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주/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장·전 재경대정포럼 회장

최근 통계청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제주도지역 농가수가 3만8502 가구이고, 도민11만1745명이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 생산 활동세대인 30·40대의 이탈이 여전한 가운데서 65세 이상 농가수가 1만4616가구로써 전체의 38.2%에 이르는 등 전체 농가의 고령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외부로부터의 위기상황도 점점 커지고 있다.

1964년 이래 관광산업을 핵심산업으로 하는 제주개발이 지속되었고, 그 가운데서도 농림어업은 제주경제의 주축이 되었다. 이는 원주(原住)도민의 생업이었고 자식농사를 위한 제일의 밑천이었다. 2002년 이래 제주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오늘날에도 그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관광산업 못지않게 제주경제의 확실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영농(營農)·축산(畜産)·영어(營漁)방법 등의 혁신적 과학화를 통한 판로의 다변화를 모색함으로써 농어가의 수익창출은 (구)제주시지역 등의 영세자영업자들의 그것을 압도하고 있다. 게다가 밀감·마늘·당근 등의 파종 또는 수확 철에는 도시지역 부녀자등에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도시민들의 가게소득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집중적인 관광시설 개발에 따른 특수가 주로 외국인 면세점이나 한진 등 거대운수사업자들 그리고 도내 소수의 경쟁력 있는 향토자본가들에게 안기는 마당에서 상당수 농어가들이 제주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음이다.

이들은 (구)제주시나 (구)서귀포시에 여유자금 투자대상을 물색하여 여유자금 투자명목으로 주택이나 건물 등의 유형자산을 사들이는데 전혀 주저하지 않고 있다. 한두 채 구입은 보통이다. 어쩌면 이들이 상당부분 제주전역의 자금흐름을 매끄럽게 하고 도시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는 주체로 군립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농림어업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오로지 제주도지역의 모든 역량을 시설관광업진흥에 집중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새로운 도정 또한 마찬가지다.
반면 앞으로 외부자본에 의한 제주지역 관광산업의 붐이 조성되는 상황에서 정책적으로 보듬고 지원하고 배려하기만 하면 충분히 미래도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그나마 해결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그래서 여전이 중요한 산업이 농림어업임에도 이에 대한 행정의 시각은 이제나 저제나 매한가지로 시쿤둥하고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농림어업의 자생력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는 매우 인색한 형국이다.

경험에 비추어 그렇게 하기 보다는 도식적으로 행정관행적으로 면피하려는 궁리만 찾아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그 결과 현재와 같은 기후변화의 심화 상황과 중앙정부 주도의 제조업 중심의 한중 FTA 등의 파고가 제주의 모든 것을 삼킬 위세로 들이 닥치고 있는 암울한 상황에서 제주농림어업의 미래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생각건대 행정은 지금 위의 제주농림어업이 처한 암울한 현실 등을 직시하여 차근차근 실속 있게 준비해 나갔으면 한다.  관광산업 못지않게 중요함을 직시하여 대안제시에도 적극적이었으면 한다.   필자 또한 올 가을부터 즐거운 미래의 삶을 위하여 틈틈이 고향에 내려가 유능한 농업 신지식인 친구로부터의 농사실습을 서둘 참이다.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미래 제주농업의 문제와 대안을 제시해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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