17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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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양이미용 봉사단은 지난달 성산읍 관내 모 경로당을 찾아 20여 명 어르신의 머리 손질을 한 후,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라며 큰절했다.봉양이미용 봉사단(회장 이수임)은 4년 전부터 성산읍 관내 경로당과 요양원 등을 찾아 한 달에 두 번 이·미용 봉사하고 있다. 현재 봉양이미용 봉사단은 20명이 회원이 활동 중인데, 이 수임 회장이 봉사단을 이끌고 있다.이수임 회장은 25년 전 경상도 삼천포에서 성산읍으로 이사해 터를 잡았다. 이사 후 몇 년간 성산읍에서 생활은 적응이 힘들었지만, 공공근로 등을 하며 가까운 벗들이 생기고, 농번기에
기획·특집
강문혁
2023.01.1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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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이 되면 L 시인의 시가 생각난다. 첫날밤처럼 서툰 칼끝에 한 생애의 껍질이 하나하나 벗겨져 나간다. 고스란히 맞이하는 소금 절임 서로서로 지탱하며 살아온 풋풋한 몸뚱이들이 최후의 순간에도 서로의 가슴마다 고개를 파묻고 … (중간 생략) … 허무의 문을 닫는다 시적인 술회이다. 시가 아닌 생활에서의 김치는 허무가 아니라 소금 절임을 통과하면서 서로의 기를 적당히 죽인다.아무런 불평이 없다. 전혀 다른 성격의 양념 배합은 절묘한 맛을 창출한다. 고춧가루를 중심으로 이십여 종의 개체들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속살을 합치면서 한오
기획·특집
서귀포신문
2023.01.0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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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제주도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자연과학분야 3대 유산을 가지고 있는 섬이다.2002년 12월에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2007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고, 2010년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 인증을 받았다.생물권보전지역은 한라산국립공원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2개의 하천(영천과 효돈천) 및 3개의 부속섬(문섬, 섶섬, 범섬)으로 이루어진 지역으로, 제주도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지역에는 고산성 관목림, 상록침엽수림과 낙엽활엽수림 및 난대상록활엽수림이 분포하며, 많은 멸종위기종과 고유종의 동식
기획·특집
서귀포신문(한천민 소장)
2023.01.07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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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천 만세동산에서 북촌 ‘너븐숭이’를 지나 김녕리는 질곡의 올레이다.거친 환경을 마다치 않고 옹기종기 평화롭게 모여 바당 밭을 헤치며 험한 돌밭을 일궈온 강인한 주민들의 한마당에, 무자년 겨울 4·3이라는 먹구름 속으로 도껭이주제에 휘말려, 국가 권력에 의하여 주민 436여 명이 억울하게 학살당했다.시방도 무서워 울음을 멈춘 아가의 무덤에는 『순이 삼촌』이 홀로 앉아 애기구덕을 흔들며, 웡이자랑 웡이자랑으로 매서운 칼바람을 막아주고 있다. 이추룩도 칭원한 삶의 질곡도 있었을까. 세상 어느 역사에 적군이 아닌, 아군의 총칼에 이와 같
기획·특집
윤봉택
2023.01.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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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정문화체육센터에서 2023년 복싱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렸다. 이 대회에 서귀포시청 소속 이신우 선수와 정주형 선수가 출전해 국가 대표에 선발되며 금메달과 은메달을 각각 목에 걸었다. 박시헌 감독은 2019년부터 서귀포시청 복싱팀을 이끌며 두 선수를 길러냈다. 경상도 마산이 고향인 박 감독은 88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다. 고교 시절 박 감독은 은행원을 꿈꾸다가 친구의 권유로 복싱을 시작했다. 선수 초창기에는 출전한 시합에서 패배가 많았다. 그러다가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게 된 박 감독은 금메달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 각종
기획·특집
강문혁
2023.01.03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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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이 롱(Huey Long)은 1893년 8월 30일 루이지애나 중북부의 시골 윈필드(Winnfield)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독서에 열중했고 자신의 의견을 담대하게 개진하기로 유명했지만, 대학공부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큰형 조지(Gorge)가 대학 입학금을 마련해줬지만, 그 돈을 도박에 탕진하고 말았다.롱은 한때 유랑극단 세일즈맨으로 활동하다가 1914년, 뉴올리언스(New Orleans)에 있는 툴레인 대학(Tulane University) 로스쿨에 등록해 1년 동안 학업에 집중했다. 그리고 21세에 루이지애나 변호사 시
기획·특집
장태욱
2023.01.0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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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조병화 나무를 보고 있노라면한없이 평화로와진다산란한 마음이 지속될 때도불안한 마음이 지속될 때도초조한 마음이 지속될 때도나무를 쳐다보고 있노라면온 마음이 평화로와진다 아, 그렇게먼 너를 생각하고 있노라면내 마음이 평화로와진다불안한 마음이 지속될 때도초조한 마음이 지속될 때도산란한 마음이 지속될 때도 온 세상이 불쾌한 공기로나를 둘러쌀 때도 늘 나무를 꿈꾼다, 봄여름가을겨울, 새움이 터오고 잎이 무성해지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고 울긋불긋 잘 물들어가는 어느 순간, 한 잎 한 잎 떨어져 통째로 벌거벗은 나무들의 그
기획·특집
문상금
2023.01.0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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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북초등학교 졸업식이 12월 30일, 서귀포학생문화원 대강당에서 열렸다. 졸업생 가운데 서귀포신문 어린이기자가 5명이나 있으니, 참석하기로 미리 약속했다.아들 초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게 2017년 2월인가 그랬다. 이후 딸, 아들 졸업식에 참석해 축하하지 못했으니 직무를 유기해도 여간한 게 아니었다. 6년 만에 참석하는 초등학교 졸업식이니 설레는 마음으로 학생문화원을 방문했다.그런데, 설렘이 너무 컸나? 도착해보니 졸업식 시작까지 40여 분이 남았다. 자주 보는 곳이어도 혹시 새로운 게 있을지 주변을 둘러보는데, 잔디광장 한가운
기획·특집
장태욱
2023.01.0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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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초·중학교(교장 김희선)는 12월 28일, 학교 체육관에서 전교생과 교직원, 학부모 등 150여 명이 참여해 무릉초·중학교 ‘무아릉아 겨울 축제’를 개최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유치원생부터 중학생까지 전교생이 참여해 △밴드 △뮤지컬 댄스 △합창 △연극 △노래 △발레 △피아노 연주 △댄스 △카혼 연주 등 창의적 체험활동 및 문화예술교육의 일환으로 지난 1년간 갈고닦은 재능을 발표하며 성장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년과 관계없이 객석에서는 리듬에 맞춰 즐겁게 몸을 흔들기도 하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전교생이 함께 축제 현장을 즐겼다. 또
기획·특집
설윤숙 인턴기자
2022.12.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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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글보글 콩국을 끓인다. 오늘처럼 눈 내리는 날 안성맞춤인 메뉴다. 어릴 적 부르던 동요 한 소절이 어른이 된 어느 날 가슴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듯이 그런 음식이 콩국이다. 제주의 토속음식이라 어려서부터 줄곧 먹어왔어도 나이 들수록 가슴으로 먹게 된다. 어머니가 끓여주던 그 정직한 콩의 맛에 도달하진 못해도 홀로 앉은 밥상에 추억을 소환하니 제법이다. 오뉴월 뙤약볕 아래서 땀 흘리며 콩밭 매는 게 고역이라는데, 콩국을 끓이다가 진땀을 뺐던 기억이 있다. 쉬운 듯 어려운 게 콩국을 끓이는 건데 직접 끓여 본 이들은 아마도 무슨 말인지
기획·특집
서귀포신문
2022.12.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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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을 맞이한 동홍동 관내 청소년들은 치킨 교환권인 ‘사랑나눔쿠폰’을 생일선물로 받는다. ‘사랑나눔쿠폰’은 굽네치킨 동홍점 곽재인 대표가 2016년에 동홍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후원 협약을 맺어 생일을 맞은 20여 명의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매달 전달되고 있다. 곽재인 대표는 집안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일찍 사회생활을 해야만 했다. 20대 초반부터 관광객 촬영기사, 방수제 제조 공장 근무, 아파트 분양대행사 영업사원 등을 하며 육지에서 생활을 했다. 한때 고향 선배와 동업해 홈페이지 등 콘텐츠 제작 벤처 기업에서 기관 홈페이
기획·특집
강문혁
2022.12.2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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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가격도 올랐고 생선 가격도 올랐네. 돈의 가치가 갈수록 떨어지니 큰일이야”“돈의 가치가 떨어져요? 돈은 그대로인데 돈의 가치가 왜 떨어져요?”엄마와 서문이의 대화입니다.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 무슨 말일까요?예를 들어, 서문이에게 1만원이 있다고 했을 때, 서문이는 1천원짜리 과자를 몇 개 살 수 있나요? 당연히 10개이지요. 그런데 1천원짜리 과자 가격이 2천원으로 오르면 1만원으로 5개만 살 수 있습니다. 예전엔 과자 10개를 살 수 있었는데, 5개만 살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이렇게 1만원이란 돈은 그대로인데 과자
기획·특집
설윤숙 인턴기자
2022.12.2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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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옛날부터 한 곳에 터를 닦고 마을을 이루어 살아온 제주 사람들은 각각의 마을마다 기질과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고 한다. 어떤 마을 사람들은 대체로 어질고 느릿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는가 하면, 어떤 마을 사람들은 급하고 활달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런 영향은 그 마을이 읍내 마을인가, 바닷가 마을인가, 중산간 마을인가, 오름을 끼고 있는 마을인가, 오름과 바다를 모두 끼고 있는 마을인가, 오름과 바다가 모두 없는 마을인가 등 여러 가지 지형적 요인과 그 마을의 전통에 영향을 받아왔기 때문에 그리 된 것
기획·특집
서귀포신문(한천민 소장)
2022.12.2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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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섬 후풍도, 추자도는 지난날 제주도와 같은 인고의 섬이었다. 수시로 출몰하는 왜적들의 노략질과 관리들의 억압, 그리고 출륙 금지로 손발이 묶인 질곡의 삶은 피폐 그 자체였었다.하지만 이 모든 역경을 슬기롭게 극복하였기에, 이제는 가장 소중한 진주의 섬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다.제주올레18-2코스가 시작되는 하추자에는, 상추자와는 달리 동네가 많다. 법정마을로서는 묵리·신양리·예초리가 있고, 자연마을로는 묵지·예초리·신양1리의 신상리·신하리, 신양2리와 석두리가 있다. ‘어리그미’라 불렸던 신양1리 웃동네를 이루는 신상리는 큰샘
기획·특집
윤봉택
2022.12.2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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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도다리, 도다리 쑥국으로 유명한 문치가자미는 거친 비늘 때문에 밀식 상태에서는 서로 상처를 낸다. 상품성을 떨어트려 양식어종으로는 적합하지 않아 지금은 방류용 치어만 양식되고 있다. 그래서 대체 어종으로 등장한 양식 어종이 바로 강도다리다. 강도다리 국내 양식의 역사는 매우 짧다. 하지만 문치가자미보다 몸값이 저렴해 양식어종으로 인정을 받은 이후, 강도다리에 관한 연구가 진행됐다.문치가자미와 강도다리는 도다리로 통칭하지만 사료 영양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국립수산과학원 조정현 연구사 등은 2021년 문치가자미
기획·특집
서귀포신문
2022.12.2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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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배제된’ 가파도 가을 여행지난 10월, 하늘·바다·바람마저 좋은 가을 제주에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뇌병변 중증장애인으로 전동휠체어를 타는 명석이형. 서울의 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일하는 그는 회사 워크숍에 붙여 제주도 개인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중증장애인의 여행은 언제나 신변처리, 이동, 식사, 숙박, 모든 면에서 녹녹지 않지만 용기(?)를 내어 1박 2일 일정을 만든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 사람들의 추천이 있는 가을 가파도를 함께 가보기로 했습니다.‘대부분 평지여서 어렵지 않게 여행할 수 있어요.’대정읍 운진항은 가파
기획·특집
이도건 활동가
2022.12.21 14: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