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리 이웃들> 제주도농업인상 수상 정문순씨

▲ 제주도농업인상을 수상한 정문순씨와 남편 임수진씨.

 "20년 전만 해도 앞날에 대한 걱정으로 매일 눈물만 흘렸는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어 각별한 느낌이 듭니다…"

지난 18일 서귀포국제감귤박람회장에서 열린 제19회 농업인의 날 제주도 기념대회에서 정문순 생활개선 서귀포시 연합회장(55)이 여성부문 농업인상을 수상했다. 6개 부문에 걸친 농업인상 수상자 가운데 서귀포시 출신은 정문순 회장이 유일하다.

정 회장은 남원읍 위미2리 부녀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서귀포시 여성단체협의회장도 맡고 있다. 남편(임수진 씨)과 함께 5000여 평 과수원에서 시설 한라봉과 노지감귤(타이벡)을 재배하고 있다.

그는 생활개선회 조직 활성화, 이웃사랑 실천, 감귤즙 가공 및 우리농산물 직거래, 이주여성 대상 식문화 프로그램 운영 등에 기여한 공로로 농업인상을 수상하게 됐다.

"인천에서 중등교사로 근무하던 시절, 남편의 사업실패로 엄청난 시련을 겪었어요. 자녀(1남2녀)들에 대한 교육과 앞날에 대한 걱정으로 매일 눈물만 흘렸지요."

이런 저런 고민에 휩싸이던 그는 결단 끝에 교사를 그만두고 20년 전 고향으로 돌아왔다. 당시만 해도 제주에는 귀농귀촌 인구가 드물어 ‘귀농 1세대’인 셈이다.

마지못해 고향에 돌아왔으나 감귤 가격은 계속 떨어질 무렵, 한라봉 도입 여부로 그의 갈등은 또 다시 깊어졌다. 결국 남편이 위미농협 청년부원 10여명과 함께 일본에 연수 다녀 온 이후 자신감이 생기면서 제주에서 처음 한라봉 농사를 짓게 됐다.

정 회장은 "당시에는 귀농 결단 여부로 갈등이 많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오히려 잘 된 선택이라 본다"고 돌이켰다. 자녀들이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잘 자라준데 대해서도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제주농업이 수입개방 파고를 넘기 위해선 여성농업인들의 역량강화와 권익신장을 위해 행정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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