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혁신도시 내 새로생긴 주택 단지에 카페 같은 외관의 미용실이 생겼다. 바로 주변에는 서귀포해양경비안전서와 더불어 새로운 관공서와 정부 유관기관들이 들어선 곳이다.

삼주아파트, 대림아파트 등 구도심의 상권과 불과 몇 분 거리에 위치한 곳이지만 아직 주변으로는 상가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곳이다. 이곳에 일찍이 자리 잡은 104바이제이 미용실은 카페 같은 외관을 갖고 있어, 멀리서 미용실을 찾으면 언뜻 눈에 보이지 않는다.

요즘 새로 생기는 가게들처럼 세련된 외관과 내부 시설로 깔끔한 미용실의 이미지를 더해준다.
이곳 주인장은 조재진, 여미영씨 부부로 6살 된 어여쁜 딸과 함께 한 가족이 제주로 이주해와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했다. 일찍부터 미용업계에 발을 들인 부부는 벌써 경력 18년차의 베테랑들이다.

이주하기 전, 서울에서 헤어디자이너로 근무를 했는데 이들 부부 주위에는 유난히 제주로 이주한 이들이 많았단다. 그들의 제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직접 보면서 눈코뜰새 없이 바쁜 대도시의 삶을 정리하고 제주에서 조금은 쉬어갈 수 있는 삶을 살고자 이주를 했다.

104바이제이는 100% 예약제로 이용하는 미용실이다. 요즘은 제주에도 예약제 미용실이 늘어나고 있어, 이런 시스템에 익숙해진 고객들이 많기는 하지만, 아직은 종종 지나가는 길에, 짬이 나서 머리를 하러 들르는 손님들이 계신다. 예약제라는 말에 조금은 불편함을 느끼거나 당황스러움을 표현하는 손님들도 계시지만, 예약제를 이용해 미용실을 찾게 되면 오히려 손님들이 더 편리함을 느끼게 된다.

아이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이곳 미용실은 일요일 휴무이며 예약제로 진행하긴 하지만, 예약제 시스템이 손님들에게도 하염없이 한 시간, 두 시간을 기다리지 않게 되어 오히려 편리함을 제공한다.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곳이기에 이곳은 가족단위, 그리고 남자 손님들이 유독 많다. 남자 고객들은 아무래도 남자 헤어디자이너에게 머리 손질을 맡기는 편이 많단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자가 헤어 디자이너다 보니 남자 고객들의 취향을 잘 파악한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9월에 문을 연 곳이지만 벌써 단골손님이 생겼단다.

새로 생긴 도시다보니, 주변 기관들에 업무 차 이주해온 이들뿐 아니라, 이제는 조금씩 입소문이 나서 제주민들도 동네에 있는 크지 않은 이곳 104바이제이를 물어서 찾아온다.

아무래도 젊은 두 부부의 계속해서 습득하는 새로운 미용 정보와 기술, 그리고 스타일이 각자 고객의 취향을 잘 이해하기 때문이 아닐까.

남녀노소 머리 스타일 하나의 변화로 기분도 바뀌고 나의 이미지도 바뀐다. 그렇기에 나의 스타일을 잘 알아주는 헤어디자이너를 만난다는 것 또한 기분 좋은 행운이다.

무엇보다 이곳에 믿음이 가는 것은 헤어디자이너의 한 마디였다.
어린 딸의 펌에 대해 문의를 하는 고객에게 장삿속이 아닌 아이를 둔 엄마의 마음으로 조언한다. 아직 성장이 다 되지 않은 아이들은 머리카락 또한 마찬가지다. 그런 아이들의 머리에 굳이 무리를 줄 필요는 없다고.

과하지 않은, 그러나 친절함이 있는. 이곳이 기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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