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서귀포신문 초대석- 오경수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서귀포신문은 오경수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로부터 급변하는 시대흐름에서 서귀포시가 나아갈 길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가졌다. 서귀포시 출신의 오경수 교수는 국내 정보통신 지식사업 분야의 권위자답게 6차 산업 활성화방안, 비즈니스 섬 조성방안 등에 대해 전문가다운 조언을 들려줬다. 또한 지역 청년들에게는 뚜렷한 목표를 세운 뒤 한걸음씩 꾸준히 앞을 향해 나아갈 것을 당부했다.  <편집자 주>

 # 이주민·정착민 간 문화충돌 없어야

 △이현모 국장= 최근 서귀포시로 매월 평균 500명 정도의 귀농귀촌 인구가 유입되고 있습니다. 인구증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서귀포시에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주민들의 원만한 정착을 위해 어떤 방안이 필요한지요.

 ▲오경수 교수= 먼저 이주민과 정착주민들 간 문화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소통의 기회를 자주 가져야 합니다. 주택문제, 정착 후 일자리, 지역주민과의 갈등 등 부정적인 면을 해소하는데 민관이 함께 슬기롭게 지혜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이주민들에 대해 시민들의 포용력을 발휘해준다면 이주민들은 저마다 지닌 재능을 지역사회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부하고 싶은 마음의 생겨날 것이라 봅니다.

사실 과거 로마가 천년을 이어간 것도, 오늘날의 미국이 세계강국이 된 것도 모두 다민족을 포용(인종의 용광로, melting pot)한 관용과 개방적인 문화가 자리잡은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 6차산업 활성화, 스토리텔링 중요

 △이 국장=1차 산업에 제조와 유통마케팅을 부가한 6차 산업은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궁극적으로 제주가 지향할 목표입니다. 상대적으로 제조업이 취약하고 유통마케팅 경쟁력이 열세이기 때문입니다. 제주지역 6차 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 나름대로 갖고 있는 견해는.

 ▲ 오 교수= 최근 제주지역 6차 산업 분야에서 하나 둘씩 성공사례가 생겨난다는 것은 다행스런 일입니다. 청귤음료인 ‘미오제주’와 ㈜시트러스 감귤주명품화 ‘혼디주’ 생산 등이 바로 그것이죠. 지속적으로 상품의 스토리텔링과 연계해 유통마케팅을 전개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상품기획과 더불어 생산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의 사고와 아이디어를 개발해야 합니다.

 6차 산업인 경우 상품 선정시 가장 제주도적인 것이 들어가야 차별성과 고유성을 내세워 연간 1500만 관광객들을 겨냥해 선물용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아울러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생산에서 판매까지 이뤄지는 공동망 시스템의 구축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  청정자연 살린 ‘비즈니스 섬’으로

 △이 국장= 제주는 동아시아 문명권과 대한민국을 연결하는 문화적, 전략적, 상업적 요충지입니다. 여기에 천혜의 자연환경까지 갖추고 있어 제주의 가치는 무궁무진합니다. 이러한 제주도를 비즈니스 섬으로 만드는 방안은 무엇인지요.

 ▲ 오 교수= 청정자연의 장점을 살린 관광위주의 개발과, 제주가 갖고 있는 차별화된 가치를 극대화하는 변혁을 가져와야 합니다. 먼저 관광, 문화 부문은 질적 가치를 높이고 콘텐츠를 발굴해 스토리가 있는 제주 만들기에 주력해야 합니다. 즉. 제주도정이 추진하고 있는 제주 문화와 관광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스마트관광 섬’이 되도록 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개별· 체류형 관광이 활성화될 전망이므로 스마트폰이 가져다 줄 혁명에 대한 준비를 한다면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 패키지가 될 것입니다.

 또한 전기차 보급과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 제주의 강점을 살린 신성장 창조산업이 뿌리내리도록 해야 합니다. 올해 설립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하거나, 첨단과학기술단지에 입주한 ICT기업들과 연계해 ICT 창조융합사업 테스트 배드화, 즉 통신, 사물인터넷(IoT), 데이터센타와 시설관제센터 등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청정자연+MICE+ICT+의료의 융합산업도 제주에는 기회가 됩니다. 특히 건강증진과 예방 활동을 통해 최적의 건강상태와 높은 수준의 삶의 질을 추구하는데 필요한 제품, 시스템, 서비스 등을 생산, 유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힐링, 웰니스, 원격 진료산업 등은 고령화 사회에 각광받는 산업입니다. 현재 구축중인 헬스케어타운과 연계한 미래비전을 설계해야 합니다.

 제주도에는 제조업이 열악하지만 향후 3D프린팅 기술이 발달되면 적용할 분야도 늘어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주에 공항, 항만 등 대규모 건설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관련 자재 수급 차원에서 소재 부품을 컴퓨터로 제작할 수 있는 제조업 분야의 인프라 구축에 선도적으로 나설 필요도 있습니다.
 
 # 국제자유도시, 인프라 확충 우선돼야

 △이 국장=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는 제주도는 최근 공항과 항만시설 확충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제자유도시 제주도가 나갈 길은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 오 교수= 크루즈 항구를 비롯한 제주의 인프라 시설 확충이 향후 이뤄진다고 전제한다면, 관광객뿐 아니라 비즈니스를 위해 찾는 복합에어시티 개념의 융·복합 도시가 될 것입니다. 당초 목표인 국제적인 관광·휴양도시, 첨단지식산업도시, 환경생태도시로 탈바꿈되는 것은 물론, 역외금융센터 같은 아이디어도 실현될 것입니다.

 또한 한번 둘러보고 끝나는 일회성 관광이 아닌, 오래 머무르며 체험하고 먹고 즐기는 관광과 휴양, 레저, 교육 등이 이뤄져 감동과 만족을 주는 관광으로 발전될 것입니다.

 올레길이 만들어지고 제주 곳곳에 스토리가 부여되면서 제주 관광에 대한 시각이 점차 변하고 있습니다. 많은 연극인, 미술인, 가수 등 문화예술인, 유명 인사들이 제주로 오면서 제주에 대한 인식과 인지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도 적극 활용한다면 수많은 유명인들이 찾는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해갈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제주의 고유와 청정을 바탕으로 한 국제적인 관광산업과 ·물류산업, 첨단 연구단지 산업 등을 육성하는 국제자유도시의 근본취지에는 미흡합니다. 거창한 계획과 비전보다는 실천이 중요한 시점이라 생각됩니다.

 탄소 없는 섬, 영어교육도시, 신화역사공원 등의 프로젝트가 잘 정착되도록 민관이 소통과 협업에 나선다면, 하늘의 비행기와 바다의 크루즈 등을 통해 제주를 방문하는 고객들은 크게 만족하게 될 것입니다.

 # 서귀포 젊은이들, 변화를 피하지 말아야

 △이 국장= 서귀포시 출신의 오 교수님은 대기업 말단직원에서 CEO까지 역임했습니다. 블루오션이라 할 지식정보산업 분야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면서 서귀포시 젊은이들에게 커다란 자부심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시대흐름에서 지역 출신 젊은이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 오 교수= 미국 애리조나 사막에 사는 인디안(호피 부족)에게는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죠.

 하고 싶은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목표를 세워 ‘1만 시간의 법칙(하루에 3시간 씩 10년)’처럼 농업적 근면성을 갖고 꾸준히 한다면 반드시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시대에는 연결과 공유를 통한 가치가 시너지효과를 가져다줍니다. 변화를 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생활의 혁신이 나타날 것임을 확신합니다.

 ‘어느 먹구름에서 비가 내릴지 모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불확실성 시대에는 요령과 꼼수보다는 격물치지(格物致知)처럼 현장을 중시하다보면 아름다운 인생을 이룰 수 있으리라 봅니다. 

<대담=이현모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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