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화가 강요배 화백의 전시가 5월 3일부터 6월 30일까지 이중섭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시간의 창'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기획전은 ‘2015년 제27회 이중섭미술상 수상작가’인 강요배의 초대전으로, 이중섭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마련했다. 이중섭미술상은 우리나라에서 작가정신이 치열한 작가에게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으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일군 작가들에게 수여한다는 상징성이 있다.

이중섭(외지인)과 강요배(제주인), 두 화가는 공간을 뛰어 넘어 제각기 다른 시간의 창을 열었다. 삶의 끝까지 창작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중섭의 예술혼과 강요배의 치열한 작가 정신의 교차지점에서 탁월한 두 예술가의 시대를 초월한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바람’의 화가답게 좋은 날씨와 적당한 바람이 부는 4일 오후 강요배 展의 오픈식이 개최됐다.

오픈식에서 강요배 화백은 그가 생각하는 작품에 대한 작업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한 주옥같은 말을 전했다.

“내가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던 그 시절은 서양에 대한 지식이 없을 때 서양화와 동양화로 구분 지어지던 시절이었다. 이 분류법은 나의 세대에서는 미해결의 임기응변적인 분류법이 아니었나 생각 한다. 너무 제한적인 분류법이다. 작품을 표현하면서 재료나 기법의 분류 속에서 한계가 되었다. 나의 예술 한 편을 그냥 ‘그림’이라 하고자 한다. 프랑스, 일본 등에 유학을 가야한 했던 그렇지 않으면 이 땅에서는 예술인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강박관념이 있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에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선생들은 악전고투 속에서 서양식 화법을 살리며 그 속에 삶을 녹여냈다.”며 이중섭 화백이 예술을 하던 시절과 그가 예술을 하던 시절을 회상했다.

 “한반도 아시아 제주가 중심이 되어 이곳에서 예술의 중심이 되자라는 생각을 한다.

동양화 육필법에서 느껴지는 ‘기운생동’ (氣韻生動)은 그림에서 기운이 생동하는 것이다. 이것은 서양미술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기법은 서양인들도 공부해야한다. 이러한 동양의 맛은 선 하나에도 나타난다.

그리고 물질(질감)에 대한 예민함이다. 그림에서도 여러 가지 질감의 가치를 세세하게 살려 맛을 표현한다. 박수근의 화강암 질감 표현, 이중섭 은지화 그리고 김환기의 백자를 대상으로 표현해 낸 그림은 물질의 재질을 민감하게 활용한 것이다. 이것 또한 서양화와 차별된다.

이제부터 다음세대는 동서문명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예술 형태를 창조해 나가는 형태가 올 것이다. 지금은 외국과의 경계가 없는 시절이다. 현세에 맞게 외국과 활기차게 교류하며 창작을 하기에도 충분하다. 이러한 것들이 예술의 중심이 되어 제주가 문화예술 도시로 나아가야한다.

제주에는 장구한 세월의 지표인 거목, 넓은 바다, 높은 산, 애틋한 삶의 역사가 있지 않은가. 제주는 예술가의 상상력을 높일 수 있는 땅이다.” 라며 이곳 제주에서 그림을 그리는 방향성과 정체성, 그리고 필요성을 부가시켰다.

이번 강요배 展에는 그가 제주로 정착해 그린 24점의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 할 수 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원리적 힘은 시간의 창을 넘나들고 있다. 강요배 마음의 창은 시간을 향해 무한대로 열려있다. 시간을 넘나드는 시각으로 5월의 봄날 강요배 화백의 작품을 감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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