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홍초등학교 인근 사거리 한쪽에 환풍구가 10여개 달린 깨끗한 건물이 보인다. 건물이라고 하기에는 작은 규모지만 이 곳에 드나드는 시민이 많다. 자가용을 건물 입구에 세우더니 낡은 선풍기와 가습기 등을 옮겼다. 이 건물은 다름아닌 재활용품과 생활쓰레기 등을 배출하는 동홍동재활용도움센터다. 양근혁 환경미화팀장은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수질 환경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전공이 화학이고, 수질환경기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보니 공무원 초임 시절에는 상하수도 부서에서 근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화학을 전공한 양근혁 팀장이 생활쓰레기 처
기획·특집
강문혁
2023.05.04 08:57
-
“1947, 3월 1일, 7년 7개월, 3만명”이 숫자들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 9월 21일까지 레드 아일랜드(빨갱이 섬)로 몰렸던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인 비극인 제주4.3사건의 기간이이자 희생된 희생자의 수를 나타낸 것으로 이런 엄청난 사건에 대해 제주도민이 아닌 타지역 출신들은 과연 얼마나 되며, 제대로 알고 있을까?그래서 선택한 제주 출신의 작가가 아닌 육지(타지역)출신의 작가가 바란 본 제주4.3사건에 대한 시선이 궁금해 읽어본 『레
기획·특집
허지선
2023.05.01 08:54
-
지난주 오름 이야기 아흔일곱 번째로 안덕면 동광리 지경의 거린오름을 소개한 바 있다. 그런데 거린오름과 더불어 형제 오름인 북오름을 함께 소개하기 위해 탐방을 갔었으나 거린오름 탐방 도중 안개가 잔뜩 끼는 바람에 북오름까지는 미처 탐방하지 못하고 돌아오면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그래서 북오름을 마저 탐방하고 소개하기 위하여 3월의 마지막 날 북오름을 찾아갔다.북오름은 거린오름과 더불어 안덕면 동광리에 위치한 오름으로, 동광리 마을 서쪽편에 거린오름과 붙어서 북쪽에 앉아있는 오름이다.북오름은 오름의 모양이 북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졌다
기획·특집
서귀포신문(한천민 소장)
2023.04.30 07:50
-
고사리 장마가 왔는지 이번 주 들어서 계속 비가 내리고, 비가 그쳤을 때도 하늘이 잔뜩 흐려 있는 날이 많았다. 그래도 이번 비로 식물들이 뿌리에서 물을 빨아들일 수 있도록 말랐던 땅이 충분히 젖어 들었고 앙상한 가지마다 새잎이 활짝 활짝 돋을 것이다. 집에서 나와 고근산 쪽을 바라보니 안개가 잔뜩 끼어 고근산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지만 일기 예보를 보니 낮에는 비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나와 있었다. 그래서 오름 탐방을 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고 안덕면 동광 마을로 향했다.동광 마을 서쪽에 위치한 거린오름과 북오름을 탐방 하기 위해
기획·특집
서귀포신문(한천민 소장)
2023.04.30 07:49
-
사람들의 세계에서는 가족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서, 부모 자식 관계, 형제 관계, 자매 관계 등이 존재한다. 오름들 중에서도 이런 가족관계를 빗대어 이름을 짓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가족관계를 형성하는 오름들이 따라비오름을 중심으로 하는 오름 가족 관계이다. 표선면 가시리 지경의 따라비오름과, 성읍리 지경의 모지오름, 장자오름, 새끼오름, 그리고 구좌읍 종달리 지경의 손지오름이 오름 가족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오름들이다.따라비오름은 표선면 가시리 지경의 오름으로, 가시리 마을 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변 오름으로는 오름 가족인 모지오름
기획·특집
서귀포신문(한천민 소장)
2023.04.30 07:49
-
남해 바다를 다스리고 있는 용왕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다. 부모가 오냐오냐하며 워낙 귀하게 키우는 아이들 중에는 버르장머리가 없고 말을 안 듣는 아이들이 더러 있듯이, 용왕의 아들들도 그랬던가 보다. 용왕의 세 아들은 자라면서 용왕의 말을 안 듣고 용궁의 국법을 어기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이를 보다 못한 용왕이 어쩔 수 없이 국법을 어긴 세 아들을 귀양보내기로 하고 제주섬으로 귀양을 보내버렸다.용왕은 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귀양을 보내기는 했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아들들인지라, 귀양지인 제주섬 사람들이 자기의 아들들을 잘 대우해
기획·특집
서귀포신문(한천민 소장)
2023.04.30 07:49
-
오름들 중에는 그 오름이 모양새나 오름의 식생 등에 비추어 참 잘 어울리게 불리고 있다고 여겨지는 오름이 있는가 하면, 오름의 이름이 ‘어떻게?’, 또는 ‘왜?’ 그렇게 불리게 되었는지 아리송한 것들이 더러 있다. 남원읍 하례리 지경의 수악과 성판악 주차장 동쪽에 위치한 물오름은 물이 전혀 없는 오름인데도 물오름이라 불리고 있어서 왜 그렇게 불리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오름이다.그리고 오름의 식생과 관련하여 불리고 있는 오름 중에 안덕면 광평리 지경에는 동백나무가 전혀 없는데도 동백나무의 제주말인 ‘돔박이’로 불리고 있는 오름이
기획·특집
서귀포신문(한천민 소장)
2023.04.30 07:48
-
제주도 화산지질에서 가장 중요 한 지층이 무엇이냐고 질문 받게 되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서귀포 층’이라고 답한다. 패류화석 뿐만이 아니라 제주도라는 화산섬 형 성 과정이 서귀포층 속에 타임캡 슐처럼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층이 우리에게 소중한 이 유는 100만 년 전 당시의 환경을 가늠하는 단서를 제공하는 장소이 기 때문이다. 이것을 지질학에선 ‘고환경 복원’이라고 한다.▲서귀포층의 의미서귀포층은 바닷속에서 쌓인 해 양퇴적층이다. 당시 바다에 살던 각종 조개를 비롯한 화석들과 인 근 육지의 퇴적물이 쌓여있다. 신생대 제4기
기획·특집
강순석 제주지질연구소장
2023.04.28 08:45
-
43년간 영화인 외길을 걸어온 한영남 영화감독. 그는 ‘제주가 좋수다’ ‘신효포제’ ‘신들의 고향’ 등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감독상 등을 수상하며 서귀포다움을 세상에 알려 왔다.고교 시절 화가를 꿈꾸던 한 감독은 스무살에 우연히 배우의 길을 걷게 된다. 충무로에서 배우는 어려운 삶이었다. 하지만 스크린에 나오고 싶다는 순수한 생각은 그의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 힘든 영화산업은 영화출연 기회조차 주지않아 한 감독은 귀향할 수밖에 없었다.귀향한 한 감독은 생계로 영상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중에도 영화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고 있었다
기획·특집
강문혁
2023.04.27 09:00
-
4월이 되면 제주에서는 “4·3영령을 추모합니다”와 같은 4·3영령들을 추모하는 현수막들이 곳곳에 걸려 있는 걸 볼 수 있다. 그러다 몇일 전 4·3추모 현수막을 찢어 놓은 경악을 금치 못한 일을 직접 마주한 적 있는데, 4·3유가족 중의 한 사람이자 제주도민으로서 화가 나고 내 가슴이 찢겨 내려가는 듯 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된 ‘그날’은 제주에서 나고 자란 작가가 대한민국 현대사 최대 비극이라 불리는 제주4·3사건을 겪어냈던 희생자 유가족이자, 생존자인 어머니에게 전해 들은 ‘그날’의 파란만장한 시대를 살아오면서 가슴속에 묻어두
기획·특집
허지선
2023.04.24 09:53
-
이따금 꽃이 말을 걸어올 때가 있다. 무심히 길을 걷다 만나는 다알리아 한 송이가 시선을 끄는 순간이다. 눈에 익은 꽃은 꽃잎 벌어지던 찰나에 스며든 기억들로 충만해진다.초여름 날 마당에는 온종일 볕이 쏟아져 내렸다. 대문을 들어서면 안 채가 넉넉하게 자리하고 그 왼쪽으로 바깥채가 다소곳이 앉아 있다. 비 오는 날에는 흙 마당을 밟지 않아도 갈 수 있게 마당 가로 디딤돌이 죽 이어져 있었다. 길게 이어진 디딤돌은 내 또래와 가위바위보를 하며 한 칸씩 건너뛰기 놀이에 알맞았다. 친구가 없어도 혼자서 겅중겅중 한 발로 건너뛰며 노래를
기획·특집
서귀포신문
2023.04.19 11:50
-
민들레 뿌리 도종환 날이 가물수록 민들레는 뿌리를 깊이 내린다때가 되면 햇살 가득 넘치고 빗물 넉넉해꽃 피고 열매 맺는 일 순탄하기만 한 삶도 많지만사는 일 누구에게나 그리 만만치 않아어느 해엔 늦도록 추위가 물러가지 않거나가뭄이 깊어 튼실한 꽃은커녕몸을 지키기 어려운 때도 있다눈치빠른 이들은 들판을 떠나고남아 있는 것들도 삶의 반경 절반으로 줄이며떨어져나가는 제 살과 이파리들어쩌지 못하고 바라보아야 할 때도 있다겉보기엔 많이 빈약해지고 초췌하여 지쳐 있는 듯하지만그럴수록 민들레는 뿌리를 깊이 내린다남들은 제 꽃이 어떤 모양 어떤
기획·특집
문상금
2023.04.19 11:50
-
지난 13일 서귀포 칠십리시공원에 있는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서귀포지회 사무실 앞 넓은 주차장이 무척 붐볐다. 전동스쿠터, 장애인콜택시 등을 이용해 수강생들이 바느질 수업에 참가하기 위해서 모였다. 매주 한 번 열리는 바느질 수업, 강유민 제주도지체장애인 협회 서귀포지회장이 천천히 강의실을 문을 열었다. 문틈으로 수강생들이 열의에 찬 모습을 본 강 회장은 흐뭇해져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20년간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 서귀포지회를 이끌고 있는 강유민 회장. 강 회장은 선천적으로 몸이 불편했던 건 아니다. 젊은 시절에는 강 회장도 건설 현장에
기획·특집
강문혁
2023.04.19 11:49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기획·특집
서귀포신문
2023.04.19 11:16
-
밤새 비가 온 후 아침에 날이 활짝 개었다. 하늘에 구름이 듬성듬성 떠 있고 한라산 쪽엔 약간 구름으로 덮인 부분이 있지만, 바다로 눈을 돌리면 수평선 멀리 뭉게구름이 몽실몽실 떠있을 뿐 하늘엔 파란 색을 그대로 드러낸 매우 쾌청한 날씨였다. 기온도 그리 낮지 않아 겨울 날씨치고는 포근한 편이었다. 겨울이 끝나갈 무렵이어서 남쪽에서부터 따뜻한 기운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이런 날에 오름을 오르면 기분이 상쾌하고 좋을 것 같아서 오후 시간에 집에서 멀지 않는 활오름으로 향했다.강창학 운동장 북쪽편에서 월산동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 앞
기획·특집
서귀포신문(한천민 소장)
2023.04.14 09:07
-
서귀포시 중앙동에 위치한 오석학교는 배움을 놓친 시민 등을 위해 반 세기 동안 밤마다 불을 밝혀 왔다. 양희라 오석학교 교감(사진)은 30년 간 배움을 희망하는 분들을 위해 교편을 잡고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양희라 교감은 남주중학교와 남주 고등학교에서 36년 동안 교직에 몸담고 있다. 현재 양희라 교감는 남주중 에서 미술 교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를 맡고 있다. 30여년 전 남주고등학교 교사시절, 퇴근길에 담 넘어 보이는 오석학교 학생들은 양 교감에게 호기심이 생기게 해 오석학교 교사인 자원봉사자 의 길로 이끌었다.당시 오석학교에는 생
기획·특집
강문혁
2023.04.14 09:06
-
수산용 기생충 제제로 알려진 프라지콴텔은 처음에는 사람의 간흡충, 폐흡충 등에 효과적인 기생충 제제로 알려졌다. 현재 프라지콴텔은 양식 산업에서 판형 연충 기생충에 대한 방제 조치로 사용되고 있으나, 식품 소비를 위해 생산하는 어류에는 특정 조건과 특정 기생충에 대해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전 세계 여러 관할권에서 승인되었다.일본에서 프라지콴텔은 Hadaclean(Bayer Ltd.), Benesaru(ASKA Animal Health Co., Ltd.), Praziguard for fish flavor(Riken Vets Pharm
기획·특집
서귀포신문
2023.04.12 15:13
-
우리는 살면서 이런 말을 종종 듣는다. ‘사람은 친구를 잘 만나야 해’,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어, ‘어려울 때 친구가 찐 친구지’라는 소위 친구의 중요성을 일컫는 말들이다. ‘유유상종’이란 한자 성어도 있듯이 사실, 누구든 자신과 성향이 잘 맞는 사람과 어울리고 싶은 욕망이 있다. 예전 칼럼에서도 잠깐 언급 했듯이 필자에게도 그런 친구가 세 명 있었다. 한 명은 갑자기 자다가 돌연사했고, 한 명은 아직도 이유를 알 순 없지만 소원해졌고, 나머지 한 분은 그래도 다행히 아직 연락하며 지낸다.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같이
기획·특집
서귀포신문
2023.04.12 15:05
-
서귀포시청 2청사 공원녹지과에 입구를 지나면 사무실 구석에 도꼬리난, 호프 셀럼, 고사리 등이 보이는 작은 공원인 녹색 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아담한 녹색공원을 구상한 사람은 서귀포시청 공원녹지과 강완영 팀장이다. 강 팀장은 가로수 식재, 녹지 관리, 녹지 공원 조성 업무 등을 하며 나무와 26년간 인연을 맺어 오고 있다. 사실 강완영 팀장의 대학교 전공 과목은 나무와는 관련이 없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공직에 입문한 강 팀장은 나무는 전혀 모르는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공무원 초임 시절 양묘장에서 나무를 관리해야했던
기획·특집
강문혁
2023.04.07 20:29
-
외할머니 홍재순문월정 소남머리 비탈에 흰 찔레꽃나풀나풀 흰 나비 무자 기축년 난리가흰 찔레꽃 피어나듯통곡으로 쏟아지는 구나 매일같이 즉결처형으로총살당한 사람들이 꽃잎처럼 한 잎 한 잎 떨어지던 정방폭포 해안절벽이여 아아, 영문도 모른 채 동백꽃보다 더 진한 선혈 뚝뚝 흘리며별 지듯 져갈 수밖에 없었던 목숨들이여 그 핏덩어리 딸 셋 아들 하나이름도 다 못 부른 채숨 거둔 외할머니 홍재순 저승길 열두 구비흰 무명천 따라 아름다운 얼굴로 다시 오게 하라환히 살아오게 하라 시인 문상금흰 찔레꽃이 피고지고 빨간 열매가 겨울이
기획·특집
서귀포신문
2023.04.05 1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