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북초, 인조잔디 선호 도교육청과 대립…주민들 항의 방문

학교 운동장 교체사업 과정에서 학부모들이 인조잔디를 선호하고 있음에도 교육당국은 천연잔디를 고수함으로써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최근 학교별 설문조사를 토대로 한라초, 제주서초, 제주중앙중, 제주제일중, 서귀포중 5개교의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다시 깔도록 했다. 이들 학교는 여론조사에서 인조잔디 선호 비율이 70%를 넘은 데다, 전체 학생수가 1400명 이상의 다인수 학교에다 축구부를 보유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근 서귀북초등학교는 학부모 대다수가 인조잔디를 선호하고 있지만, 교육당국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실제 서귀북교 운영위원회는 지난 3월에 이어 7월10일 학부모 대상으로 자체 여론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인조잔디(72.9%)에 대한 선호도가 천연잔디(25%)나 마사토(2.1%)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귀북교는 현재 45학급에 전체 학생 수는 1133명이다. 서귀북교는 인조잔디 운동장 유해성 물질 검출로 인해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도교육청에 의해 운동장 사용금지 조치를 당한 바 있다.

학부모들이 유해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조잔디를 계속 선호하는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서귀북교에는 다목적 체육관이 없는 과밀학급이어서 천연잔디로 조성할 경우 잔디관리를 위해 1년에 8개월 이상 운동장 사용이 힘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다 평일 야간이나 주말에 마을 주민들까지 운동장을 사용한다면 운동장 사용일수는 극히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서귀북교 운영위원회는 천연잔디로 조성할 경우 연중 8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잔디로 조성해 줄 것을 도교육청에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자녀의 학습권을 침해받지 않도록 즉시 인조잔디 운동장으로 포설해 주도록 강력히 촉구했다.

학부모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도교육청의 ‘불통’ 행정에 대해서는 지역출신 도의원들도 이의를 제기했다. 이경용 도의원(서홍·대륜동)과 위성곤(동홍동)은 지난 21일 열린 도교육청 추경예산 예산결산위 심의 시 “지역주민 여론 등을 무시한 채 천연잔디를 고수하는 것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교육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서귀북교 총동문회와 서홍동 주민대표들이 학교운동장 선택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도교육청에 항의 방문할 예정이어서 지역사회 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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