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신시가지에 주문 제작 가구를 전문으로 하는 공방이 있다. 이곳은 김정, 김정자씨 부부가 운영하는 '나무놀이터'.

서울에 살던 그들이 제주로 이주한지는 3년, 큰 아이가 3살 무렵 제주에 둥지를 틀었다.

나무놀이터의 주인장은 건축 전공으로, 실내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고 가구 작업도 하며, 한옥 학교를 다니며 한옥 짓기도 했었다. 집과 관련된 여러 분야를 두루두루 경험하며, 그만의 노하우를 축적하고 그 모든 밑그림들이 바탕이 되어, 나무놀이터에서 주문하는 가구는 남다르다.

가구 제작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면 최대한 주인장이 직접 그 가구가 놓여질 공간을 보러 간다. 가구는 그 가구 하나만의 기능에 더불어, 주변 가구와 집 안의 동선이 고려되어야 최대한 활용될 수 있다. 주인장은 "나무놀이터의 가구는 1+1이다"라 설명한다.

가구의 기능면에서 공간을 중요시 여기는 주인장은 가구 하나에 기능이 더해지면 가구 하나를 덜 사게 되고, 공간 활용도가 높아진다고 말한다.

*(화장대) 1+1의 기능과 숨은 기능. 사진처럼 ‘ㄱ’자 형태의 선반을 활용해 화장대 혹은 테이블 기능까지 갖추었다. 이곳에 숨은 팁,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줄여 공간을 최대한 넓게 보이는 효과. 휴지를 밑으로 뽑아 쓰는 수납함을 넣었다.

집의 평수가 크던, 작던 공간 활용을 잘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그가 만든 가구는 예를 들면, 벤치의 밑 부분에 책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벤치와 수납장의 두 가지 기능을 하도록 만든다. 좁은 공간에서 사용할 TV 장식장은 부분 부분을 분리해, 낮은 책상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다.

가구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 집 안에 어떤 가구들이 있고, 동선이 어떻게 되는지, 식구수가 몇인지 등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오랜 시간 상담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가구를 최대한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기에, 주인장에 대한 신뢰는 쌓일 수밖에 없다.

살다보면, 하나씩 구입하게 되는 가구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제각각의 모습으로 구성되는데, 최대한 버리는 것 없이 활용하도록 조언해준다. 이 모든 정성들은 "그저 내가 만든 가구가 집안에서 애물단지가 되는 것이 싫어, 기존의 것들과의 조화를 고려한다"고 웃으며 말하는 그지만, 가구에 대한 애정, 사람이 사는 공간인 집에 대한 애정 없이는 그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 쉽지 않은 일이다.

한샘ik대리점을 나무놀이터와 같이 운영하며, 한샘 자재가 구비되어 있다. 그 둘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제작되어지는 집안의 모든 가구, 싱크, 책장, 침대, 수납장, 옷장 등은 신축 혹은 리모델링 주택의 전체 가구 제작의 수요가 많은 이유 중의 하나다. 나무놀이터는 친환경 자재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소나무, 삼나무, 편백나무 등 원목나무부터 PB, MDF 등 여러 종류의 자재들을 취급하기에, 무조건 좋은 자재만 사용해서 비싼 주문 제작 가구가 아닌, 그 기능에 맞게 적절한 자재를 사용해 합리적인 가격을 맞추려 한다. 물론, 기성품보다는 비쌀 수밖에 없는 주문 제작 가구이지만, 많은 이들이 그들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가구를 주문 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무놀이터는 화려함 보다 실용성을 중시한다. 공간에 대한 주인장만의 생각이 가구 하나에도 깃들어 있다. 이런 그만의 소박한 묵직함이 간판에도 녹아나, 소박하게, 욕심내지 않는 마음 고스란히 전달되어 서귀포시 아름다운 간판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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