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관광업 진단 인터뷰> 우호원 서귀포시관광협의회 기획이사

우호원 서귀포시관광협의회 기획이사

-이제 제주도민들이 타 지역으로 관광을 떠나는 관광에 대한 고민도 해야할 때 아닐까?
지금까지는 제주도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주였다. 한중일 국제 걷기 대회를 하면서 중국, 일본 대회에 나가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는 분들이 없었다. 이에 제주도민의 여행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제주, 특히 서귀포의 경우는 관공서에서 지원이 나오는 공모형 여행을 주로 즐기고 있다. 대기업이 없다보니 인센티브 투어를 찾아볼 수 없다. 공모형 여행과 여행 적금 등을 통한 여행이 주이고, 골프 여행이 이뤄지고 있다. 방송국과 체육회가 스키캠프를 진행했는데 올해 같은 경우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제주에서 해외로 가는 전세비행기를 이용한 관광도 늘고 있다. 저렴한 관광 상품 연구가 필요하다. 항공사의 지원도 따라야 한다.

 

-문화관광 행정에서 어떤 문제가 두드러져 보이나?
일단 문화 얘기를 하자면 공연이 단순히 관람객 위주로만 봐서는 제대로 된 공연을 해나가기가 어렵다. 공연자나 스탭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실무자들의 급여에 대한 문제, 현장 사람들에 대한 지위를 인정해주지 않는 문제가 있다. 연출 등을 선정하게 되면 적극적인 권한을 줘야 한다. 행정은 최종 점검만 하는 것으로 족하다. 하지만 도에서 하는 행사들은 전문가를 인정하고 현장에서 그렇게 대우하는 경우가 드물다. 실내 공연은 좀 사정이 낫지만 축제는 사실상 연출가가 아니라 행정 과장 등이 지휘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만드는 사람들이 재미를 잃고, 결과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재미를 잃게 된다.

 

-관광 행정의 문제,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
행정 담당자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공직 시스템의 문제다. 1년 반 정도 되면 다른 부서로 옮긴다. 매번 반복된다. 문화예술 쪽이나, 관광진흥과 쪽으로 오는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전문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건축물 짓는 방식으로 해버려서는 곤란하다. 발령을 받았을 때 2박 3일 정도 교육을 받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관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불친절하다는 것은 정보를 모르고 머뭇거리는 데서도 느껴진다. 관광계통 역시 배정만 받고 와서는 잘 모를 수밖에 없다. 전문교육이 필요하다.

우호원 서귀포시관광협의회 기획이사

-관광업이 호황이라지만 아슬아슬한 것이 사실이다.
아이엠에프가 터지고서도 제주도 관광은 2년 정도는 괜찮았다. 다른 지역에 비해 타격이 적었다. 하지만 그때 대비를 하지 못했다. 제주 관광도 어느 순간 무너질까 개인적으로 걱정이 많이 된다. 단순히 중국인들이 오면 중국인들이 오고 있다고 불만이고, 없어지면 왜 안 데리고 오느냐 아우성이기도 하다. 행정과 관광업계 양쪽의 협업이 필요하다.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원자재는 많아지는데 분류해서 잘 버리면 된다는 것은 쓰레기 문제의 본질이 아니듯이, 분양형 호텔 등이 정말 제주로 여행 오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컨텐츠인지 검토해야 한다.

 

-관광계통 종사자들의 처우가 나빠 이탈률이 높다. 방법이 없을까?
직원들에게 혜택이 높아지려면 봉사료의 지급이 의미있다. 사람들이 많이 오면 많이 올수록 급여가 올라간다. 하지만 이를 제도적으로 없애버렸다. 2중으로 팁을 주는 것이라는 지적과 정서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런 것이 없어지면서 관광업계 종사자들의 아쉬움이 컸다. 특별법 등으로 부활시킬 수 없을까 모르겠다. 관광업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봉사료의 도입은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관광업 종사자들의 실질 소득 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인건비, 객실비 등 이런저런 제주 관광의 단가가 매우 낮아진 상태에서 봉사료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잘 모르겠다.

 

-답보상태인 쇠소깍 문제는 어떻게 바라보나?
지역 주민들이 일궈낸 사업이다. 대기업이 들어가 있지 않다. 주민들의 손으로 인프라를 구축해놓은 상황이 아닌가. 지금과 같이 중지시킬 거였으면 주변에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하도록 했어야 했다. 쇠소깍 주변 환경을 더 개발해나가는 것은 아니지 않나. 환경이 훼손된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사업재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 생각한다.

 

-한라산 입산료 2만원 책정 논란에 대해서는?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너무 많이 올린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관광지 가격을 책정할 때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한다. 이번 한라산 입산료는 이용자가 아닌 운영자의 입장에서 나온 가격이다. 4인 가족이 한라산을 오를 때 8만원이다. 이는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만만한 가격이 아니다. 굉장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상적인 가격을 참작해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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