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념사]이제는 신문개혁입니다

신문사를 중심으로 한 언론사 세무조사가 정치적,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2001년 벽두부터 ‘신문개혁’이 전국민적인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는 정당한 것이며, 다만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되거나 변질되지 않기 위해서는 과정과 결과에 대한 철저한 공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습니다.서귀포신문이 창간 5주년을 맞는 지금 우리는 다소 암울한 기분으로 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어쩌다가 신문이 국민들의 지탄의 대상, 개혁의 대상으로까지 변질되어 버렸을까 하는 안타까움 때문입니다. 물론 서귀포신문을 창간한 목적이 바로 기존의 신문들이 갖는 그러한 한계와 문제점들 때문이긴 하지만, 이 시점을 맞으면서 과연 우리 서귀포신문은 얼마나 정당하다고 자부할 수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혹 독자 중에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작년 창간 4주년을 맞으면서 서귀포신문사가 내세운 핵심적 내용이 바로 ‘언론의 정도(正道)에 대한 자기성찰’이었습니다. 처음 신문을 창간하면서 지역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헌신하자는 결심을 했던 일들, 독립운동을 하는 정신으로 밤새워가며 신문을 만들던 기억들이 아직도 생생한데, 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과연 어디에 서있는지 다시 한번 냉정하게 생각해봅니다. 그때의 순수함과 열정이 얼마나 우리를 지탱시키고 있는지, 우리가 과연 신문개혁을 자신있게 외칠 자격이 있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그동안 우리는 깨끗한 신문을 만들어 왔다고 자부합니다. 어느 누구의 입김에도 흔들리지 않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으며, 철저한 편집권의 독립을 바탕으로 소신껏 기사를 썼다고 자부합니다. 정치권력으로부터도 자유로웠고, 동시에 경영진 등 내부권력으로부터도 자유로웠다고 자부합니다. 물론 그로 인해 많은 갈등과 오해를 빚기도 했으며 본의 아니게 적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정의의 문제이며, 시민들과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는 게 우리의 기준이고 자부심이고 힘이었습니다.오히려 우리를 힘들게 했던 것은 경영의 문제였음을 자신있게 고백합니다. 그러나 이 고백은 정반대로 그만큼 우리가 유혹받지 않고 기사를 써왔다는 자신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적당한 타협과 이기적 방법으로 신문을 만들어왔다면 경영의 어려움은 훨씬 덜했을 것입니다. 이제 창간 5주년을 맞으면서 우리는 스스로 신문개혁의 길을 걷고자 합니다. 일간지 세무조사처럼 외부에서 주어지는 억지 개혁 -물론 개혁이 얼마나 이루어질지 미지수이긴 하지만- 이 아니라, 스스로 우리 자신을 개혁하는 환골탈태의 길을 가고자 합니다. 많은 어려움이 우리를 가로막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제까지보다 더 힘이 들지도 모릅니다.서귀포신문을 항상 사랑해주시는 애독자 여러분.서귀포신문은 더욱 건강하고 할 말 다하는 신문, 주민들의 속마음을 대신해주는 신문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에 대한 평가는 시민 여러분, 독자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지적과 제안, 그리고 뼈아픈 질책을 겸허하게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제250호(2001년 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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