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um Tour] '꿈인제주 문화공간 '

'청년작가들에게 필요한 ㄲ 의 다섯가지 법칙'展 중 김소라作

오래된 주택가, 낮은 상가 건물들을 따라 원도심의 모습을 여전히 간직한 인도를 걷다 우연히 통유리 너머 작품이 있는 곳. 길을 걷다 이곳 앞을 지날 때면 발걸음도 천천히 그리고 그 유리 너머 작품 세계로 눈길이 머문다.

제주 남초등학교 맞은편에 위치한 꿈인제주 문화공간은 얼마전까지 흥전사라는 동네의 오래된 전파사가 있던 자리이다. 이 동네에서 나고 자란 이나리 기획자는 흥전사 옆에 위치한 천연염색 옷가게 안뜨레를 운영하는 친정 엄마 옆에서 조그맣게 작업실을 갖고자 처음 이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 그녀 또한 섬유공예를 하는 작가이기도 하고, 사진을 찍는 남편과 함께 그들의 오랜 소망인 그들만의 전시 공간을 갖고 싶었는데, 오랫동안 동네 터줏대감 역할을 하던 흥전사의 주인장 할아버지가 95세가 넘은 연세로 가게 운영이 힘들어 어느날 갑자기 운명처럼 가게를 내놓게 되었다고.

'꿈인제주'가 생기기 전 그 자리 옛 정취 가득한 모습

그렇게 원래는 작은 두 개의 다른 가게를 인수하면서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고, 이 공간이 갤러리와 더불어 영화, 공연 등도 선보이는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지난 해 12월 문을 연 꿈인제주는 전면 유리로 되어 있어 24시간 갤러리의 역할을 한다. 밤에도 불이 켜져 있기에, 그 앞을 지나는 누구나 작품을 눈에 담게 된다.

옛 도심의 모습을 간직한 동네길에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듯 혹은 어울리는 듯 자리 잡은 꿈인제주는 동네 주민들에게도 사랑받는 곳이 되었다. 쇠퇴해가는 동네의 분위기를 이곳 하나가 들어섬으로써 따뜻함을 간직한 곳이 되었다며 주민들은 고마움을 표한다.

내가 나고 자란 동네, 오랜 세월을 내 유년시절과 함께 하며 나이 들어가는 동네를 바라보던 그에게 꿈인제주는 감회가 새롭다. 주변 호텔과 관광지가 있어 이 앞을 지나는 내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또한 새로움을 전해준다.

이나리 기획자는 꿈인제주를 통해 실험적인 것을 시도한다.

'꿈인제주'에서 펼쳐진 이색 전시 '메탈vs메탈'

메탈 vs 메탈 이라는 주제로 메탈 작업을 하는 조소작가와 메탈음악을 하는 이들의 콜라보레이션 공연도 그가 시도했던 실험적인 공연이었다. 장르 상관없이 신선한 전시를 위주로 기획해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제주청년미술작가회 바지락의 청년작가들에게 필요한 ㄲ의 다섯가지 법칙 10명의 청년 작가 릴레이전이 진행 중이다. 이들은 전시를 통해 청년과 청춘의 의미에 대해 전하려 한다. 이 청년작가들의 전시가 끝나면, 11월 18일 이후에는 청년작가와 아트마켓전을 공동기획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나리 기획자는 꿈인제주의 공간을 기성작가 보다는 청년 작가들의 장으로 우선시 하고 싶다. 젊은 작가들에게는 이름과 그림이 알려져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꿈인제주가 그 역할을 하는 공간만으로도 이 공간의 의미가 충분하다고 말한다.

꿈인제주는 제주 안에서 우리의 꿈을 펼치자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이나리 기획자 부부는 예술을 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직장을 가져야만 했기에 작품에 더욱 몰두하고자 하는 것은 꿈으로 간직해야 했단다. 그렇게 현실에 더욱 치중했던 그들은 3년 전부터 꿈을 쫓아 온전히 나아가기 위해 준비하고 현재에 이르렀다고.

꿈인제주는 다소 딱딱하고 엄격한 분위기의 갤러리이기 보다 조금 더 편안함을 갖고 있는 공간이다. 작가가 애써 작업한 것들을 그 주변 지인들에게만 보일 것이 아니라, 통유리 너머 길을 지나는 누구에게나 작품 한 점이라도 전해지는 것이 이 공간의 역할. 그저 우연히 지나가던 길일지라도, 유리 너머 보인 작품에 이끌려 문을 열고 한 발 디디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작가에게도, 작품을 보는 누군가에게도.

당신도 꿈을 꾸고 있는가? 언젠가는 꼭 이루고 싶은 무언가를 위해. 그 꿈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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