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내가만든 인과응보 내가받는다

만물의 생성과정과 운행 질서는 모두 인과법의 적용을 받는 것이 우주의 법칙이다.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의 예화 하나가 있다. 뉴턴은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지구의 인력을 깨닫고 이것에 따라 일월성신(日月星辰)에 관한 운행의 이치를 깨닫고 드디어 만유인력이란 법칙을 발견했다.그후 한 사람이 뉴턴에게 “그와 같은 대발견을 이룩하기에는 필시 남이 모르는 궁리가 있었을 것이다. 그것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 않겠습니까?”하고 말하자 뉴턴은 “아니 별로 특별한 궁리라 할만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늘 하나의 의문이나 연구문제가 마음에 떠오르면 시종 그것을 염두에서 떠나지 않게 계속 생각하기만 할 뿐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이 일화가 시사하는 바는 바로 일체의 사물은 원인이 있어 존재하게 되며, 원인이 없으면 결과도 없다는 인과법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인연을 따라 결과가 있는 것, 선을 행하면 낙(樂)의 결과가 악을 행하면 고(苦)의 결과가 생기는 것이 인가율(因果律)의 법칙이요, 우주의 진리인 것이다. 그러므로 인과법을 믿는 것은 우주의 진리를 믿는 것이며 나를 진실하게 믿는 것이다.즐거운 일, 괴로운 일, 잘 되는 것, 안되는 것, 행복, 우환, 그런 모든 일들은 다 자기가 마음으로 지은 결과이다.자기가 저지른 일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가 때가 되면 솔솔 풀려 나와 내 앞에 가로 놓이게 된다.배우가 역을 맡았을때 연출가가 써준 대본대로 대사도 외우고 연기도 해야 하듯이 우리도 좋든지 싫든지 간에 내가 짊어지고 나온 인과응보의 대본에 따라 지금 배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본이 좋든 싫든 따르지 않을 수 없다.대본이 바뀌지 아니하는 한 인과응보의 대본에서 도망칠 수는 없다. 거기에 한치도 한 터럭 한 올만큼의 예외와 오차가 있을 수 없다. 뇌물도 통하지 않고 눈물로 호소를 해도 소용이 없다. 때가 되면 에누리 없이 찾아오게 되었다. 아무리 시주를 많이 하고 기도를 열심히 한다해도 올 것은 오게 되었다. 결코 썩지 않는 씨앗인 것이다.그러나 인과업보가 때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온다 하더라도 내가 지어서 내가 받는다는 이 소식은 내가 주체요 주인임이 분명한 것이니 한편으로 다행스럽고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왜냐하면 내가 연출가이니 내 마음대로 대본을 고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망갈 수는 없지만 고쳐 쓸 수는 있다.모든 것은 내게 다가오는 우환, 질병까지도 모두 과거에 내가 지은 것, 다시 말하면 지금 한 발짝 떼어놓기 직전까지 지은 것이 결과물이니 고치지 못할 까닭이 없는 것이다.다만 한 생각을 바꿔서 마음 고쳐 먹으면 된다. 나의 해묵은 생각이 창고로 되돌아가서 비뚤어진 생각인 아만, 아집에 물들었던 생각과 나만을 위하던 생각들을 끄집어 내어 녹여버리면 된다. 대본을 고쳐 쓰는 일을 한 생각을 바꾸는 바로 그 일이다.21세기를 맞이한 우리 한국은 하나의 역사적인 전기에 있다. 미증유의 경제난국을 타개하여 제2건국을 세우려 하고 있고, 우리 고장에서는 2002년에 월드컵 경기를 치르려 하고 있다.이러한 대역사를 추진함에 있어 좋은 일에는 좋은 결과가 나쁜 일에는 나쁜 결과라는 인과응보의 사상이 전국민의 가슴에 명각되어야 한다.모든 것은 내 탓이요, 내가 쌓아올린 나의 업임을 자각하고 내가 생각으로 짓고, 입으로 짓고, 몸으로 짓는 대본을 선업으로 전환시켜 현실의 무대에서 착실히 연출할 일이다.바르게 사는 사람이 복을 받고 땀흘려 일하는 사람에게 언젠가는 기쁨이 있는 인과법을 굳게 믿고 하루하루를 착실히 사는 일이다.오남련/객원논설위원·전 서귀포교육청 교육장제226호(2000년 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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