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대담> '감귤 구조혁신안' 주도 양치석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

제주도가 지난 5월4일 감귤구조혁신 방침을 발표한 이후 8월3일 감귤혁신 5개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8·3 감귤혁신안’은 재배면적 과학적 관리, 감귤적정생산 실행방안 진단, 품질고급화를 위한 생산구조조정, 농·감협 중심의 유통혁신, 가공용 감귤 수매가격 지원제도 개선 등이 주요 골자다. 이번 ‘8·3 감귤혁신안’에 대해서는 농민단체들이 대체로 환영하고 있지만, 감귤 주산지 서귀포 농가에선 구체적 실행방안이 없어 아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농가의 궁금증을 덜어주기 위해 ‘8·3 감귤혁신안’ 수립을 주도한 양치석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을 지난 11일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서 만났다. <편집자 주>

 △ 이번 ‘8·3 감귤혁신안’에 대해서는 농가들의 반응이 대체로 좋은 편이다. ‘8·3 감귤혁신안’이 나온 배경은 무엇인가.

양치석 국장= 지난 5월14일 발표한 감귤구조 혁신방침에 대해서는 일부 급진적 내용을 담은 탓에 농가와 농민단체 등의 반발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이를 토대로 감귤주산지 마을을 중심으로 총 80여회에 걸쳐 ‘찾아가는 농가설명회’를 열어 300여건 건의사항을 수렴했다. 농민회· 감귤위원회 등 농업인단체와도 ‘끝장토론’을 벌여 생산자의 눈높이에 맞춘 농업정책을 만들려 나름대로 노력했다. 무엇보다 협치와 소통의 취지에 따라 ‘동심동덕’(同心同德)의 자세로 행정과 생산자가 처음으로 하나 되어 농업정책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 지난 ‘80일간의 농심 일주’에서 얻은 것이 있다면.

양 국장= 농가의 다양하고 작은 목소리까지 담아내려 노력했다. 우선 방풍수 문제의 심각성을 현장에서 처음 깨달았다. 고품질 감귤생산을 위해 오는 8월부터 방품림 정비사업단을 구성해 농가의 신청을 받아 수요를 파악한 뒤 내년부터 방풍수 일제 정비에 나서겠다. 또한 고령화· 영세 농가에 농기계 지원을 통한 영농의 과학화, 체계화를 이뤄내고 또한 수확철에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감귤수확단도 운영하겠다. 농가의 피부에 와 닿는 기술보급을 위해 전체 농협에 전문지도사를 배치하고 베스트 농가를 선발해 수준 높은 영농기술을 전수하도록 뒷받침하겠다.

 △ ‘8·3 감귤혁신안’의 ‘감귤 최저가격 보장제도’ 도입방안에 대해 농민단체에서는 대체로 환영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세부절차가 남아 있는가.

양 국장= 감귤 적정생산량과 실행방안 마련을 위해 현재 연구용역을 시행 중이다. 상품에 한해 최저가격 보장제 도입을 위해 5년간의 소득 통계를 토대로 평균소득을 파악할 예정이다. 그리고, 자조금조성 방안에 대한 의견, 감귤생산단가등에 대한전문가와 농가들의 의견을 더 수렴하여 의견을 모아낼 것이다.  이르면 올해 산부터 소득신고 산정절차를 밟는다면 농가에서 자연스레 고품질 감귤생산을 위한 계통출하에 협조하리라 기대해 본다.

△ 가공용 감귤 수매가격 제도개선에 대해서도 농가들의 관심이 많다. 올해 가공용 감귤 수확량과 수매가격은 언제쯤 결정되나.

양 국장= 앞으로 농가들의 선택에 따라 5년 이내에 단계적으로 가공용 감귤 수매를 없애고, 수매보전금 예산을 상품계통 출하 장려금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올해산 가공용 감귤 수매대책은 극조생 감귤을 출하되는 10월초 이전에 출하연합회산하 공장위원회에서 결정될 것이다.

△ ‘8·3 감귤혁신안’의 총론은 수립됐지만, 생산과 유통·가공, 최저가격 보장, 가공용 감귤 수매 등에 대해 구체적 추진계획은 없다. 도정이 바뀌어도 지속가능한 감귤정책이 수립되길 기대한다.

양 국장= 이번 혁신안은 큰 틀의 기본원칙만 제시하면서 앞으로 손쉬운 사안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 최저가격 보장제, 농·감협 계통출하 개선방안 등 복잡하고 어려운 사안은 마지막 단계에서 접근할 예정이다.특히, 농감협 계통출하에 대한 논쟁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농민회등 농민단체와 농감협등 더 세밀히 토론해 세부안을 마련해보겠다.
 무엇보다 내 자신부터 ‘양치기 소년’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해 본다. 앞으로 감귤재배면적 조사과정 등에 최첨단 공중촬영을 도입한다면 밀식과원, 신규과원 현황까지 파악할 수 있어 정확한 통계를 토대로 과학적 관리가 가능하다. 이번 혁신안의 후속대책과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해 도, 행정시, 농·감협으로 구성된 TF팀 회의가 어제(10일) 첫 회의를 가졌다. 앞으로 행정시 등은 부재지주 실태조사 등을 토대로 행정정책이 연속성을 지니도록 추진하는 등 역할분담을 통해 세부계획을 마련해 나가겠다.
 
△ 끝으로 감귤 주산지 서귀포 농가들에게 당부사항이 있다면.

양 국장= 감귤산업은 제주도 1차 산업의 모회사에 해당된다. 모회사인 감귤산업이 무너지면 제주경제 전반이 무너지게 된다. FTA 개방화시대를 맞아 선제적 대응이 갖춰지지 않으면 지난 1980년대처럼 제2의 ‘바나나 파동’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제주에 감귤산업이 도입된 이후 지난 50년 동안 감귤산업에 성공보다 실패가 많았던 것은 농심과 함께 농업정책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라 본다. 지난 농정정책에 대해 내 자신부터 반성하면서, 이를 토대로 농민과 같은 목표를 추구하고자 ‘8·3 감귤혁신안’을 만들었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정책이 추진되도록 농가나 언론에서도 수시로 농정당국에 다양한 의견이나 건의사항 등을 기탄없이 제시해 주길 바란다.  <대담= 이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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