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리이웃]김성용 전농제주도연맹 의장

한중 FTA가 결국 지난 12월 1일 국회에서 비준되었다. 농민들의 권익을 위하여 목소리를 내는 여러 농민 단체들이 한중 FTA에 반대해 왔다. 그중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반대 목소리를 가장 크게 내며 지난 달 14일 있었던 민중총궐기의 전면에 나섰다.

지난 민중총궐기 대회에 제주 지역 150여명 가량의 농민들도 참가했다. 일손 바쁜 감귤 수확시기에 제주 농민들은 왜 서울까지 올라가야 했을까.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지부 김성용 의장을 만났다.

김성용씨는 농사와 농민운동을 동시에 시작하게 되었다. IMF가 터지면서 보증 선 게 잘못 되며 농사 쪽으로 길을 잡았는데 그 무렵을 전후해서 지인이 농민을 위한 운동을 같이 하지 않겠냐고 해서 자연스럽게 몸담게 되었다.

그는 농민회에 들어가서 농민회의 교육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회고했다. 농민회에 들어간 뒤 농사와 농업 정책을 공부하는 재미에 빠졌다. 그는 농민회 사람들과 함께 농업 기술과 정책 가릴 것 없이 열심히 공부했다. 그러면서 농업 실태에 대해서 눈을 뜨기 시작했다. “농사짓는 법을 공무원이 알겠나? 언론이 알겠나? 농사는 농민이 가장 잘 아는 거지”라고 말하는 그는 농민회 활동을 하며 농민들끼리 힘을 모아야 농민이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농민회에 대해서 농민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섭섭한 일일 터. 다행스럽게도 농민회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커가고 있다. 신규 가입도 많다고 한다. 김성용 의장은 “여러 단체 중에 농민의 입장을 알리는 일을 가장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농민회에 관심을 가지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농민들의 손으로 농민이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작게는 단위 농협을 바꾸는 일부터 시작할 수 있다. 농협 대의원에 농민회 한 명만 있어도 농협에 대한 감시를 철두철미하게 하고, 농협이 농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작지만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농협에 대한 문제제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농협이 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근본적으로는 농협중앙회장 직선제가 필요하다. 우리 농민회에서는 계속해서 직선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위 농협조합장으로 농민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을 뽑으면 된다. 그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바꿔나갈 수 있다. 이제는 관행을 따라가는 사람을 조합장으로 뽑아줘선 안된다. 최근에 어떤 농협 조합장이 신공항이 건설된다고 ‘대박’이라고 말해 빈축을 사지 않았나? 농협조합장이 농토보다 지역개발에 눈이 돌아가는 게 말이 되나? 그게 농협의 현주소다. 농민에 대한 기본 예의조차 없다. 단위 농협 조합장을 잘 뽑아야 농민이 조금이나마 웃을 수 있는 세상이 된다.”
12월 5일 민중총궐기에도 참가하는지 물었다. 그는 단호했다.
“당연하다. 정부는 이 나라에 마치 농민들이 없는 것처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그럴수록 농민들이 단합해야 한다. 농민을 대신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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