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제주교구 성지순례길 표지판

천주교 순례길의 새로운 코스인 ‘신축화해 길’이 22일부터 선보인다.

천주교 순례길은 김대건 신부 성지 등 제주에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 천주교 유적지를 활용해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쉬는 새로운 관광 상품을 마련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이번이 다섯번쨋 길이다.

도가 제주관광공사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천주교 순례길 조성사업은 2011년 천주교 순례길 관광상품화 용역 결과에 따라 자연경관과 더불어 종교적 명상으로 정신적·육체적 치유를 할 수 있는 6개의 코스를 확정했다.

2012년 김대건 길(빛의 길, 12.6km) 개통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4개 코스가 개장했다. 김대건 길에 이어 2013년에 하논성당 길(환희의 길, 10.6km), 2014년 김기량 길(영광의 길, 9.3km), 2015년 정난주 길(빛의 길, 13.8km)이 만들어졌다.

이번에 개장하는 ‘신축화해 길’은 1901년 신축교안 당시 희생된 천주교 신자들이 안장된 황사평 성지부터 별도천, 관덕정 등 당시 희생된 제주 천주교 신자들이 겪어야 했던 궤적을 거슬러 순례할 수 있다.

(* 신축화해 길 코스(10.8Km) : 황사평성지 – 화북성당 – 화북포구 – 곤을동 – 별도천 – 별도봉 – 김만덕묘 – 관덕정 – 신성여학교터 - 중앙성당)

또한, 순례 길 중간 중간에는 화북진성, 추사 김정희가 김만덕을 기리며 남긴 석각,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 등 제주의 문화재들과 역사의 흔적들도 함께 만나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바다와 어우러져 비경을 선사하는 별도봉 산책길과 조선시대 풍자소설의 백미로 꼽히는 배비장전의 무대이기도 한 화북포구 일대를 돌며 제주의 현대사를 확인할 수도 있다.

신축화해 길 개장식은 22일 오전 10시 30분 제주 황사평성지에서 교구장 강우일 주교 주례로 ‘신축화해 길’ 개장 선포식과 기념 미사가 거행 될 예정이다.

한편, 천주교 성지 순례길 외에도 불교 성지 순례길(6개 코스), 기독교 성지순례길(4개 코스)가 개척되 운영중이다.

 

< 황사평 천주교 성지>

황사평 천주교성지는 이재수 난 또는 신축교안(辛丑敎案) 때 죽은 천주교 신자들의 공동묘지로 조성된 것이 그 기원이다. 이재수 난 당시 피살된 사람들은 대부분 천주교 신자들이였는데, 관덕정 등지에서 처형된 후 이들의 시신을 별도봉 밑에 가매장했다. 그러다가 1903년 프랑스공사와 조선 정부의 교섭이 이루어져 황사평(黃蛇坪)을 묘지로 제공받았다. 연고가 있는 분묘는 이미 다른 곳으로 이장해간 상태였으므로 무연고 시신들만 황사평으로 이장했다. 그 뒤 천주교 제주교구의 공동 안장지로도 사용해 왔다. 1983년부터 공원묘지로 조성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1990년대로 들어서면서 천주교 제주교구 100주년 사업의 일환으로 이 지역을 성역화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무연고 묘지를 정리하고, 이재수 난과 관련된 희생자들의 묘를 옮겨오고, 파리외방선교회와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선교사들을 위한 공덕비와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 순교비 등을 세움으로써 1998년에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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