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록橘錄』이란, 달리 『귤보橘譜』라고도 불리는 책으로 남송南宋 때 온주溫州 군수郡守를 역임한 한언직韓彦直이 지은 책이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중국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간행된 귤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인 저작물이라 할 것이다.

상권과 중권의 내용을 보면 당시 온주지역을 중심으로 재배되던 귤의 종류와 품종 총 27종에 대해서 주로 소개하고 있다. 하권에서는 감귤의 재배 기술 및 가공 방법 등과 더불어 이의 활용방식에 있어 한약 재료로의 가치가 있음을 부연해 설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감귤의 각종 품종의 설명에 있어서는 품종의 형태, 숙성, 이용 정황, 품종의 구역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감귤 재배에 따른 토양과의 효율적 관계와 더불어 병충해 등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과 가지치기, 접붙이기 등의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이형상의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 중 ‘감귤봉진(柑橘封進)’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셈이 된다. 아울러 이 책을 엮으면서 제주의 귤품橘品에 대한 기록들도 한데 모아 놓고 있다. 충암 김정의 기록에서부터 추사 김정희의 기록까지 근 3세기에 걸친 10편의 문집에 나타난 귤품 관련 기록들이다. 

역저자 현행복은 한학자이자 전통문화연구가로서 제주 향토사 관련 한문 원서를 번역해 단행본을 저술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자연공간을 예술무대화 한 기획공연으로 동굴음악회, 선상음악회, 계곡음악회 등을 창안해서 무대공연을 펼쳐오기도 했다. 아울러 특별히 방선문과 용연 일대의 마애석각磨崖石刻을 조사해 이를 해설한 책을 출판해 내기도 했다. 특히 7세기 탐라의 음악이 일본에 전해졌음을 밝힌 도라악度羅樂 관련 논문 세 편을 『한국음악사학보』란 학술지에 게재하고, 한국음악학 심포지엄에 참가해 이에 대한 주제발표를 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