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리이웃들] 칠순기념 전시회 연 수집가 강석금씨

제주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운 규모의 개인 수집품 전시회가 열렸다.

수집광 강석금씨(70호근동)가  13일부터 15일까지 호근동마을회관에서 칠순 기념 전시회를 열었다.

그러나 강석금 씨 수집품 전시회가 1회로 그칠 것 같지는 않다. 이번 전시회를 시작으로 최소 10년마다 한번은 강석금 수집품 전시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수집의 시작은 우표였다. 우표 수집이 어느 정도 선에 이르자 화폐로 이어졌다. 그 이후에는 복권, 입장권, 관람권, 지폐, 주화, 전화카드, 성냥갑, 껌 포장지, 수입인지, 수입증지, 건국채권 등에 이르기까지 손을 안 덴 것이 드물다.

강석금 씨를 만나 첫 질문으로 그동안 수집품을 모으면서 가장 큰 난관이 무엇이었는지 물었다. 그러자 강석금 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결혼 42년 차인데도 아내의 타박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옆에 있던 아내도 같이 웃는다.

농사하고 남는 시간에 쓸모없는 것만 모으는 줄만 알았던 남편을 찾아서 기자들이 방문하는 모양새가 영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흐뭇한 눈치다.

이어 가장 궁금했던 점을 물었다. "꼭 수집해보고 싶었는데 못해본 것이 있는지요? 예를 들면 희귀하다고 소문난 1998년도 500원짜리 동전이라거나…."

강석금 씨는 여태 정리하지 못한 수집품들이 전시 작품의 두 배가 넘는다며 남은 생은 그것들을 정리하는 데 써도 부족하다고 답했다.

수집의 동기와 그 목록을 물어보려는 찰나 별도로 꼼꼼하게 정리된 수집 동기 노트와 수집품 안내서를 펼쳐 보여주었다.

우선, 수집품의 양이 놀랍다. B4 사이즈의 종이에 정리 작업을 한 것들이 과일을 담는 컨테이너로 열 개가 넘는데, 별도의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다.

강석금 씨는 마치 본인의 어마어마한 수집품에 스스로도 질렸다는 듯이 이제는 그만 모으려 한다고 몇 번씩 되풀이해서 말했다.

"그래도 가끔 뭔가가 눈에 띄면 움찔하실 것 같은데요?"라고 묻자, "아무래도 움찔하지"라고 답하는 제주 최고의 본능적 수집가 강석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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