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에 사람도 많고 차도 많은 번화가인 일호광장 근처에는 각양각색의 식당들이 즐비하다. 2차선의 좁은 도로와 골목골목 일방통행 길로 복잡한 이곳에 맛으로 주민들에게 인정받는 작은 식당이 있다.

일호광장 로터리에서 현대자동차 대리점 골목 사이로 조금 들어오면 빨간 간판의 작은 식당이 있다. 간판 이름만 봐선 무엇을 파는 곳일까 금방 짐작되지 않지만, 점심시간에도, 식사 때가 지난 시간에도 이 작은 가게에 손님이 드나든다. '제주부싯돌식당'

이곳은 법환동이 고향인 강영선 사장이 운영하는 곳으로, 그녀는 식당을 운영한지 30년이 된 베테랑이다. 그녀는 서귀포 신시가지 시청 근처에서 한질레라는 이름의 식당을 운영하다, 지금 일호광장 쪽으로 이전해온지 1년 반 즈음 됐다. 주인장의 손맛을 기억하는 이들은 일부러 혹은 우연히 이 식당을 다시 찾게 된다.

이곳의 인기 메뉴는 주메뉴인 오리주물럭과 보말칼국수이다. 두루치기, 김치찌개 등 식사를 위한 여러 메뉴들도 손님들의 입맛을 당기게 한다.

한질레 식당을 운영하던 때부터 맛을 인정받았던 오리주물럭은 오리 특유의 잡내를 없앤 주인장만의 양념 비법이 있단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한 마리로 주문하는 오리 요리는 점심 식사 때 간단히 한 끼, 혹은 1,2인이 식사하기에는 부담스러운데 이곳 주인장만의 아이디어인 오리두루치기는 한 끼로도 오리주물럭을 맛볼 수 있도록 만든 메뉴이다. 사소한 발상이 인기메뉴가 됐다고.

위미에서 해녀로 물질하고 있는 친구 덕에 싱싱한 보말을 공수하는 주인장이 만든 보말국은 진국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진하고 구수하면서 비리지 않은 보말국은 그 안에 들어간 미역과 알이 굵은 보말로 한 그릇의 보양식이나 진배없다. 이에, 주인장이 정성으로 고민해 만든 칼국수는 칼국수 전문 식당을 해도 장사가 문전성시를 이루지 않을까 싶을 만큼 면발이 전문적이다.

처음에는 기존 밀가루 면으로 칼국수를 끓였는데, 밀가루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서 면끼리 엉겨붙고 국물이 금방 졸아들어 어떻게 더 맛있는 면을 만들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고.

밀가루와 흑미, 검정깨, 들깨를 넣어 반죽한 쫄깃한 면발은 주인장만의 배분율로 칼국수를 포장해가는 손님이 있을 만큼 찰진면발로 손님 입맛을 사로잡았다. 당연히 주인장이 직접 재료를 배분하고 손으로 치대니, 어찌 쫄깃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오전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 문을 여는 이곳은 작은 아들이 엄마의 손맛을 이어가고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오롯이 맛으로 손님들에게 인정받고 일부러 찾아오는 이들의 발걸음이 대를 잇는 가게를 만들게 된 것이다.

어디 낯선 곳을 가게 되면, 택시를 타고 기사님께 그 지역의 맛집을 물어보라는 이야기가 있다. 택시기사님도 일부러 주차 공간을 찾아 차를 세워놓고 밥 한 끼 하러 올 정도이니 어찌 동네에서 진정 알아주는 맛집이 아닐 수 있을까? 이렇게 택시 기사님의 소개로 더러 다녀가는 관광객들이 있어 드문드문 홍보도 되고 있단다.

그 지역에서, 동네에서 그곳 사람들에게만 알려진 맛있는 집. 맛있는 오리주물럭과 본연의 맛으로 구수하고 진한 보말칼국수 한 그릇, 우리동네 맛집이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