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미, 착한 며느리 잔치’ 이렇게 했습니다

행사가 성황리에 마쳐졌는데요. 그 취지가 무척 의미 있게 다가오더군요.
이경숙 :
네. 서귀포성당 나오미는 다문화가족 소공동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회원들이 애를 많이 쓰고 고생하셨죠. 스스로 결정한 사항을 실행한 일이어서 보람도 클 거라고 봅니다. 이번 행사 수익금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다문화가족 지원과 아직 고향을 방문하지 못한 나오미 회원들의 고향 방문 지원에 쓰여집니다. 다문화가족, 특히 결혼이주 여성들의 경우에 우리 공동체 안에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는 상황이거든요. 나이어린 자녀들도 주일학교에 등록해서 열심히 나오고요. 이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야 하는 환경이죠. 한국 사람이기 전에 이미 서귀포 시민으로서 자리잡아 생활하고 있기도 하고요.

결혼이주여성들, 이주노동자들 지원 근본 동기는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경숙 :
나오미 회원 가운데에는 제주에 와서 7년 넘도록 단 한번도 고향에 가보지 못한 회원들이 있어요. 아주 못사는 이주민의 경우에는 나라 보조로 고향을 다녀오는 경우도 있고 재산이 넉넉한 가정에서는 자비를 들여 다녀오기도 하죠. 하지만 그 어느 경우에도 해당되지 않은 탓에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이런 분들을 고향에 한번 보내드리자는 뜻을 모아 시작하게 된 것이 이번 행사라 할 수 있습니다.


마리사 : ‘우리 스스로 움직이자’는 뜻을 모았고요. 우리 회원들 스스로 의지를 담아 행사를 기획한 뒤에 현요한 신부님의 허락을 받고 시행에 옮기게 된 것입니다. 신부님의 격려와 도움이 컸답니다.
 

이경숙 : 저는 결혼이주 여성들 한 두 분을 고향에 보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러한 시도를 통해 이주 여성들의 자존감이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는 데에 더욱 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모습이 눈에 띄기도 하고요.(웃음) 하지만 아무리 스스로 뜻을 세우고 실행한다 하더라도 혼자 힘으로는 어려움이 많죠. 나오미 회원들이 도와주십사 손을 내밀지는 않았지만 평소에 함께 살아가는 주위 신자들의 도움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요. 자발적으로 모여들어 일손을 거들어 주시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이번 행사를 치르면서 느끼는 점이 참 많습니다. 평소에 다문화가정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서귀포시와 서귀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여러모로 협조해주시기도 했고요. 특히 서귀포 성당 신자들이 우리 다문화가족을 이방인으로 보지 않고 본당의 한 구성원으로 함께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힘도 많이 받았겠어요?
이경숙 : 자발적인 행사라는 데 큰 의미가 있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서귀포시에서는 다문화가정 대상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한번 시도해보시라는 격려도 아끼지 않더군요. 비록 이번 행사 시도는 미미한 것이지만 이러한 계기를 통해서 나오미의 자존감을 키우고 세상에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성과라 여깁니다. 농협에서는 다문화가정에 필요한 생활경제 교육을 주선해 주시겠다는 말씀을 건네주시기도 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막연했죠. 회원들을 고향에 보내드려야지 하는 마음으로 너무 겁 없이 시작하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에서요. 큰일을  저질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조바심 나기도 했죠.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마음으로 임했어요.(웃음) 우리끼리 머리를 맞대고 함께 하면서 아무런 마찰도 없이 착착 준비하고 이 행사를 펼치게 된 것이어서 보람이 무척 큽니다. 결혼이주민 여성들의 자존감을 높이면서 고향까지 보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니까 제3의 길도 열리는 것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답니다.

100만원 정도 수익을 남긴다면 두 분 정도 고향에 보낼 수 있지만 만약에 그보다 못한 수익에 그치더라도 “신부님, 도와주세요”라고 요청할지언정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죠. 그런 마음으로 임하노라니 여기저기서 도와주시겠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도와주고 아니고를 떠나서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로서는 감지덕지라 할 수 있어요.(웃음) 바자회까지 겸하면서 성당 교우들이 옷가지나 여러 가지 물품을 기증하며 도움을 주셨죠. 이것이 바로 공동체의 힘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마리사 : 정말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풍성하게, 아무런 문제없이 마무리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기쁘고요. 도와주신 분들, 함께 해주신 분들, 찾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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