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환좀녀마을해녀학교, 25일 제1기 해녀양성과정 졸업식

고령화와 해녀 수 감소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제주 해녀문화에 한 가닥 서광이 내비쳤다. 도내·외 출신 젊은 여성들이 제주 해녀의 뒤를 잇기 위해 처음 해녀학교 졸업장을 받게 된 것.

7월25일 서귀포시 법환동 법환좀녀마을 해녀학교에서는 해녀학교 1기 졸업생이 열렸다. 제주 고유의 해녀 문화를 보존·전승하고 지속가능한 마을어업을 육성하기 위해 직업해녀 양성을 목적으로 지난 5월 23일 개교한 해녀학교가 2개월의 집중교육을 마치고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서귀포시, 제주씨그랜트센터, 서귀포수협, 법환마을회·어촌계는 지난 4월21일 해녀학교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5월 23일 해녀학교를 개교했다.

해녀학교는 해녀양성 과정에 3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2개월간 잠수기법과 수산물 채취·건조방법 등 전문적인 실무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소정의 해녀양성 과정을 수료한 28명에 대해 졸업장이 수여됐다.

또한 법환마을 어촌계 소속 20여명의 회원들에게도 해녀학교 교사 인증서가 수여됐다.

졸업식에는 현을생 서귀포시장, 제주도의회 이경용· 김영보· 위성곤 의원, 이병걸 제주씨그랜트센터 센터장, 서귀포시 관내 수협조합장과 어촌계장 대표 등이 축하 인사로 참가했다.

졸업생들은 ‘메르스’ 사태 여파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에도 2개월 간의 양성과정을 마치고 해녀학교 제1기 졸업장을 받은데 대해 마냥 신나고 들뜬 분위기여서 졸업식이 아닌 축제장을 연상케 했다.

강애심 해녀학교 교장은 졸업식 식사를 통해 “해녀학교 개설소식에 설렘과 긴장 한편으로, 젊은 여성들이 위험한 물질에 나서는데 대해 불안이 가시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즐겁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해녀학교 교육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스승과 제자를 넘어 모녀지간의 정이 쌓였다.”고 말했다.

강애심 교장은 “정들었던 제자들을 떠나보내는 게 매우 아쉽지만, 졸업생들은 항상 웃으면서 진지한 삶을 일구며 제주해녀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을생 서귀포시장은 축사에서 “이번에 서귀포에 개설한 해녀학교는 체험 위주의 한수풀 해녀학교와 달리 본격적인 해녀양성을 취지로 내걸었다”고 강조했다.

현을생 시장은 “앞으로 해녀학교 제1기 졸업생들이 해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어촌계 회원들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면서 “졸업생과 어촌계  여러분들이 제주해녀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은 지난 2개월간 정성껏 지도를 아끼지 않으신 법환 어촌계 소속의 현역 제주해녀들에 합동 인사를 드리며, 그간의 고마움을 전달했다.

또한 졸업생들은 제1기 해녀학교 운영과정에 노고가 많은 교사와 서귀포시 공무원들에 감사의 선물을 건네기도 했다. 한 졸업생 대표는 고령의 제주해녀에 선물을 건네면서 한동안 부둥켜 안고 떨어지지 않아, 행사장에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제1기 졸업생 이영미씨(48· 대륜동)는 “해녀 출신 어머니의 뒤를 잇기 위해 해녀학교에 입학했다”면서 “제주해녀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고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해녀활동에 나서고 싶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제1기 졸업생들은 해녀학교 운영계획에 따라 어촌계에서 준계원(인턴)으로 3~6개월간 실습과정을 거친 후 어촌계 정식 계원으로 가입시킬 계획이다. 서귀포시는 현재 어촌계를 대상으로 실습해녀에 대한 수요를 조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해녀학교운영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해녀문화 보존 및 전승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고 있으며, 이제는 보존에 그치지 않고 해녀학교를 통한 적극적인 해녀 양성으로 고령화 되어가는 어촌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고 전했다.

시는 해녀양성과정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에 따라 내년부터는 어촌계를 대상으로 필요 해녀에 대한 수요 조사 후 교육생 수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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