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정례회 폐회사 통해 간부공무원 의회·의원 경시풍조 질타

▲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새누리당, 서귀포시 안덕면)이 28일 "언제부터 의회와 의원들이 공무원들에게 만만해졌느냐"며 공무원들의 의회 경시 풍조를 질타했다.

구 의장은 이날 오후 2시 속개된 제332회 제1차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폐회사를 통해 "원희룡 지사를 중심으로 열심히 뛰고 계신 공무원들이 있는 반면 의회를 바라보는데 있어 참으로 우려스러운 공무원들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구 의장은 "지난해에는 간부공무원이 주로 언론플레이를 통해 의회를 경시하여 도민들에게 의회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게 만들었다"고 상기시켰다.

이어 구 의장은 "지난 6월에는 도내 언론을 통해 의원이 정상적인 의정활동으로 조례를 제정하는 것을 부당하다는 듯 메르스 정국에 왠 조례 제정이냐 면서 일제히 공세를 펴는 등 의정활동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구 의장은 "최근에는 제주도 간부공무원 중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며 해당 상임위원회 자문위원에게 큰소리를 치면서 소란을 피웠다"면서 "상임위원회 회의 중 질문 답변 과정에서 눈을 부릅뜨고 언성을 높이며 마치 싸움이라도 할 기세로 대응해 정회 소동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구 의장은 "이 같은 일은 한 번만이 아니고 또 다른 상임위까지 한 두 차례 더 있었다"면서 "언제부터 우리 의회가, 우리 의원들이 공무원들에게 만만해졌느냐"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구 의장은 "의원들도 질의나 발언에 있어 상호존중의 뜻을 담아야 하겠지만, 견제하고 비판하다보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들"이라면서 "그러나 끝까지 성실하게 답변하고, 이해가 가도록 도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궁금증을 풀어 줘야할 공무원들이 이렇게 함부로 처신해도 괜찮은 것이냐"고 반문했다.

구 의장은 "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관행을 고쳐나간다는 방침 때문에 일부 국장들도 의회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냐"면서 "공복으로서 도민을 대표하는 의원들에게, 그것도 민의의 전당인 의사당에서 싸움하듯 대들고 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구 의장은 제2회 추경예산안 처리 과정에서의 집행부 태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구 의장은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삭감한 예산에 대해 일부 증액한 안에 상당부분 동의하지 않음으로써 지난해 당초 예산안 처리와 같은 일이 되풀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 의장은 "국회나 다른 의회에서 전부 인정하고 있는 ‘증액’에 대해 원희룡 도정만 증액을 거부하고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의장은 "변화와 개혁은 근본적으로 집행기관에서 먼저 실천하고, 주변은 따라 오도록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저항이 없다"고 주장했다.

구 의장은 "집행기관은 달라지는 것이 없으면서 오히려 의회를 개혁하고 말겠다고 해 추진한다면 반드시 벽에 부딪치고, 도정 진로에 엄청난 곤란을 겪게 된다는 것을 인식해야한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구 의장은 "도정과 의회는 서로 엇박자"라며 "자신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상생의 길을 스스로 차단해 버리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경고했다.

구 의장은 "일방이 아닌 쌍방의 눈으로, 그리고 대화하고 타협해야 한다"면서 "그런 다음 힘을 합쳐야 하고, 그래야 불협화음의 끝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의장은 "집행부가 요구하는 대로 사업별 설명서도 전부 첨부했고, 요구하는 모든 절차를 이행했다"면서 "사실상 의회는 집행부의 예산심의를 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구 의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의 증액 요구분의 사업 건수로 31%만 인정해 협상은 잘 이뤄지지 못하고 실패했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다 뿌리치고 도민 입장에서 도민의 길을 걸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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