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심은 ‘위성곤‧강창일‧오영훈’에게 있었다

16년째 더불어민주당(과거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 민주통합당 등) 국회의원시대가 지속되는 정치지형이 형성되었다. 전무후무한 일이다. 도민의 표심이 새누리당의 ‘오만과 독선, 불통’을 심판한 결과로 서귀포시 선거구는 물론 제주시 갑과 제주시 을 선거구까지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을 낳게 했다.

승리가 비관적이던 제주시 을 오영훈 당선인의 경우에 산남(남원읍)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역전 드라마에 성공함으로써 현명한 유권자들의 선택, 표심의 위력을 보여준 4‧13 총선으로 기록되게 됐다.

서귀포시 위성곤 당선인은 박빙이라는 예측과 달리 ‘한참 여유 있는’ 승리를 일궜다. 타 선거구와 달리 1:1 선거구도 속에서 초접전 양상이라는 그동안의 각종 여론조사와 지역 여론을 비웃듯이 7% 넘는 차이를 벌이며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당선인의 승리로 끝났다.

위성곤 당선인이 4만2719표(득표율 53.52%)를 차지한 반면 새누리당 강지용 후보는 3만7097표(46.47%)에 그쳤다. 격차는 5622표(7.05%p)에 이르렀다. 크게 이긴 사전 투표 표심이 바로 ‘위성곤’임을 말해주는 바로미터였다고 할 수 있다. 읍‧면에서 다소 밀렸으나 텃밭 동홍동을 비롯한 동지역의 표심, 이주민들의 표심 역시 ‘위성곤’이었음을 여실히 느끼게 해준 한 판이었다.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486세대의 리더로서 뚜렷한 활약을 보인 평소의 이미지가 표심을 얻는데 한 몫을 하고 그로 인해 성공한 케이스로 볼 수 있다. 3선 도의원으로서 관록도 그렇지만 의정활동과 지역을 위한 봉사활동, 시민들을 대하는 자세, 항상 보다 약한 이들 편에 서는 마인드 등 이번 선거의 승리 요인은 위성곤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위성곤 당선인은 "승리는 제 개인의 것이 아니라 위대한 시민 모두의 것"이라며 서귀포시민들에게 그 영광을 돌리고 있다. 그답게 겸손한 자세이다.

경선 과정 역시 어렵다는 말을 들었어도 버거운 상대 문대림 전 도의회 의장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것은 ‘위풍당당’한 위성곤만의 인물 됨됨이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선 상대였던 문대림 전 도의회 의장의 지지 합류와 김종인 중앙당 대표의 서귀포시 선거구 지원 유세 역시 일정부분 당선에 기여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새누리당 강지용 후보의 경우에 전문가적 식견을 갖추고 정당인으로서의 정치 경력 등 나무랄 데 없는 자질을 갖춘 후보였으나 새누리당의 오만과 독단의 정치 이미지와 함께 침몰되고 만 케이스이다. 특히 선거운동기간 막판에 불거진 ‘재산공개 거짓’ 의혹과 도 선관위에 의한 검찰고발 사례는 두고두고 회자될 사안이라 할 것이다.

제주시 갑 선거구는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후보가 47.98%(4만9958표), 새누리당 양치석 후보 36.73%(3만8252표), 국민의당 장성철 후보는 15.27%(1만5909)를 차지했다. 개표이전 방송3사 출구조사 공표 예측에서부터 강창일 후보의 승리가 점쳐졌으나 그 이전부터 대세는 이미 기울어져 있었다.

3선 관록의 강창일 당선인을 넘어설만한 후보를 애초에 내지 못한 새누리당의 잘못 때문에 빚어진 참패이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승리를 낙관했으나 허언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 꼴불견 행태들이 너무 많이 드러난 선거전이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꿋굿하게 승리를 일군, 전무후무한 ‘내리 4선’의 관록을 갖춘 정치인으로서 강창일 당선인의 향후 행보에 잔뜩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부동산 취득과 불성실한 재산 공개 등 논란과 의혹에 휩싸인 새누리당 양치석 후보에 대한 지지 철회 움직임은 일찍이 포착되고 있었다. 과거 제주 행정을 주물렀던 막강한 파워, 수십년 가동된 조직력이 동원되어 돌아선 표심을 되돌리려 안간힘을 썼으나 역부족이었다.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한다'는 격언을 증명해 준 사례이다. 구태의 패거리 정치 문화가 재연되어서는 안 된다는 유권자들의 현명한 심판이었다.

오히려 국민의당 장성철 후보의 득표력이 놀라운 사실로 기록되었다. 아무리 전국적으로 국민의당 녹색바람이 불었다 해도 제주에서는 그렇게 먹혀들만한 상황은 만들어내지 못했는데, 1만5909표(15.27%) 득표는 장성철 후보의 능력을 잘 말해준 표심이라 평가될만 하다.

향후 충분히 정치적인 자립이 가능한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반면, 새누리당의 경우 인물난이 겹치면서 제대로 된 후보를 내지 못했다는 뼈아픈 비판을 새겨들어야 할 선거로 제주선거사에 남게 됐다.

어느 선거구보다 드라마틱한 개표 결과를 연출한 제주시 을 선거구에서 일어난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당선인의 대역전극은 제주지역 표심이 얼마나 변화를 요구하는지 잘 드러낸 일대 사건이라 평가할만하다.

4만4337표(45.19%)를 얻은 오영훈 후보는 4만1456표(42.26%) 득표력을 보인 새누리당 부상일 후보를 2881표(2.93%p) 차로 눌러 이겼다.

출구조사에 의한 예측결과가 나올 때만 해도 오차범위 이내이긴 하지만 오영훈 당선인의 입에서 “아∼”하는 실망의 탄식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선거초반 선두를 달리기도 했으나 구좌읍 개표에서 부상일 후보 몰표가 나오면서 전세가 역전, 표 차이를 넘어서지 못하는 초조한 시간이 밤 늦게까지 지속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패배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오영훈 당선인의 의지는 개표 막판, 역전 드라마를 일궈내는 ‘오영훈표 뚝심’을 느끼게 해주었다는 여론이다. 19대 총선 경선 패배에 굴하지 않고 오로지해온 오영훈 당선인의 절치부심이 빛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앞으로 그렇게 강한 의지력으로 지역을 대변하면서 국사를 논하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발휘될 그의 능력에 기대를 걸게 하는 이유이다.

위성곤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제주대 총학생회장 출신 오영훈 당선인은 서귀포시 남원읍에서 태어나 제주대학교 총학생회장 시절 4·3진상규명운동에 참여했고, 4·3특별법 제정에 일정 부분 역할을 맡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의원 보좌관을 거쳐 제8대, 9대 도의원을 지냈다. 현재 제주 4·3평화재단 이사, 제주미래비전연구원 원장 등 사회 공익 활동에도 발벗고나서는 정의파 인물이다.

오영훈 당선인에게 역전을 당하면서 고배를 마신 새누리당 부상일 후보는 18대 총선에 나섰다가 낙마한 이후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선거운동 기간중 아내의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공천이 취소되면서 출마를 접은 이력이 있다.

이번 4‧13 20대 총선에 나서 ‘당선 가능성’에 접근했다가 ‘오영훈’이라는 저력있는 정치인을 만나 안타까운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새누리당의 오만과 독선, 그리고 불통에 일정부분 책임이 있는 패배임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할 것이다.

특기할만한 기록은 국민의당 오수용 후보가 얻은 1만1467표(11.68%)의 의미이다. 오수용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정치 신인으로서 10%를 넘어 11.2% 득표력을 보인 것은 이변이고 파란이다.

그만큼 국민의당에 대한 선호와 함께 오수용 후보의 정치적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로서 향후 그의 정치적 행보가 어떠할 것인지 주목하게 하고 있다.

구좌읍 세화리 출신 오수용 후보는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이면서 국제변호사 타이틀을 갖고 있다. 대학시절 노동운동에 임했던 이력 역시 이채를 띤다.

이로써 서로 ‘3석 석권’, ‘2승1패’를 장담했던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자신감은 행운의 여신이 더불어민주당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막을 내렸다. 4‧13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3석 승리’라는 결과로 귀결지어졌고, 이는 정의로운 유권자들이 내린 심판으로 기록되게 되었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