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리이웃들> '사랑의 가위손' 홍연순씨

“예쁘고 귀여운 아이들을 더욱 멋지게 꾸며주고 싶어요.” 지난 11월 도순초등학교에서 미용봉사를 한 홍연순씨는 집앞을 지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너무 예쁘고 귀엽다고 말했다.

서울출신으로 지난해 6월 제주에 내려와 도순초등학교 정문 앞에 터를 잡고 생활하고 있는 홍연순씨 (73).

홍씨는 집앞을 지나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렇게 해면 얘는 예쁠텐데, 저 애는 저렇게하면 예쁠텐데 하면서 지켜보다 학교를 방문하고 미용봉사를 자원했다.

학교 측에서 흔쾌히 수락해 지난 11월 21일과 24일 도순초 어린이 17명의 머리를 손질했다. 홍씨는 겨울 방학전 다시 한번 원하는 학생들을 모아 머리를 손질해 줄 예정이다.

“10여년 전 허리를 다쳐 수술했는데 건강한 동안에는 계속 아이들 머리손질 계속하고 싶어요.”홍씨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미용봉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3남 3녀를 둔 홍씨는 늦게 미용을 시작했다. 마흔살에 미용을 배워 시작했지만 솜씨가 있었던지 손님이 몰려 들었다. 서울 신촌에서 20여 년간 미용실을 운영했다.

솜씨 좋은 홍씨는 49세때 필리린에서 열린 아시아 미용 국제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하기도 했지만 "별것도 아닌데요" 라며 겸손해 했다.

"몇 년 전 제주에 여행 왔다가 너무 좋아 제주에서 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갖고 었어요. 그러다가 제주에 오려고 지난해 살고 있는 집과 운영하고 있던 미용실을 팔려고 내놨는데 한동안 안팔렸어요.집이 팔리지 않아 포기하던 차에 운이 따랐는지 집이 팔림과 동시에 이틀만에 미용실도 팔렸지요." 홍씨 부부는 그제서야 서귀포로 내려왔다.

도순초등학교앞에 집을 새로 마련하고 텃밭을 가꾸는 홍씨는 너무 만족해 했다.

"이웃들도 친절하고, 텃밭도 처음 해보는 일이지만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 재미있어요" 홍씨의 서귀포살림에 무지개가 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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