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리이웃들]양진건 서귀포칠십리축제 조직위원장

성황리에 치러진 21회 서귀포칠십리축제는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축제 조직위원회를 꾸려 진행한 첫 번째 축제였다.

이번 축제의 조직위원장을 맡은 양진건 교수(제주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과)는 “많은 지역 주민들의 도움으로 축제를 마칠 수 있었다”고 서귀포시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양진건 위원장은 많은 축제들이 단순 이벤트와 먹거리 장터들로 채워지고 마는 점을 우려하며 “각 지역마다의 역사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축제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서는 “고장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과정과 그에 따른 충실한 기획이 필요하며, 노하우를 축적해나가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제에는 잘 설계된 스토리텔링이 담겨져 있어야 한다며 각 읍면동에서 참여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마을 단위 컨설팅 역시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많은 축제들이 난립하는 이 때, 서귀포를 대표하는 서귀포칠십리축제가 다른 축제들과 확연히 다른 고유성을 갖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귀포 시민들에게 ‘칠십리’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었다.

그래서 조직위원회는 서귀포시민들을 대상으로 ‘칠십리’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이번 축제의 슬로건 ‘칠십리가 뭐꽈?’는 그렇게 탄생했다. ‘칠십리가 뭐꽈?’는 다음 축제를 열 때까지 서귀포 시민들이 품어야 할 질문이다.

양진건 위원장은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서는 외부관광객 이전에 서귀포 시민들, 그 중에서도 여성들이 편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부대행사로 진행한 요가체험이 지역 여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여성을 위한 보다 많은 기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진건 위원장은 “제주시 구도심처럼 서귀포 구도심에서도 공동화현상이 일어날 조짐이 보여, 서귀포칠십리축제가 서귀포 구도심 활성화에 기여하는 방안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먹거리부스를 최소화하고 기존 음식점들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유도하며, 상가들에는 가격 할인을 제안하기도 했다.

서귀포시는 이번 축제에 대한 평가용역을 거쳐 차후 축제 진행 방향을 결정한다고 한다. 내년에도 이번처럼 축제조직위원회를 구성해서 진행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시 관계자에게 확인해보니 서귀포시 실무자들은 이번 조직위원회 구성 및 활동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귀포 남원 출신인 양진건 위원장은 “서귀포에 대한 빚을 조금이라도 갚는 마음”이었다며 조직위원장을 맡아 이번 축제를 진행한 소회를 밝혔다. 양진건 위원장은  《귀한 매혹》 등 세 권의 시집을 쓴 시인이기도 하다. 내년에는 네 번째 시집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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