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태민 의원, 계수조정 합의 실패 원내대표 사퇴…이경용 위원장, 타협 없는 도정 맹공

▲ 고태민 제주도의회 의원.

# 새누리당 고태민 의원 “새정치민주연합과 협력 제주도·의회 발전 백의종군”

새누리당 소속 제주도의회 의원들이 제주도가 제출한 제2회 추경예산과 관련 계수조정 과정에서 집행부의 타협 부재를 들어 같은 당 원희룡 지사가 이끄는 제주도정에 융단 공세를 취했다.

고태민 제주도의회 의원(새누리당, 제주시 애월읍)은 제2회 추경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 과정에서 집행부와의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며 28일 새누리당 원내대표직을 사퇴했다.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제332회 제1차 정례회 9차 회의를 속개하고, 제주도가 제출한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을 심사했다.

예결특위는 제주관광공사 해외 홍보마케팅 전출금 60억원 등 112억6996만원을 감액하고, 가공용 감귤 수매가격 차액 보조 등으로 증액 반영한 수정안을 의결했다.

수정안 의결에 앞서 고태민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계수조정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했다며 자괴감을 드러내며 집행부를 비판했다.

고 의원은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예결위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시대에 맞게 예산도 혁신돼야 한다는 게 소신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고 의원은 "집행부의 혁신과 변화에 동조하면서 이를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상임위나 예결위에서 예산심의 과정을 볼 때 의회도 많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고 의원은 "국비 매칭사업 등은 삭감하지 않았다"면서 "증액 예산의 경우 의원들은 집행부 요구대로 너나없이 사업계획서 제출했고, 증액 내용에 대해서는 집행부에서 계상된 비목에 준하는 사항을 감수하면서 증액을 요구했다“고 계수조정 과정을 설명했다.

고 의원은 “원희룡 도정 출범 후 추경예산 심사가 4번 이뤄졌고, 그 중 2번은 증액됐다”면서 “한 번에 변화가 이뤄질 수 없다. 의원들이 점진적으로 변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의회와 집행부가 예산혁신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정작 예산 혁신 메뉴얼이 없다”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예결위가 조정한 것은 345건 72억5000만원 증액이고, 집행부와 협의했다”면서 “계수조정 과정에서 도는 107건 36억원에 대해 동의했지만 238건 36억5000만원은 부동의했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예산 심의는 정치 과정이라면서 원희룡 도정을 압박했다.

고 의원은 “예산이 의회 의결을 거치는 것은 정치 과정이며, 이에 대한 정답이 없다”면서 “예산에 대한 관점은 의원이나 공무원과 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 의원은 “특별자치도 출범 후 행정체계 개편으로 기초의회와 기초자치단체가 없어졌다”면서 “기초의회가 없고, 행정시 예산 편성 권한이 없어 도의회가 기초의회와 행정시 몫을 담당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의원은 “도지사가 예산을 계상하면 의회는 사업의 우선 순위와 도민들의 고충을 반영할 뿐”이라며 “예산 의결은 정치적 산물”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협상 부진으로 같은 당 지사 면담을 어제(27일)부터 오늘(28) 아침까지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면서 “과연 정치가 이런 것인가. 후회한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새누리당 원내대표로서 자격 여부에 대해 심각히 고민했다”면서 “새누리당 원내패표를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백의종군 하겠다”면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과 협력해 제주도 발전과 의회 발전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 이경용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 이경용 위원장 “고착화·정형화된 사고방식 도민 삶의 질 향상 저해”

이경용 위원장(새누리당, 서귀포시 서홍·대륜동)도 계수조정에 대한 집행부 비판에 가세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해 본예산 심사 때 불협화음으로 도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도와 의회가 이번부터는 대화와 타협으로 도민들에게 달라진 모습으로 보여주길 부탁했고, 기대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위원장은 “도의회부터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추경심사에 따른 제반 절차를 투명하게 집행부에 공개해 합의를 이끌어 내려했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도민을 위한 마음은 도청 혼자만으로 하겠다는 생각은 바꿔야 한다”면서 “집행부의 고착화·정형화 된 사고방식은 창조적인 생각을 하는데 큰 장애물이 돼 결국 도민 삶의 질 향상 목적에 저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집행부는 도민을 위한 생각의 전환으로 이번 추경심사과정에서 의원들이 지적한 사항을 적극 수용해 향후 예산 편성과 집행과정에 충분히 반영해 건전한 재정 운용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예결특위원장의 거취도 심각히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예결특위는 계수조정을 통해 제주관광공사 해외 홍보마케팅 전출금 60억원을 전액 삭감한 것을 비롯해 △해양관광테마 강정항 조성사업 6억8000만원 △자원순환마을 시범사업 운영 2억원 △공무원 국외출장 및 국제행사 참석 5000만원 등 112억6996만원을 삭감했다.

예결특위는 △가공용 감귤 수매가격 차액 보전 40억1673만원 △무 세척시설 현대화 지원 사업 1억3000만원 △탐라노인복지센터 기능보강 사업 2000만원 △제주도 농아복지관 기능 보강 1400만원 등 112억6996만원을 증액했다.

특히 예결특위는 명시이월 승인 요청한 사업 207건 2979억9000만원은 집행부가 연말까지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도록 불승인했다.

도의회는 28일 오후 2시 제2차 본회의를 열어 예결특위 수정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에 대한 최종 의결 절차를 밝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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