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연지 / 서귀중앙여중 2학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난 이미 사교육을 통해 성적의 큰 변화를 느껴보았던 터라, 솔직히 말하면 자기주도학습에 큰 흥미가 없었다. 반 친구들도 80~90%가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더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고학년 때 즈음에 자기주도학습을 하던 친구가 내 성적이랑 비슷한 것을 보고 부럽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나랑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존재로 생각했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면서 약간의 반항심 같은 것도 생겨났다. '왜 나는 학원을 다녀야 되지? 그 애는 학원을 안 다녀도 성적이 잘 나오는데 말이야.' 그렇게 해서 나온 결론이 '나도 학원을 그만두고 자기주도학습을 해봐야겠다.'였다.

우선 엄마를 설득해 다니던 학원을 그만두었다. 초등학교 때처럼 벼락치기를 하면 괜찮은 점수가 나올 거라 믿고 시험 1~2주일 전에 공부를 했고,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초등학교 때 수학 과목은 아무리 시험을 못 봐도 90점이었는데, 중학교 첫 시험인 1학년 중간시험 수학점수는 60점대였다. 그때 당시 '학원을 왜 끊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고,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엄마의 잔소리가 생각나서 머리가 아파왔다. 그래서 기말고사 때에는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해 약 한달 전부터 공부를 해서 시험을 봤다. 그러나 받은 점수는 39점. 꽤나 충격을 받았던 이때가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중학교 2학년 중간고사 시험공부를 열심히 하니 수학점수와 전체 평균이 90점대로 올랐지만, 공부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시험을 볼 때마다 '공부를 꼭 이렇게 힘들게 해야 되는 걸까' 하는 부담을 느꼈다.

그렇게 좀 더 효율적인 공부법을 찾아보다가 학교 진로실에서 서귀포시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의 '자기주도학습상담 프로그램'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평소에 '나에게도 멘토 선생님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었기에 관심이 갔다. 자기주도학습센터 프로그램을 혼자 신청하고 수강해야 했지만 그래도 성적도 올리고, 나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고 싶기도 해서 무작정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그 결과, 성적이 전체적으로 10% 이상 올랐고 특히나 성적이 좋지 못했던 예체능 과목에서 점수가 올라 기뻤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에서 시간관리법을 배울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었던 것은 이제 곧 중3이고 조금만 더 있으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데 공부를 해도 어떤 과목에 시간을 더 많이 들여야 되는지, 학교에서나 집에서 복습은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기주도학습 관련 책으로만 학습법을 보다가 직접 멘토선생님께 상담을 받아 자기주도학습을 실천하니 시험공부를 할 때에도 약 2주면 충분할 만큼 과목별로 공부 시간을 잘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자기주도학습은 혼자 하는 거라서 꺼려하는 친구들이 몇몇 있는데, 그런 친구들은 여기서 선생님과 같이 상담을 받으면서 학습계획을 관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자기주도학습은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 어려울 수도 있지만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실천한다면 학습효과를 볼 수 있다. 서귀포시에도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가 생겼으니까 나처럼 시간관리, 시험을 위한 학습계획이 고민인 친구들, '이제 그만 학원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생각을 가진 친구들은 센터에 가서 코칭을 받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