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박근혜 정권 퇴진 촉구 8차 촛불집회... 서울 65만, 전국 77만 모여

[최종신 : 17일 오후 8시 40분]

▲ 헌법재판소 앞으로 간 촛불시민 17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즉각퇴진 공범처벌, 적폐청산의 날 - 8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부근 안국역까지 행진한 뒤 ‘박근혜 탄핵’ 요구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권우성
▲ 차벽에 둘러싸인 어둠 속 헌법재판소 경찰이 헌법재판소 주위를 경찰버스 ‘차벽’으로 에워싸고 있다.ⓒ 권우성
▲ 구명조끼 입고 총리 공판으로 행진하는 세월호 유가족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공범처벌과 적폐 청산의 날-8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이 세월호 304명 희생자를 뜻하는 구명조끼를 입고 현 사태의 책임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동반 퇴진을 촉구하며 총리 공관으로 행진을 벌이고 있다.ⓒ 유성호
▲ 총리 공관 앞까지 행진한 촛불 시민 "박근혜 구속하라"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공범처벌과 적폐 청산의 날-8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총리 공관 100m 앞까지 행진을 벌이며 현 사태의 책임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동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촛불은 계속 된다. 퇴진행동은 오후 8시 40분 현재 연인원 65만 명이 광화문광장에 모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산 5만 명, 대전 1만 명 등 전국에서 총 77만 명이 모여 박근혜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국회의 탄핵가결 이후 다소 규모가 줄긴 했지만 오는 24일 성탄 전야에도 31일 제야에도 촛불은 이어진다.


이날 촛불은 삼청동 총리공관 앞으로 향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황교안 총리 또한 세월호 참사 당시 법무부장관으로 참사의 진상규명을 저해한 책임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세월호 가족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총리공관으로 향하는 대열에 앞장섰다. 하지만 집회가 금지된 총리 공관 100m 미터 앞에 차벽을 세워둔 경찰에 가로 막혔다. 참가자들은 "부역자는 물러가라", "황교안이 박근혜다", "둘 다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모아 외쳤다.


광화문네거리를 출발한 촛불은 종로거리를 거쳐 헌법재판소 쪽으로도 향했다. 경찰은 일본문화원 앞에 차벽을 치고 행진을 막았다. 헌법재판소 앞 100m 앞은 법률로 집회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 바로 앞에서 촛불을 들진 못했지만 삼일대로를 가득 채운 집회 참가자들은 헌재를 향해 조속히 탄핵심판 과정을 진행해 탄핵을 인용하라고 촉구했다. 마이크를 잡은 권영국 변호사는 "헌재가 판결을 잘못하면 역사의 무덤에 묻어버릴 것"이라고 경고했고 시민들은 "헌재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라"고 외쳤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8차 촛불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삼청동길, 삼일대로, 광화문광장 등 곳곳에서 시민들이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퇴진행동은 오는 24일 성탄절 전날과 31일 섣달그믐에도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박사모 등 보수단체들도 성탄 전야에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맞불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날 삼일대로에서 자유발언에 나선 한 여중생은 "4.19와 6월항쟁에서 완전한 승리를 하지 못했다"며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 민주쟁취! 독재타도!"라고 외쳤다.

▲ 세월호 구명조끼 입은 촛불 시민 "황교안도 공범이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공범처벌과 적폐 청산의 날-8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세월호 304명 희생자를 뜻하는 구명조끼를 입고 총리 공관 100m 앞까지 행진을 벌인 뒤 현 사태의 책임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동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 세월호 조끼 입고 총리 공관 찾은 촛불 시민 "황교안 사퇴하라"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공범처벌과 적폐 청산의 날-8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세월호 304명 희생자를 뜻하는 구명조끼를 입고 총리 공관 100m 앞까지 행진을 벌인 뒤 현 사태의 책임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동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2신 : 17일 오후 7시]
13살 소녀 "우리 부모님이 보톡스 맞으라고 용돈 안 줬다"

▲ 1분간 소등 '촛불로 겨울공화국 끝내자' 17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즉각퇴진 공범처벌, 적폐청산의 날 - 8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어둠의 겨울공화국을 끝내는 촛불이 되자’는 의미로 1분간 소등 행사를 열고 있다. (소등 후)ⓒ 권우
▲ 청와대 향하는 모형 감옥 17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즉각퇴진 공범처벌, 적폐청산의 날 - 8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우병우 전 민정수석, 김기춘 전 비서실장, 황교안 총리, 비선실세 최순실, 안종범 전 경제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이 갇힌 모형 감옥을 끌고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권우성

13세 소녀가 촛불시민들의 막힌 가슴을 뻥 뚫었다.


오후 5시부터 '박근혜 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본집회 '끝까지 간다! 박근혜 즉각 퇴진, 공범처벌-적폐청산의 날'에서 자유발언대에 오른 초등학교 6학년 장민주양은 작은 몸으로 분노의 사자후를 토했다.


장양은 "흙이 없는 나무가 있을 수 있습니까? 국민 없는 대통령이 있을 수 있습니까?"라며 "국민을 믿지 않는 대통령은 대통령을 할 자격이 없다"고 단언했다.


장양은 "저는 겨우 13살입니다. 그러나 그들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압니다. 저는 적어도 부모님 지갑에 손 대지는 않습니다. 당신들 등 따숩게 살라고 우리 부모님이 세금 내는 게 아닙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양은 "우리 부모님이 당신들 보톡스 맞으라고 용돈을 쥐어준 적도 없다"고 외쳤다.


장양은 "지금도 대통령은 어떤 핑계를 댈지 고민하실 텐데, 13살짜리 보는데 부끄럽지 않느냐"며 "나는 언제고 다시 촛불을 들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이 끝나자, 많은 집회 참가자들이 환호를 보내며 장양을 격려했다.

"국민들이 깨어있으니 이런 날이 왔구나 싶다"

사드배치 예정지에서 온 할머니의 호소는 참가자들을 울렸다.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의 임순분씨는 "사드가 배치되는 700미터 바로 밑에 여섯 가구가 살고 있다. 사드배치 발표를 하는 그날 젊은이들이 군청에서 반대기자회견도 하고 집회도 하는 동안 소성리 어르신들은 마을회관에 모여 있었다"면서 "나중에 가보니 식사도 하지 않고 숨죽이고 계셨다. 무서웠다고 사람이 그리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임씨는 "여러분 도와주십시오. 저희 소성리 주민들과 성주군의 촛불과 전국의 촛불이 서로 협조하고 밀어주고 당겨주신다면 사드배치를 막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울음이 반쯤 섞인 임씨의 호소에 많은 집회 참가자들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하루 전 박 대통령측이 헌재에 보낸 탄핵소추에 대한 답변서에 탄핵사류를 하나도 인정하지 않은 점에 대해 "잘못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 자신은 하나도 잘못한 게 없다고 한다. 일말의 양심도 기대할 수 없는 뻔뻔함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 아이 이름표 달며 눈물 흘리는 세월호 유가족 17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즉각퇴진 공범처벌, 적폐청산의 날 - 8차 촛불집회’이 열리는 가운데, 세월호참사 희생자 304명을 상징하는 구명조끼 304개가 놓여 있다. 한 유가족이 구명조끼에 아이의 이름표를 달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권우성
▲ 아이 이름표 달며 눈물 흘리는 세월호 유가족 17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즉각퇴진 공범처벌, 적폐청산의 날 - 8차 촛불집회’이 열리는 가운데, 세월호참사 희생자 304명을 상징하는 구명조끼 304개가 놓여 있다. 한 유가족이 구명조끼에 아이의 이름표를 달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권우성
▲ "얼울해서 못 살겠다" 오열하는 세월호 유가족 17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즉각퇴진 공범처벌, 적폐청산의 날 - 8차 촛불집회’이 열리는 가운데, 세월호참사 희생자들을 상징하는 구명조끼를 입던 한 어머니가 “억울해서 못 살겠다”며 오열하고 있다.ⓒ 권우성

이날 세월호 참사로 자녀들을 잃은 단원고 세월호 유가족들은 참사 당시 자녀들이 입었어야 했던 구명조끼를 입었다. 세월호 가족들은 삼청동 총리공관 앞까지 이 구명조끼를 입고 행진할 예정이다.


단원고 이재욱군 어머니 홍영미씨는 무대에 올라 감사를 표시했다. "촛불의 도움으로 박근혜가 탄핵의 도마에 올랐다. 경찰벽에 번번이 가로막혀 가볼 수 없던 그곳 청와대 100m 앞까지 가볼 수 있었다"며 "처절하게 짓밟히면서도 좌절하지 않으니 국민들이 깨어있으니 이런 날이 왔구나 싶다. 이 어려운 걸 우리가 해내고 말았다. 국민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사회자의 제안에 따라 포털에 '헌재 조기탄핵' '황교안 아웃'을 검색어로 입력했다. 오후 6시 49분 현재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1위와 2위는 '황교안 아웃'과 '헌재 조기탄핵'이다.

[1신 : 12월 17일 오후 5시 30분]
광화문에서 마주친 촛불과 보수, 평화를 선택했다

▲ 촛불 밝힌 시민들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하라" 수많은 시민들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공범처벌과 적폐 청산의 날-8차 촛불집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탄핵안 인용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 박근혜 대통령 탄핵 놓고 언쟁 벌이는 촛불시민-보수단체 '박근혜 퇴진 공범처벌과 적폐 청산의날-8차 촛불집회'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촛불시민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놓고 언쟁을 벌이고 있다.ⓒ 유성호

 

박근혜 대통령 즉각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시민과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광화문에서 마주쳤지만 평화가 깨지진 않았다.


17일 오후 2시께부터 엄마부대봉사단이 주최한 탄핵무효 총궐기대회가 열리는 세종로공원으로 태극기를 든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곳은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주최하는 8차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화문광장 바로 옆이라 양측 참가자들의 충돌이 우려됐다.


촛불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모여드는 시민들도 늘어나면서 세종문화회관 앞은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든 시민들과 태극기를 든 시민들이 섞여 왕래하는 상황이 됐다. 경찰은 세종로 공원과 세종문화회관 사이에 병력을 배치해 양측의 접촉을 차단했다.

▲'박근혜 퇴진 공범처벌과 적폐 청산의날-8차 촛불집회'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가운데, 자유대한민국지키기범국민운동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박 대통령 탄핵 무효를 외치자,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박근혜 즉각 퇴진'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 광화문광장에서 마주친 촛불과 보수단체 '박근혜 퇴진 공범처벌과 적폐 청산의날-8차 촛불집회'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가운데, 자유대한민국지키기범국민운동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박 대통령 탄핵 무효를 외치자,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박근혜 즉각 퇴진'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촛불시민들이 광화문광장으로 모여드는 시점인 오후 4시께, 정부서울청사 앞 세종로공원에서 탄핵무효 총궐기 대회를 연 보수단체들은 서울역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은 광화문광장에 모인 촛불시민들과 박근혜 지지 시민들의 충돌을 우려해 세종문화회관 쪽 도로에 차벽을 치고 양측의 접촉을 원천봉쇄했다. 하지만 차벽이 끊기고 경찰병력이 행진로를 둘러싼 세종로사거리에서부터는 양측의 설전이 벌어졌다.


촛불시민들은 즉각하야 촉구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외쳐댔고, 행진을 하는 박근혜 지지 시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무효" 구호로 답했다. 일부 시민들이 서로 설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양측의 '광화문 공존'은 전반적으로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한편 8차 촛불집회 본집회가 시작된 오후 5시 현재,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광화문광장에 30만명이 운집했다고 밝혔다. 일부 시민들은 청와대와 가까운 효자청운주민센터로 행진을 시작했다.

▲ 17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주최하는 '박근혜 퇴진 촉구 8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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