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건설 반대투쟁 8년째 강정마을을 가다]
해군기지 건설 반대 과정 주민부과 벌금 마련 고심

▲ 2012년 3월 구럼비 발파 당시 모습.

지난 2007년 5월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건설 부지로 확정된 이후 강정마을 주민들의 심적고통은 이루 말할 수조차 없다. 해군기지를 유치했던 일부 주민들과 반대측 주민들간의 갈등은 상상하기 힘들다. 이웃이면서도 처다보지도 않고, 가족이면서도 말이 없다.

해군기지는 올해 말이면 공사가 완료된다. 주민들은 그동안 수많은 반대시위과정에서 연행·체포돼 재판에 벌금형등을 선고 받았다. 지금도 진행중인 재판이 많이 남아 있다.

얼마전까지 반대대책위 등이 주민들의 벌금까지 일부 대납해 왔으나, 마을측이 주민들의 벌금에 대해 자체 해결하기 위해 마을회관 매각까지 추진하고 있다. 강정마을회에 따르면 지난1월 주민들이 선고받은 벌금납부를 위해 마을자금으로 가입한 적금 3000만원을 해약하고 이중 1000만원을 주민 대신 대납했다.

납부하지 않은 벌금도 2000만원이 넘게 남아 있다. 여기에 현재 진행중인 재판 결과에 따라 벌금액수는 당상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정마을회는 주민들의 벌금으로 2억원까지 예상하고 있다. 마을회관 매각은 주민들의 벌금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 강정마을회관.

▲ 해군기지 사업지 선정과정

해군은 1999년부터 2001년까지 해군기지 후보지로 화북항, 성산일출봉 근해, 신양리, 화순항, 형제도 지역, 모슬포 등 6개 지역을 검토한 끝에 화순항을 최적지로 선정했다. 그러나 화순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을 때 2005년 남원읍 위미에서 해군기지 유치를 추진하면서 방향을 틀었으나 이곳에서도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2007년 4월 강정마을이 마을총회를 거쳐 찬성했다며 유치를 신청했다. 제주도는 그동안 해군기지 예정지로 추진됐던 안덕면과 남원읍, 새롭게 유치신청을 요구하는 강정마을이 속한 대천동을 중심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5월14일 강정마을 주민들이 반대 의견을 제시할 틈도 없이 강정마을을 해군기지 건설지로 확정 발표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전체 의견 수렴이 아닌 일부 주민들이 모여 결정됐다며 반대대책위가 꾸려졌다.
강정마을회는 같은해 7월 마을총회를 거쳐 전임 마을회장을 해임하고 새로운 마을회장을 선출하기도 했다. 또한 8월 주민투표를 실시해 당시 투표에 참여한 725명중 해군기지 반대 680, 반대 36, 무효 9표로 93.8%가 해군기지 반대에 표를 던졌다.

지난 1월31일 군관사 건설 반대 농성장 강제철에 이르기까지 강정주민과 활동가,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수많은 반대 의견과 추진과정의 불법성을 제시하며 해군기지 반대시위를 벌려왔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체포, 벌금형을 선고받아 강정마을과 활동가 등은 벌금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2012년 이후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앞에서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평화미사가 열리고 있다.

▲주변지역 발전 사업도 ‘논란’

해군기지 건설공사는 지난2012년 3월 강정마을을 상징하던 구럼비 발파와 더불어 본격 시작됐다. 해군기지건설사업단에 따르면 22일 현재 항만공사 87.5%, 육상공사 53.5% 전체 78.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외각방파제인 1공구가 91.9%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함정계류용 부두인 제2공구는 82.1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육상공사는 군 지휘 지원행정 시설인 1공구는 44.67%, 민군공동시설인 2공구는 66.37%, 우회도로 12.71%, 군 관사 11.07%가 진척됐다.  해군기지 건설 공사는 12월30일까지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크루즈터미널 공사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크루즈터미널 공사는 공사업체와 계약 후 주민들의 반대로 지금까지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3월 강정마을 주민대표 등을 만나 크루즈터미널 공사관련 설명회를 가졌다며 마을 주민 전체에 대한 설명회 일정을 조율중이라고 말했다.

강정마을은 마을에 실질적인 소득 사업으로 추진계획이 반영되어 있어야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조경철 마을회장은 "해군기지 건설로 인해 땅도 앗아가고, 마을이 분열상태다. 마을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소득이 전제되지 않으면 주민설명회를 추진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크루즈터미널 공사는 당초 지난해 6월 착공해 2016년 6월 준공 예정이었다.

▲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 동쪽으로 해군측은 철거를 요청하고 있는 경자생 추모비역이 있다.

▲ 강정은 지금...

해군기지 공사장 정문앞에서는 매일 오전11시면 제주평화의섬 실현을 위한 천주교연대에서 평화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2년 3월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있다.
강정평화센터에서는 활동가 등이 모여 문화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1에는 콜트콜텍 기타노동자의 공연이 진행됐다.
한편 해군기지 부지내 도로와 접해 갑장회모임의 효시인 24명의 경자생(1900년생) 조상들을 추모하기 위해 후손들이 건립한 추모비역이 있다. 해군은 24일까지 철거를 요구하며 행정대집행을 계고했다. 해군측과 마을간의 새로운 불씨가 만들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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