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국제공항 항공기 지연율이 거의 20%에 가깝게 치솟았다. 늘어난 항공기 이용객들로 인해 공항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인데, 이쯤 되면 '날마다 항공대란'이라고 말해야 하는지 모른다. 이에 제주 도민들의 불편 또한 가중되고 있다. 항공기 지연과 비싼 항공권도 문제지만 좌석 부족이 가장 큰 이유다. 수일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원하는 시간대의 항공권을 구하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제주도민들은 단순 여행 목적이 아니라 생업 및 생활을 위해 항공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이나 진료를 받기 위해 대형병원을 이용해야 할 때, 계약 등 사업과 관련된 일을 처리해야 할 때, 그 외에 급하게 대소사 치러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항공권 구입 실패는 큰 낭패일 수밖에 없다. 성수기에 도외 친인척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찾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겨울 공항대란 때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쩔쩔매던 사람들 중에는 제주도민들도 많았다. 당시 언론들은 당장 발이 묶인 여행객들에게 초점을 맞췄지만 이후 발생한 표전쟁으로 항공권을 구입하지 못해 낭패를 본 제주도민들 역시 한 둘이 아니었다. 어떤 도민은 일생일대의 사업 기회를 영영 잃어버렸을 수도 있고, 어떤 도민은 병원을 제때 가지 못해 큰 병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또 어떤 도민 가족의 임종을 지키지 못해 큰 한으로 남았을 수도 있다. 도내 환자들의 이동 문제는 또 어떤가. 도외 유명 대형병원을 이용하고 싶지만 및 항공권 구매가 쉽지 않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성수기에는 현장 대기 구매 또한 힘든 실정이다. 항공권은 또 좀 비싼가? 항공사들이 제공하는 제주도민 대상 할인 제도도 ‘생색내기’, ‘무늬만 할인’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도민들은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제도를 원한다.

제주 도정은 도민의 삶과 불편을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 도 당국은 급하게 바다를 건너야만 하는 사정이 있는 도민들이 여타 여행객들과 항공권 경쟁을 하지 않고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의무가 있다. 가령, 인천·김포·광주·부산 등 주요 지역으로 가는 항공권을 일정 비율로 비축해두었다가 항공권을 필요로 하는 도민들에게 푸는 방안 등은 어떨까. 언제든 도민들이 필요할 때 도외 지역에 다녀올 수 있도록 ‘불편해진 날개’를 고쳐주는 도 행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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