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점검, 대선후보를 위해 뛰는 제주사람들

(사진 위 왼쪽부터) 문재인 이재명 안철수 안희정 김부겸(사진 아래 왼쪽부터) 반기문 남경필 유승민 심상정

대통령탄핵 헌재 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설을 맞게 되었다.

대통령 최측근들이 줄줄이 특검에 나가 조사를 받고 있고, 핵심 인사들은 구치소에 구속 수감되었다. 이제 특검의 칼끝은 직무가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있다.

국정농단에 따른 민심이반으로 보수여당이 분열된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중앙정치판은 새누리당, 바른정당,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5당이 경쟁하는 불안한 구도가 형성되었다.

중앙정계에선 보수와 진보를 한 축으로 하는 경쟁구도와 더불어 보수와 진보가 각각 치열한 내부경쟁을 펼쳐야하는 상황. 유권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명절 기간, 오랜만에 만난 친지나 친구들은 그동안 못한 많은 얘기를 주고받는다. 경제문제와 자녀교육문제 등 여러 가지 화제를 음식상 위에 올리게 되는데, 이때 빠지지 않는 화두가 정치다.

특검의 조사로 대통령 측근들의 국정농단 혐의가 줄줄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헌재가 탄핵안을 인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12월에 예정되었던 대통령선거가 봄으로 앞당겨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3월 중 탄핵안이 가결되면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하는데, 그러면 늦어도 5월 안에는 선거가 치러질 것이다. 조기대선은 설 밥상의 뜨거운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경우 다당 체제로 대선이 치러질 것인지, 아니면 새누리- 바른정당 혹은 민주-국민의당-정의당 등의 연대가 이뤄질 것인지도 관심이다. 또, 최근 귀국해서 대선전에 뛰어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정당선택과 대선 완주 여부도 관심거리다. 정치 역동성에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대선시계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선거에서 정치인은 강한 권력의지와 대중의 지지를 무기로 살아남는다. 현재 대권을 위한 캠페인이 정당이 아닌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후보들이 정치 메뉴로 밥상에 오를 수밖에 없다. 대선에서 각 후보들이 제주 민심을 잡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 중간 상황을 살펴보는 것도 메뉴를 맛보는 방식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실패로 정권이 야권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야권 후보들은 서둘러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이 경우 가장 우선하는 화두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다. 지난 대선에 출마해서 근소한 차이로 당선에 실패했지만, 정치적 자산이 많다. 우선, 노무현 대통령의 동지이자 참모였고, 대선에 출마하면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다른 후보에 비해 조직도 탄탄하다.

송재호 교수를 비롯해 문대림 전 도의회 의장, 이종우 전 남군의회 의장, 양성완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 상임 대표, 박진우 전 청와대 행정관, 박주희 전 도의원, 박주영 노무현재단 부사무처장, 오정훈 교수, 김정열 농업인, 나문 소담제주 대표 등이 문재인 전 의원의 대선 장정에 함께 나섰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민주당과의 합당과 분당을 반복하면서 많은 정치적 자산을 잃었다. 오영훈 민주당 의원이 당시 안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는데, 안후보가 사퇴하자 민주당 후보로 나서 총선에 당선된 건 잘 알려진 유명한 일화다.

무엇보다 안철수 의원 중심으로 창당된 국민의당이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특히 최근 도당위원장에 선임된 장성철씨가 안철수 의원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과거 안 의원을 도왔던 인사들 중 남아있는 이들은 대부분 국민의당으로 흡수되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선 출마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에 지지율이 오히려 떨어지면서 출마 동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박 시장은 국민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해서, 당분간 시정에 전념할 뜻을 밝혔다.  이경우 박 시장 지지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도 관심거리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관심을 받는다. 다만 안지사 지지자들이 문재인 전 의원 지지자들과 겹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 지사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함께 했던 김태영 전 청와대 행정관과 김성석 일출수산 대표 등이 조직을 정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 23일 경기도 성남시에서 대권 출사표를 던진 이재명 성남시장도 유력한 대선 후보다. 다만 높은 지지율에 비해 당내 기반이 미약하고, 이 시장에 대한 지지 표명이 온라인에서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도내에는 아직까지 조직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김부겸 의원의 경우도 아직 제주지역 내 뚜렷한 지지기반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일부 상무위원들이 뜻을 함께 하면서 조직 기반 갖추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진보 아이콘 심상정 의원도 눈여겨볼 만한 후보다. 그런데 진보신당 탈당과 통합진보당 분당사태에서 입은 상처가 깊다. 정의당을 제외하고는 지지그룹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강상구 연수원부원장과의 당내 경선을 앞두고 있어서, 아직까지는 당의 지원도 못 받고 있다.

야권에 비해 상대진영 후보들을 돕기 위한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박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여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당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최근 귀국해 대선 장정에 돌입한 반기문 전 총장이 언론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국외에 체류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지율에 비해서 제주도내에서 지원활동이 크게 일지 않고 있다.

문홍익 전 제주상공회의소 회장과 한철용 예비역 육군중장이 반총장을 도울 채비를 하고 있다. 거기에 반총장을 지지하는 전국 조직인 ‘반딧불이 모임’이 제주에도 조직을 갖추고 있다. 임승현씨가 제주지역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이름을 올린 남경필 경기지사와 유승민 의원 등도 여권 후보군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은 24일 치러진 바른정당 창당대회에서 ‘좌승민, 우경필’로 소개되며 당의 리더로 자리잡고 있다. 보수진영에 대한 유권자의 불신이 커졌고, 분당으로 지지세를 모으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반기문 전 총장이 보수 지지를 선점하고 있어서 당분간 세를 모으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에서도 남경필 지사나 유승민 의원을 돕기 위한 모임이 수면 아래서 논의되고 있지만, 이직은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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