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오길창 (관광학박사/글로벌관광연구소장)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휩쓸고 지나가면서 관광산업은 쓰러지고 국내경기는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급기야는 남북긴장상태가 고조되면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관광산업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관광으로 먹고 사는 제주도는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도지사가 앞장서서 관광홍보에 나서지만 시일을 요하게 된다. 사건 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일어나게 마련인데 이에 대처하는 능력은 사전교육에 의해 크게 달라진다. 그만큼 준비된 역량이 필요하다.

오늘날 교육은 과거처럼 학교에서 한번 배워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평생교육이 요구된다.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나가기 위해서는 사회교육과 평생교육이 그만큼 중요해 지고 있다. 요즘 지방자치단체와 대학이 연계해서 주민들에게 평생교육을 시키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자치단체가 금전적인 지원을 하고 대학이 교육을 담당하는 시민대학인 셈이다. 자치단체의 특성에 맞게 강좌를 개설해 주민들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

그러나 서귀포시에는 대학이 없다. 젊은이들의 정규과정은 고사하고 평생교육을 하려고 해도 장소가 없어져 버렸다. 장소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학이 없어지면서 미래마저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지역인재는 유출되고 돈벌이에만 급급한 시민이 되어가고 있다. 평생교육은 남의 일처럼 되고 말았다. 대학이라는 공간을 통해 뿌려지는 유무형의 온갖 자산을 잃어버린 것이다. 호텔이나 골프장, 유원지 건설보다 더 중요한 것이 대학교육이다. 서귀포시의 미래를 위해서도 대학교육은 반드시 활성화되어야 한다.

대학은 지역인재를 키울 뿐만 아니라 외부인재를 불러들일 수도 있다. 규모는 작아도 좋다. 지역특색에 맞는 강좌를 개설해 서귀포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질 높은 평생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상설교육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다른 산업은 시대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 있지만 교육산업은 영구불변이다. 서귀포시의 미래를 그리는데 대학이 빠져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대학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의식이 함양되고 지역발전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면 누가 나서야 하겠는가. 서귀포 시민들이 모두 나서야 한다. 시민들이 힘을 모아 움직여 나가야 한다. 다행인 것은 행정을 책임지고 경제를 움직일 수 있는 지역역량이 성숙됐다는 것이다. 누가 나서서 뜻을 모으고 구슬을 꿰어나갈 준비만 해나가면 된다. 선거에서 대학설립 공약을 1순위로 책정하는 인재를 뽑아주고 행정을 움직이며 출향인사들까지 힘을 모아야 한다. 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 각종 사회단체가 앞장서야 한다.

서귀포시의 미래설계를 위해 큰 그림을 그릴 때 대학은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 컨벤션센터보다 훨씬 더 파급력이 크고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것이다. 서귀포시의 미래를 위해서는 감귤보다 더 중요한 것이 대학교육이 될 것이다. 서귀포시 대학에서 인재가 배출되고 평생교육이 이뤄진다면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다.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하루빨리 대학을 만들어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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