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문충성 / 164쪽 / 12,000원 / 2016. 11. 24. / 도서출판각 Ltd.

"나는 지금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미 사라져버린 그 고향으로."

-문충성

《귀향》은 40여 년간 쉼 없이 활동해온 문충성 시인의 스물두 번째 시집이다. 시집에는 <귀향> 등을 비롯한 89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문충성 시인의 작품은 그동안 시세계가 변주하고 확장했지만, 그 안에서 일관된 정서를 유지한다. 마음의 안식처인 ‘고향’에 대한 염원이다. 단순히 무분별한 난개발을 비판하는 게 아니다. 옛날을 추억하며 복고하려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귀향>에서 표현하는 고향이란, 이제는 사라져 돌아갈 수 없는 존재다. 그러면서 시적 화자가 마음을 열 수 있는 안식처로 나타난다.

《귀향》이 이제까지 시인의 시집과 두드러진 차이점은 ‘죽음’을 대하는 태도라 할 수 있다. 이전까지 다뤄온 ‘죽음’은 살아가는 것과 아주 밀접하게 관련된 개념으로, 상징적인 의미로 사용됐다. 태도 역시 담담한 어조로 말한다. 이번 시집에서는 죽음을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어조 또한 어둡고 무겁다.

“나는 지금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라고 책머리에 말하고 있는 시인처럼, 이 시집으로 읽는 이들이 돌아갈 ‘고향’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김동현 문학평론가는 "무상(無常)의 그물로 건져 올린 토박이의 정서. 땅의 기억, 땅의 눈물이 결국 우리 삶이 다다라야 할 삶의 총체라는 사실을 그는 담담한 어조로 노래한다. 그가 말하는 무상(無常)이란, 그것은 한순간도 성찰을 잊지 않는 치열함을, 용암처럼 간직한 무상(無常)이다. ‘제주바다’의 깊이를 온몸으로 껴안은 통찰의 무상(無常)이다. 무상(無常)의 그물로 건져 올린 토박이의 정서, 그것이 그의 시력(詩歷) 40년이 도달한 세계이다."라고 평했다.

 

*작가 소개

문충성 작가는 1938년 제주시 남문배꼍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냈으며, 오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와 동대학원 불어불문학과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주신문사 문화부 기자생활을 거쳐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정년퇴직 후 명예교수로 있다.

1977년 계간 《문학과지성》을 통해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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