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불편 헛수고로 만드는 쓰레기 행정

각 가정의 베란다와 마당에, 자동차 안에 쓰레기를 모아두며 분리 배출에 노력을 기울이는 시민들을 아연케 할 만한 현장이 포착됐다.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침출수를 발생시키는 음식물의 매립을 엄격히 통제해야 할 필요가 있는 색달쓰레기매립장에 썩은 감귤들이 매립되고 있는 것이다. 

가정에서 아무리 분리 배출에 노력을 기울여도 매립장에는 결국 음식물 쓰레기들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다. 시민들을 옥죄지 말고 제대로 쓰레기 관련 통계를 마련하고 정책을 고민하라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매립용 쓰레기는 건축 공사 현장에서 나오는 폐기물이 많은 양을 차지한다. 가정에서 발생하는 매립용 쓰레기는 쇠, 유리, 도자기, 동물 뼈, 조개껍데기, 통배추, 김장 쓰레기 등이다. 매립장 침출수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최대한 부패하지 않고 수분이 적은 쓰레기들을 매립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매해 겨울 색달매립장에는 음식물 쓰레기들이 넘쳐난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에서 매립용이 아닌 부패할 수 있는 쓰레기들이 대거 매립되며 악취와 침출수를 발생시키고 있다. 선과장 등에서 온 썩은 감귤들을 매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폐감귤들은 현재 사업폐기물로 분류하고 있다. '감귤대란'으로 일컬어지던 2015년의 경우 색달매립장에 매립된 폐감귤은 무려 총 8808t에 달했다. 1만톤에 가까웠다. 행정 당국은 쓰레기 정책을 준비하며 시민들에게 불편 감내를 요구하기 전에 미리 조치했어야만 했다. 그러나 썩은 감귤들을 처리할 방안을 여태 마련하지 않고 있다. 매립장에 유입되는 쓰레기들을 상식적인 수준으로 통제하는 데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썩은 감귤 쓰레기 유입은 일반 가정에서 침출수가 발생할 수 있는 음식물들을 분리하며 버리려는 노력을 무색케 했다. 당국 관계자는 "부패하는 쓰레기들은 침출수를 발생시킨다"고 인정하면서도 별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개인이 버리면 음식물 쓰레기, 사업자가 버리면 매립용 쓰레기가 되는 현실. 행정 편의적 쓰레기 정책의 부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시민들이 생활쓰레기를 제대로 분리해 배출해도 결국 매립장은 넘쳐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내는 까닭이다. 시민들이 하나마나한 불편을 겪지 않게끔 행정 당국이 조치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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