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리이웃들]나종창 서귀북초등학교 교장

▲ 나종창 교장이 한지를 이용해 직접 함을 설명하고 있다.

40여 년간 교육에 몸 담았던 교사가 은퇴를 앞두고 의미있는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서귀북초등학교 나종창 교장이 주인공이다.

나 교장은 7년 전 한지의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멋에 빠져 한지 공예에 들어섰다. 은퇴를 앞두고 그동안 한지를 이용해 제작한 작품 전시회를 마련했다. 전시회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서귀포시교육발전기금으로 기부할 예정이다.

18일부터 20일까지 서귀포학생문화원에서 한지 공예 작품 전시회가 열린다. 25일부터 27일까지는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전시회가 이어진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나 교장 작품으로 12각 대상 등 상류 4점, 초롱꽃등 등 등류 16점, 가구 6점, 항아리, 소품 등 모두 64점이다. 나 교장이 직접 디자인한 도안과 설계도도 함께 전시된다.

“어릴 때 꿈이 건축설계였습니다. 과학을 좋아해서인지 한지 공예를 하면서 설계하고 다지인하는 것이 너무 좋았고 적성에 맞았습니다.. 처음에 등갓을 만들었는데 한지를 통해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빛이 너무 아름다워 등갓을 또 만들습니다. 이후 다른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 나종창 교장이 직접 만든 도안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나 교장은 우연하게 한지 공예를 시작하게 된다. 이사를 하고서 식탁에 놓인 허름한 전등을 보고 한지로 갓을 만들면 어떻까하는 생각에 처음 등갓을 만들었다. 한지 공예를 따로 배운 적도 없었다. 이후 한지의 매력에 빠진 나 교장은 설계도부터 도안까지 직접 구상하고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일부 도안은 인터넷 등에 올라와 있는 것을 변형하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한 한지 공예는 이제 나 교장의 생활이 됐다. 학교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지 공예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달 말 교직에서 정년퇴임하는 나 교장은 한지 공방 운영을 꿈꾸고 있다. 물론 무료다.

“은퇴 후에는 공방을 운영하려고 합니다. 수익을 얻겠다는 것이 아니라 제가 갖고 있는 재능이라면 재능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려 합니다. 제가 갖고 있는 재능이 10만원의 가치가 있다면 그것을 다른 10명과 함께하면 그 가치는 10배 더 커지는 것입니다.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작방법을 알려줄 예정입니다”

서귀포시 상효동 출신인 나 교장은 1974년 5월 한림읍 귀덕초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10개월을 보낸 뒤 은퇴를 앞둔 지금까지 교사 생활은 서귀포시 관내를 떠나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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