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개업]소녀방앗간제주올레

2년전, 소녀같은 그녀가 서울에서 우리나라의 산나물을 기본으로 한 밥집을 운영해 눈길을 끌었다. 그곳은 소녀방앗간. 대표는 20대의 젊은 사장님 김미영씨이다.

공정무역을 포인트로 하는 원재료 유통회사인 생생농업유통과의 인연으로 현장에서 각종 산나물과 천연 재료로만 만든 발효장들을 접하며, 원재료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그것을 공급하는 할머니들의 수고로움에도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하고자 그곳의 원재료를 공수받아 한식집을 시작했다. 본연의 것과 건강한 것에 화두를 두는 요즘 트렌드에 맞춰 2년 만에 소녀방앗간은 서울에서 6개의 매장으로 늘어났다.

청정재료들이 기본인 소녀방앗간과 제주의 청정자연을 토대로 하는 제주올레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해, 지난 7월 20일 새롭게 문을 연 제주올레 여행자센터 내 소녀방앗간이 들어왔다. 서울의 메뉴를 기본으로 하되, 이에 제주에서 나는 것들을 가미해 제주만의 메뉴를 만들었다.

청송, 영양, 태백, 인제, 안동에서 공수하는 취나물, 뽕잎, 다래순, 어수리나물, 질경이, 부지갱이나물, 곤드레나물 등을 기본으로 한 음식에 제주의 보말, 딱새우, 제철생선, 제주 돼지를 재료로 한 음식들이다.

재래식 간장, 고추장, 된장, 참기름, 들기름, 발효청으로 음식의 모든 기본 맛을 낸다. 소금, 설탕 조차도 배제해 먹었을 때 더욱 속이 편한 밥이다. 청정재료 그 자체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 이곳 소녀방앗간의 핵심이라고.

소녀방앗간의 김미영 대표는 생산자와 소비자들 사이의 윈윈을 고민한다. 요즘은 소비를 위한 생산위주로 가는 경향이다. 그러나 그녀는 생산이 되어 있는 것에 대해 소비의 니즈를 만들 것을 추구한다. 생산과 소비가 함께 가는 것이다. 그녀가 말하길, 소녀방앗간의 인기는 8할이 생산자들 노고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20대 젊은 친구의 새로운 도전과 끈기는 청년들의 취업에 대한 고민이 넘쳐나는 시기에 나만의 확고한 생각으로 그리고 조금 다른 시각으로 도전하는 삶이 대견하다.

소녀방앗간은 제주올레에서 음식을 먹는 이들이 재료 본연의 맛으로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의 노고를 알아봐주고, 편안히 식사 한 끼 하기를 바라는 소박한 마음이다.

소녀방앗간 제주올레 메뉴판은 또 하나의 재밋거리와 왠지 모를 숙연함을 전한다. 월산댁 뽕잎, 화곡댁 다래순, 일포댁 취나물, 전보정미소 도정 30일 이내 햅쌀, 제주산 보말, 방위순할머니 간장, 장순분어르신 들깨로 짠 들기름 메뉴마다 자세히 설명되어있는 원재료 산지인데, 채취하거나 만드신 어르신들의 성함이 적혀있다.

생산자에게는 내 이름을 걸고 만드는 것이라는 자부심과 정직, 그리고 소비자에게는 만든이의 노고를 다시 한 번 새기게 된다.

소녀방앗간 제주올레의 메뉴는 아침메뉴와 주메뉴, 저녁요리로 나뉜다. △아침메뉴 산나물 보말죽 △주메뉴는 산나물과 고춧가루제육볶음, 산나물밥과 딱새우시골된장찌개, 산나물밥과 간장제철생선조림, 참명란비빔밥, 장아찌불고기밥, 산나물밥 △저녁요리와 반주는 산나물전과 보말부추무침, 고춧가루제육볶음, 간장제철생선조림이 있다. 식사 후, 저렴한 가격으로 커피와 직접 담근 과일청, 발효청의 음료들도 이용 가능하다.

어린 시절 시골 할머니댁에서 할머니의 정성스런 손맛으로 맛보던 귀한 나물, 청정식재료로 만든 한정식에 제주의 바다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 소녀방앗간 제주올레에서 건강하고 편안한 식사 한 끼, 소박한 행복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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