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소방서, 17일 故 강수철 소방령 영결식

화재 진압과정에서 안타깝게 순직한 故 강수철 소방령의 영결식이 17일 오전 9시 서귀포소방서 앞마당에서 열렸다.

故 강수철 소방령(48세)은 지난 3일 저녁 7시21분께 서귀포시 서귀동 소재 단란주점에서 화재 발생시 동홍119센터장으로서 비번임에도 현장에서 화재진압과 인명검색에 나서던 도중 불의의 사고를 만나 순직했다.

이날 영결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약력보고-1계급 특진 추서-훈장 추서-조사 및 추도사 낭독- 아버지께 올리는 글-헌화-조총발사-운구 행렬 순으로 진행됐다.

故 강수철 소방령은 서귀포시 강정동에서 2남1녀의 막내로 태어나, 강정초, 중문중, 서귀고,제주전문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1992년 소방에 몸을 담아 22년간 화재진압과 구조업무에 맹활약했다,

유족으로는 노모(77세)와 부인, 1남1녀의 자녀가 있다.

이날 영결식에는 원희룡 도지사를 비롯해 남상호 소방방재청장, 구성지 도의회 의장, 이석문 도교육감, 김재윤 국회의원, 제주도의회 위성곤 김용범 오대익 현정화 이경용 강익자 의원을 비롯한 내빈과 유족, 소방가족 등이 참가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故 강수철 소방령에게 1계급 특진을 추서했고, 남상호 소방방재청장은 녹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현종환 서귀포소방서장(장의위원장)은 조사를 통해 "고인은 20여 년 동안 2500여회의 화재진압과 인명구조 활동 등 화마와 싸워 온 「베테랑 소방관」이었으며, 지난 7월 13일에는, 쉬는 날임에도 화재발생 전화를 받고 한 걸음에 달려가 소방활동을 전개 했으나 끝내 가족과 동료들의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종환 서장은 이어 "고인은 위험한 재난현장에서 맨 먼저 들어가고, 제일 나중에 나온다는 뜻의 「First in, Last out!」을 평생 가슴에 새기고 현활동에 임했다"면서 "긴박한 재난현장에서 한 생명이라도 잃어서는 안된다는 신념 하나로 최선을 다한 우리의 가족과 같은 동료였다"고 애도했다.

현 서장은 "고인은 그렇게 많은 업적을 남기시고 홀연히 떠나고 말았고, 자신의 흔적일랑 방화모 하나에 남겨두고 불꽃처럼 산화했다"면서 "항상 남을 위해 어려운 처지에 놓인 동료를 사랑하던 당신이었기에 오늘 우리는 더더욱 아픈상처를 간직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 서장은 "서장이 출근할 때마다 매일 아침 먼저 나와 인사를 하던 그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면서 "당신이 목숨 바쳐 지키고자 했던 소중한 가치들을 이제는 우리가 지켜 나가겠으며, 부디 무거운 짐 내려놓으시고 편히 영면하시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고인의 소방동기이자 친구인 정성찬 소방위는 추모사에서  "당신은 화재 현장에서나, 구조 현장에서나 언제나 선두에서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초지일관했으며, 얼굴이 까맣게 얼룩지고 방화복이 흙으로 범벅이 되어도 그것을 그저 즐겁고 한없이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떠올렸다.

정성찬 소방위는 추모사를 낭독한 뒤 고인에 대한 추억과 설움에 북받쳐 끝내 바닥에 누워 오열을 터뜨렸다.

고인의 아들 강윤성 군(19세)은 평소 가장으로서 다정다감했던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면서 투철한 직업의식을 본받아 아버지의 빈 자리를 채워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헌화 순서에서 고인의 노모와 부인은 고인의 영전에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친 뒤, 한동안 표정 없이 흐느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해병 제93대대의 조청발사에 이어 고인을 실은 운구차는 고인이 몸 담았던 정든 소방서 앞마당을 지나 동료 소방공무원들의 거수경례 속에 장지인 서귀포시 충혼묘지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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