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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잠자리 윤강로 녹슨 철조망 몇 가닥 걸린 말뚝에 고추잠자리 앉았다고추잠자리 눈 감고 있다가만가만 다가가서 집게손가락으로잡으려는 순간,고추잠자리 살짝 떴다 빈 손가락이 무안했다 푸른 허공에 고추잠자리 떼 휙휙 휘파람 불면서활공하는 밝은 풍경,고추잠자리 날개가 햇살의 살갗처럼 투명하다 언제나 그랬다무언가 놓치거나 실패하면 재빨리 체념하고허공을 보았다그렇게, 깨끗하고 배고팠다나의 아름다운 실패고추 잠자리야문상금흰 벽을 향하여 아직 어린 고추잠자리 한 마리 헛날개짓 한다, 길을 잘 못 들었구나, 체념하기는 아직 이르다,
기획·특집
서귀포신문
2023.09.1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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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거리 작가의 산책길 길목에 문시종 아틀리에 하우스가 있다. 문시종 아틀리에 하우스(이하 아틀리에 하우스)는 올해 초 개관한 박물관 관장인 문시종씨(70)가 평생 수집한 수석과 솟대·시화를 전시하고 있다. 8일 오전 문시종 관장은 박물관을 방문한 관객에게 수석에 대해 설명을 한 후, 수석에 묻은 염분기를 없애기 위해 분무기로 물을 뿌리고 있었다. 문 관장은 칠십 평생 수석을 수집해 왔다. 수집한 1000여점의 돌 가운데 서귀포 해안가 자갈밭에서 30년 전에 수집한 상형문자석에 대해 설명했다.문 관장은 “상형문자석의 검은 부분은
기획·특집
강문혁
2023.09.14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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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방이 있어 산방(山房)이라 했다. 산방굴사가 방인 셈이다. 산세가 영험하니 산이라고 따로 불렀다. 산방산의 어원이다. 제주시에 살고있는 나는 주말마다 노부모를 방문하기 위하여 차를 몰고 서귀포 고향으로 간다. 한시간 정도 운전하고 가는 길은 꽤 먼 귀향길이다. 육지에서 라면 추석이나 설 명절에 서울에서 고향가는 길에 비길만 하다. 정체로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녹초가 되는 고속도로는 아니지만 마음만은 같은 느낌이다. 평화로를 달리며 한라산을 비껴 넘어서면 원물오름 아래로 남쪽 바다가 펼쳐진다. 먼저 바다 앞에 웅장하게 우뚝 선 암
기획·특집
서귀포신문(강순석 소장)
2023.09.1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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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이동이 쉽지 않은 중증 장애인 입장에서 바라본 제주도는 어떤 모습일까? 전동 휠체어에 앉아 있지만 자신감 있는 당당한 표정을 하고 있는 저자가 나온 표지에 끌렸다.휠체어를 타고 비행기를 타는 것도 내리는 것도 쉽지 않을 중증장애인 분의 제주도 한달살기 에세이를 담고 있다는 내용에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이 책은 중증장애를 가진 저자가 활동지원가, 딸, 자매들과 함께 그리고 혼자서 날짜별로 방문한 장소를 적고, 무장애여행장소들의 진입로 동선(스쿠터와 휠체어 진입이 가능한지, 불편하지는 않은 지) 등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방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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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선
2023.09.0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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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이 지원을 받았습니다.
기획·특집
서귀포신문
2023.09.0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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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 탐방객이 많이 찾는 오름이 몇 개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이승이오름이다. 이승이오름에 탐방객이 많이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오름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요소들로 인해 많이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이승이오름 8가지 요소이승이오름이 가지고 있는 요소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첫째, 오름 바로 아래까지 차를 가지고 가서 세워둘 수 있는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접근성이 좋다.둘째, 오름에 오르내리고 탐방을 할 수 있는 탐방로가 잘 갖추어져 있다.셋째, 정상부 또는 전망대에서 주변 경관을 잘 볼 수 있다.넷째
기획·특집
서귀포신문(한천민 소장)
2023.09.08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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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장에 가려고 나서는데 자동차 키가 놓는 곳에 없다. 여기저기 찾아봐도 없다. 부엌에도 가보고 전날 입었던 옷의 호주머니를 뒤져봐도 없다. 잃어버렸다는 것보다 잊고 있다는 것에 마음이 불안해진다. 신경이 곤두서고 차분하던 마음에 파도가 인다. 하루의 시작으로 돌아가 머릿속을 더듬거린다. 자동차 안의 가방을 꺼내려고 문을 열고 닫았다. 현관으로 들어오면서 돌 위에 자동차 키를 놓고 텃밭을 돌아보았다. 그것도 모르고 집 안에서만 찾으니 있을 리가 없다. 남편에게 자주 잃어버린다고 타박한 미안함이 밀려온다. 그는 잃어버리고 다니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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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신문
2023.09.0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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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부터 23일 전라남도 고 흥팔영체육관에서 열린 제53회 대통령배전국시도복싱대회 고등부 라이트미들급·71kg급 결승전. 용인대 NEW 복싱체육관 소속 조권희 학생 (서귀포고 2)의 주먹이 매섭게 상대 선수의 얼굴로 날아들었다. 조권희 학생은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 부산체육고등학교 홍서진 선수와 만나 한치의 양보도 없는 말 그대로 ‘열전’을 펼쳤다. 조권희 학생은 상대의 빈틈 을 노리며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면서 3대2로 판정승을 거뒀다.이 시합에서 조권희 학생은 대회에 출전한 제주출신 가운데 유일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획·특집
강문혁
2023.09.0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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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서귀공립보통학교 개교서귀포시 원도심 솔동산로에 위치한 서귀포초등학교는 올해로 개교 103주년을 맞았다. 1919년까지 배경을 살펴보면, 산남의 서귀포에는 서귀포 거류 일본인의 교육 기관은 있었으나 한국인을 위한 교육기관이 없어 방치된 상황이었다. 지역민들의 학교 설립에 대한 염원과 3·1운동 이후 일제가 문화 정책을 펴는 상황에서 이를 호기로 삼아 1920년 2월 1일 ‘서귀공립보통학교’가 인가돼 같은 해 12월 23일 신입생 197명으로 개교했다. 그러나 1930년 4월 19일 화재로 전 교사(校舍)가 불에 타 소실됐
기획·특집
방자연
2023.09.0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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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니숲길은 전국의 수많은 숲 길 가운데서도 꽤 유명세를 타고 있 는 숲길이다. 날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숲길을 찾아오곤 한다. 이들은 이 숲길을 찾아와서 전 구간을 걷기 도 하고, 남조로변에서 시작되는 숲 길 입구의 데크 탐방로의 짧은 구간 을 걷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가친오름 은 사려니숲길을 걸어가다가 숲속으 로 들어가서 만나게 되는 오름이다.가친오름은 주소지 위치로는 표선면 가시리 지경에 있지만, 가시리 마을과는 한참 먼 깊은 곳의 표선 면과 남원읍의 경계 지역에 위치하여 있다. 남조로변 사려니숲길 입구 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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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신문(한천민 소장)
2023.09.0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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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에서헤르만 헤세 안개 속을 거닐면 참으로 이상하다숲과 돌은 모두 외롭고나무들도 서로를 볼 수가 없다모두가 혼자이다 나의 생활이 아직 밝을 때엔세상은 친구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그러나 지금 안개가 내리니누구 한 사람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에서 어쩔 수 없이모든 것으로부터 사람을 갈라놓는, 그 어둠을 전혀 모르는 사람을진정 현명하다 할 수 없다안개 속을 거닐면 참으로 이상하다살아 있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사람들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모두가 다 혼자일 뿐 시인 문상금해무 짙은 날, 섶섬이 반쯤 가려졌다가 아예 감쪽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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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신문
2023.09.0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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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신문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역의 인재양성에 밑거름이 된 대정초, 표선초, 서귀포초, 동남초를 재조명해 지역 교육의 산실인 백년학교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표선초를 시작으로 4회에 걸쳐 학교 설립 배경과 역사 등을 들여다 본다.▲1923년 성산공립보통학교 개교서귀포시 성산읍에 위치한 동남초등학교는 올해로 개교 100주년을 맞았다. 일찍이 개항된 성산항 주변에 일본인 어업자가 많이 이주해 1919년 일제는 자국민 기초 교육기관인 ‘성산 심상소학교’를 열었다. 그 후 지역주민들이 교육에 대한 열망과 함께 불만이 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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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자연
2023.09.0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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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귀포시 서부지역에 예 측하기 힘든 집중호우가 내렸다. 이 집중호우로 알뜨르 비행장 일대 일부 가 침수됐다. 지역 주민이 서귀포시 에 침수 사실을 알리자 신희천 재난 안전팀 주무관(51)이 긴장하기 시작했다.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에 상관없이 폭우, 태풍, 폭풍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신희천 주무관이 나선다. 이날도 신 주무관은 신속한 대응을 위해 대정지역자율방재단장과 연락하면서 상황을 파악하고, 침수 지역 일대 통행 등을 통제했다.신희천 주무관은 방재안전직렬 공무원이다. 방재안전직렬은 각종재난에 효과적으로 대
기획·특집
강문혁
2023.08.3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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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악기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면 단연 기타(Guitar)일 것이다. 1970~80년대는 레코드 가게마다 수십여 대를 걸어놓고 판매할 정도로 기타는 인기가 있었다.물론 현재 학교에서도 기타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배우기도 하고 관심 있는 성인들은 개인적으로 학원과 동호회에 가입해서 배우는 걸 보면 아직도 인기는 여전하다.기타는 줄을 튕기거나 쳐서 소리를 낸다. 이렇듯 줄의 진동이 울림통으로 전달되어 그 소리가 확장되는 원리를 가진 악기를 현악기라고 한다. 기타처럼 피크나 손가락으로 치거나 튕겨 소리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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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신문
2023.08.3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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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 마을의 옛이름은 ‘벗내’다. 안덕계곡을 포함하여 창고천 하류의 물이 흐르는 구간을 가리킨다. 지금의 창고천을 예전에는 벗내라고 불렀다. 창천리는 말그대로 창고천을 줄인 말이다. 그러니까 창고천 하류의 화순리, 감산리, 창천리는 모두 이 하천과 관련된 마을 이름을 갖고 있다. 그만큼 예전에는 하천이 중요한 자연 자원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으로 도내 일주를 했는데 당시 유명 관광지라고 하여 둘러보던 장소는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제주시에서는 용두암을 가서 용연의 구름다리를 신기하게 건넜던 기억이 있다. 김녕사굴을 갔는데 당
기획·특집
서귀포신문(강순석 소장)
2023.08.2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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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일상이다. 할 일이 없는 사람처럼 멍하니 앉아 종잡을 수 없는 생각만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듯하다. 마치 도려내야 할 종기처럼 똬리를 튼 나태함과 무기력함에서 이젠 벗어나야 한다는 절박함 같은 게 지배하고 있었을까. 새벽 세 시가 넘도록 잠자리에서 뒤척거리다 겨우 잠이 들면 꿈이 찾아들었다. 늘 다니던 길에서 어디로 갈지 몰라 헤매거나, 무언가를 찾으러 나섰는데 안개 속에서 뱅뱅 돌다가 깼다. 전에 없던 일이었다. 몸이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았어도 잠자리에 들면 거짓말처럼 잊어버리고 고요히 잘 잤었는데, 날마다 이어지는 불면
기획·특집
서귀포신문
2023.08.2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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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제주인 작가의 작품을 읽어 본 적이 있나요?재일제주인 작가 김태생 씨의 ≪骨片≫이 ≪뼛조각≫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제주특별자치도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김순자) 번역 출판 지원 사업으로 나온 이 책은 ‘동화’, ‘소년’, ‘뼛조각’, ‘어느 여인의 일생’ 등 네 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문학박사 김대양씨가 작품 속 대사를 제주어로 원문을 번역되어 실려 있어 눈길을 끄는 책이다.저자는 서귀포 대정읍 신평리 출신으로 일제강점기 시대였던 1930년 일본으로 다섯살 때 건너간 재일제주인 작가이다.‘재일제주인’이
기획·특집
허지선
2023.08.2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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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매주 목요일이면 강정동 감귤과수원에 위치한 ‘종남쉼터’에 사람들이 한두명씩 모여든다. 종남쉼터는 강종남 종남 종묘사 대표 (66)가 감귤저온저장고를 개조해 만든 노래방 시설을 갖춘 쉼터다.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 농사일을 마치고, 하루 피로를 풀기 위해 찾는다. 강종남 대표는 최신 트로트 가요을 한곡 선정하고 맛깔나게 노래를 부른다. 강 대표가 첫 곡을 부르고 난 뒤 강약조절과 주의할 부분을 설명해 준다.강 대표가 과수원에 종남 쉼터를 만들어 사람들을 초대한지 6년이 되어가고 있다. 강종남 대표는 “노래 부르는 것
기획·특집
강문혁
2023.08.24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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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신문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역의 인재양성에 밑거름이 된 대정초, 표선초, 서귀포초, 동남초를 재조명해 지역 교육의 산실인 백년학교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표선초를 시작으로 4회에 걸쳐 학교 설립 배경과 역사 등을 들여다 본다.▲1908년 사립한일학교 태동1908년 대정고을에서 사립한일학교를 모태로 설립된 대정초는 올해 개교 115주년을 맞았다.제주도에서는 제주 북교에 이어 두 번째, 서귀포시에서는 최초로 설립된 학교다. 특히 600년 전통의 대정향교의 맥을 이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대정초는 1908년 10월
기획·특집
방자연
2023.08.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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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계속된 길고 긴 금년 장마가 끝나자마자 30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연일 계속되었다. 도시와 마을들은 푹푹 찌는 더위에 헉헉대고 있었지만, 장마 기간 동안 물을 흠뻑 먹은 나무와 풀들은 오히려 신이 나서 초록빛 바람을 불어주고 있었다.오름 마니아인 나는 싱그러운 초록빛 바람이 불어오는 오름을 찾아 길을 나섰다.성산읍 신풍리 지경의 남산봉.남산봉은 서귀포시 성산읍 신풍리 지경의 오름으로, 표선면 성읍리에서 중산간동로를 따라 성산읍 삼달리 방향으로 가는 중에 천미천을 지나면 도로 남쪽으로 곧바로 보이는 오름이다.
기획·특집
서귀포신문
2023.08.22 1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