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민모임’ 출범

'서귀포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민모임' 허정옥 공동대표와 발기인들이 모임 발족을 알림과 동시에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서귀포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민모임’(이하 서미모)이 6일 오전, 서귀포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의 서귀포시 도심 고도완화 방침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는 제주도가 내년 3월 시행을 목표로 하는 ‘2025년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기본계획 및 도시관리계획’ 수립에 대한 긴급 대응 차원에서 뜻을 모아 이뤄진 자리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서귀포시 중앙로터리 일원의 고도를 현행 최대 40m에서 45m까지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의회에서조차 지난 11월 25일, 해당 조례안에 대해 자연취락지구 지역별 특성 반영 및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고도완화를 우선 해소할 것 등 부대 의견을 달고 의결했다는 데에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서귀포시 문화예술인과 지역주민 등 49명으로 구성된 '서미모‘는 이처럼 제주도가 서귀포시 도심 지역 고도를 45m까지 완화하는 계획 추진에 대해 ’충격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강력히 비판했다.

서미모 허정옥(전 서귀포시민대학장) 공동대표는 “현행 고도를 더 낮춰야 한다는 시민의 공감대와 정반대로 당국은 고도 완화를 결정했다”면서 “만약 45m까지 고도완화 결정이 이뤄지면 매일올레시장과 동명백화점, 목화백화점 위치에 13층 높이의 대형건물들이 들어설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은 불을 보듯 뻔하고 관광객, 여행자들의 감소가 예상된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특히 그동안 신축건물이 들어설 적마다 일조권침해, 조망권침해 등에 대해 ‘현행법상 불가피’하다고 법을 방패막이 삼아온 행정이 앞장서서, 상업지구라는 보호막을 내세워 적극적으로 건축고도를 상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허 대표는 “지금까지 서귀포의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제주관광을 역동적으로 살아 숨 쉬게 한 것은 행정의 도시건설·관광개발 정책이나 상업지구의 높다란 건물이 아니라, 천혜의 자연유산과 조상으로부터 배운 순박하고 따뜻한 공동체 정신을 지켜온 서귀포 사람들”이라 주장했다.

원도심 파괴가 결국은 커다란 손실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원도심 살리기에 나선 제주시의 교훈에서 서귀포는 낙후된 지역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원도심이 덜 파괴된, 따라서 잠재가능성이 더 많이 보존된 지역이라는 장점을 가졌다는 점을 제시하며 한 마디로 서귀포는 ‘제주도의 오래된’ 미래라 규정했다.

따라서 서미모는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부터 ‘서귀포다움’에 대한 철학 없이 급하게 진행된 토목위주의 일방적인 개발정책을 반성하고, 서귀포의 미래까지를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는 일에 시민들이 나서고자 한다고 밝힌다. 몇몇 개발업자들의 이익을 위해 서귀포가 막무가내로 훼손되는 것을 막고, 서귀포의 지속가능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당대는 물론 후대를 위해서도 서귀포 시민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의무이며 책임이라는 인식을 갖고서

특히 제주도가 준비중인 도시관리계획(안)이 공청 과정과 두 차례 공람을 거쳤다고는 하나, 인터넷 홍보만 했을 뿐으로 모든 시민들에게 공청·공람 사실에 대해 충분하게 사전 홍보가 되지 않음으로써 이해 당사자를 제외한 대다수 시민들은 듣도 보도 못한 상황임을 지적했다. 5년에 한번 있는 중요한 도시 계획(안)에 대해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공청 기회를 충분히 갖지 않고, 공청회 공고 후 15일만에 졸속하게 처리했다는 것은 민주주의는 물론 원도정의 ‘협치’라는 시대정신에도 어긋난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서미모는 발족과 함께 제주 도정과 도의회에 대해 최대 고도 45미터를 규정한 도시 계획안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하면서 제주도의회는 의결을 즉시 중지하고, 의정과 도정은 전 시민을 대상으로, 시민·전문가가 참여하는 공청회를 개최해 서귀포 시민여론을 적극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동홍천 옛물길 복원사업을 원점으로 돌려 시민 및 전문가와 협치정신으로 새로 진행하라고 요구하는 동시에 서귀포시 건축물심의는 도심의위원회와 분리해 서귀포의 독특한 경관 및 지형과 지역실정에 맞는 심의가 이루어지게 하라는 요청도 전했다. 서귀포시민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행정소송도 불사할 것임을 천명하기도 했다.

서미모는 이러한 요구 사항이 관철되도록 하기 위한 즉각적 행동으로 오는 12월 9일 오후 7시, 제주올레여행자센터(중정로 22, 옛 열린병원)에서서귀포시민 자유발언대 ‘내 생각을 말허쿠다’를 운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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