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부는 변화의 바람, 표선초를 들여다보다]

지난 13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은 교육중심학교시스템 구축, 그 해답을 찾는 담론의 장을 주제로 <제2회 교육청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교육중심 학교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업무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개선한 본청 5개 부서 사례발표와 납읍초등학교와 표선초등학교의 업무 개선 효과를 거둔 사례가 공유됐다. 

이에, 표선초등학교(교장 김금희)에서 이루어진 교육중심을 위한 학교 노력의 과정을 들어봤다. 

표선초는 학교 행사를 통폐합하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교사들의 에너지를 수업과 아이들의 생활지도로 전환한 사례를 공유했다. 

표선초는 특수학급을 포함해 12학급으로 4명의 보직교사와 10명의 교사가 수업과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표선초는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중심학교, 두드림학교, 어울림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소프트웨어교육 선도학교로 목적사업예산비를 받아 진행한다. 

예산은 사업이고, 사업은 곧 교사의 업무량이 많아지는 것이기에 김금희 교장은 아이들을 위한 이 사업들을 진행하기 위해 부수적으로 공문서 작성 등의 사업에 쏟아야 하는 교사의 에너지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아이들에게 쏟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이를 위해 표선초등학교는 일회성 행사들을 묶어 단발성과 보여주기식 행사에서 벗어나 내실있는 교육을 만들기 위해 교육과정을 편성했다. 예를 들면, '4.3 평화인권교육', '친구사랑주간', '진로교육주간', '호국보훈의 달' 행사 등을 관련 단원과 연계해 교육과정으로 편성했다. 제주어교육 또한 서귀포시 내고장 사랑교육과 연계해 학년별 프로젝트 학습을 계획해 8차시에서 10차시로 편성 운영했다. 

성격이 비슷한 사업은 통합해 방학 중이나 토요휴업일 프로그램 등의 체험학습 영역으로 진행했다. '여름방학 볼링교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토요프로그램' 등은 교육복지 우선지원사업, 두드림학교, 어울림 프로그램 등이 통합되어 자존감 향상, 체력 향상, 비만 예방 교육, 문화체험 등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체험하도록 구상했다.  

현장체험학습 계획 역시 학년별로 체험학습 장소가 겹쳐지지 않도록 분석하고 체험학습 관련 교과, 탐구내용, 성취기준, 평가계획까지 연간계획을 수립해 교육과정 안에 녹아들도록 했다. 또한 표선3품제, 개교기념, 한글날 기념행사, 과학 탐구대회, 독서 경진, 통일 교육, 장애이해 교육 등 행사가 끝날 때마다 실시하는 여러 시상들을 인성상 재능분야로 통합해 분기별 인상덕목우수학생으로 시상하며 남발하는 교내상장을 내실 있게 전환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표선초의 변화가 결국은 우리 학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들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평했다. "교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 이것은 아주 기본적인 것에서 시작된다. 교사가 수업에 집중하기 위해서 학교, 교사는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질문부터가 시작이다. 그에 따른 해답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해왔던 것들이 정말 아이들에게 필요한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교육청 내부적으로 각 부서마다 공문서 처리에 대한 과다한 업무를 줄이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변화들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표선초에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을 담당한 양혜인 교사는 "토요일에 아이들을 데리고 외부 활동을 나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활동을 하며 '선생님, 제가 태어나길 잘한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이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생각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2월에 한 학년의 교육과정을 편성하면서 관련 단원과 연계한 내용을 찾고 계획을 수립한다. "2월 방학 한 달간을 바쁘게 보내기는 하지만, 실상 1년의 계획을 사전에 수립하기에 큰 그림을 가지고 한 학년을 지도하게 되어, 아이들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학교와 부모의 바람은 결국 하나로 귀결되지 않을까. 미래인 우리 아이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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