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31일 도정시책공유회의서 감귤가격 하락 원인 진단 '비양심 농가' 등에 직격탄

▲ 원희룡 제주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비상품 감귤 유통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판단, 비상품 감귤 유통 선과장과 농업인에 '세월호 선장이나 다름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원 지사는 31일 오전 제주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도정시책공유 간부회의에서 "어제(30일) 감귤이 7000원대로 내려갔다. 풀리는 물량에 따라 널뛰기를 하고 있다”며 "이게 뭐냐”고 한탄했다.

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30일 10㎏들이 감귤 상자당 평균 경락가격은 7500원으로 올들어 최저가를 기록했다.

원 지사는 “그 날 그 날 가격을 체크하고 있는 직원과 120여명 단속 직원들은 겉으로 눈물을 흘리지 않지만 속으로 피눈물을 흘리며 단속에 나서고 있다”면서 "그들은 서울 가락동 도매시장 등에서 한 번만 살려달라고 호소하고 있고, 도매상들은 (이들이) 불쌍해서 도와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감귤가격 지지를 위해 노력해야 될 관련 분야에서 (비상품 감귬을 출하하고 있는데) 이게 뭐냐”며 “세월호에 승객들을 버리고 혼자 탈출한 선장 행태와 다를 게 뭐가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는 최근 일부 지역농협과 지역농협 소속 작목반이 비상품 감귤을 유통시키다 단속반에 적발됐기 때문이다.

이어 원 지사는 "계통출하도 50%를 유지하고 있고, 제주에서 100% 점유하고 있는 작목에서 가격을 지지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남 탓만 해서는 안 된다. 저 자신부터 자성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행정과 관련분야에서 (비상품감귤 유통 근절을) 호소하고 동참해야 한다”며 “규격이 문제 가 되느니, 안 되느니 하는 것은 나중에 싸워도 된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단속만으로는 안 되기에 다시 한 번 비상품감귤 출하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앞서 원 지사는 지난 23일 구성지 도의회 의장, 강덕제 농협 제주지역본부장, 강희철 제주감귤연합회장, 고문삼 제주도 농업인단체협의회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비상품 감귤 출하 금지 등을 호소했다.

이들은 "어느 때보다 위기인식을 가지고 품질과 유통관리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혼자만 살겠다는 생각을 가지면 제주감귤 전체의 뿌리가 흔들릴 수 있고, 제주경제도 힘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잘 익은 감귤(완숙과) 상품 유통 ▲덜 익은 감귤 강제 착색 근절 ▲1번과 이하 및 9번과 이상 감귤 가공용 처리 ▲비상품 감귤 판매 금지 등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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