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제주항 여객터미널 앞 추모 촛불집회…희생자 넋 기리며 진실규명 등 촉구

▲ 28일 오후 7시 제주항 여객터미널 앞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추모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희생자의 넋을 기리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28일로 세월호 참사 발생 500일을 맞았다.

세월호는 지난해 4월 15일 오후 9시 수학여행길에 나섰던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 등 승객 476명을 태우고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을 떠나 제주로 향했다.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는 전남 진도군 조도면 맹골수도 해상을 지나던 16일 오전 8시 50분께 침몰했다. 이 사고로 295명이 사망하고, 172명에 생명을 구했다.

아직도 9명은 세월호와 함께 물속에 가라앉아 있다.

참사 500일을 맞아 제주도민들은 28일 오후 7시 제주항 여객터미널 앞에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추모 촛불을 들었다.

참사가 없었다면 제주항 여객터미널은 단원고 학생 등이 도착했을 장소다. 지난 4월 16일 1주기 행사도 제주항 여객터미널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우리 모두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다짐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날 사회를 맡은 여성학자 오한숙희씨는 "이곳 제주항 여객터미널은 단원고 학생 등 세월호 탑승객들의 목적지였다"면서 "이들의 목적지였던 곳에서 추모제가 열림에 따라 희생자들이 분명히 우리와 같이 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 28일 오후 7시 제주항 여객터미널 앞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추모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희생자의 넋을 기리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배기철 세월호 제주대책위 공동대표(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참사가 없었다면 단원고 학생들은 제주에서 수학여행을, 그리고 어른들도 여행에 나섰을 것"이라며 "아작도 차가운 물속에는 9명이 갇혀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배 대표는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그만 잊으라고 하며, 일상의 삶으로 돌아가라고 한다"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예산과 인원도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있고, 정보마저 차단하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배 대표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민을 구속시켰다"고 상기시켰다.

배 대표는 "세월호 참사는 잊을 수 없고, 멈출수도 없다"며 "진실을 인양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때까지 우리의 촛불과 행동은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내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2주기가 오기 전에 여러분과 함께 기억과 통곡의 벽을 세우고 싶다"면서 "준비가 되면 이 자리에 계신 분들 모두 함께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되고 진실이 밝혀져 책임자가 처벌돼 우리 사회의 안전이 좀 더 성숙되는 그날까지 촛불을 놓지 않고, 진실을 향해 모두 함께 뚜벅뚜벅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추모 촛불집회는 무용가 홍미나씨의 '추모의 몸짓' , 첼리스트 문지윤씨의 추모 공연, 시민발언, 제주어가수 '뚜럼'과 대안학교인 보물섬학교 학생들의 추모공연, 시민합창 등으로 진행됐다.

▲ 28일 오후 7시 제주항 여객터미널 앞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500일 촛불집회 추모공연 모습.
▲ 28일 오후 7시 제주항 여객터미널 앞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500일 추모 촛불집회 참가자가 '진실을 인양하라'는 구호가 쓰여진 대형리본을 달고 있다.
▲ 28일 오후 7시 제주항 여객터미널 앞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추모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희생자의 넋을 기리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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