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 송형록 서귀포신문 대표 대담

송형록 서귀포신문 대표(사진 왼쪽)와 원희룡 도지사(사진 오른쪽)

서귀포신문 독자들과 도민들께 덕담 한 말씀 해 주세요.

민족 최대 명절입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계획한 일들이 모두 이루시길 바랍니다. 이웃사촌입니다. 주변 분들도 많이 살펴 주십시오.

요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비롯된 국가 혼란 상황을 보면서 정치인으로서 느끼시는 점 어떨지 궁금합니다. 어떻게 결말지어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탄핵은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지도자는 국민에게 권력을 위임받고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는 공공재적 성격입니다.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해야죠. 그런데 지금 대통령은 전혀 그러지를 못했고, 최순실이 다 했다는 거 아닙니까. 불행 중 다행은 이번 사태로 과거 독재와 권위주의 시대,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겁니다.

향후 대한민국 정치 비전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탄핵사태로 비춰보면 힘겹게 이루어낸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것, 투명하고 원칙이 있는 법치국가를 바로 세우는 것, 재벌과 권력의 결탁을 끊어내고 경제의 불평등 구조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민주화 2라운드를 원점에서 다시 세워내는 것이 더욱 간절하고 우리 정치가 가야할 길입니다.

제주사회 현안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사로서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 상당히 중요한 시점이라 봅니다. 임기 3년차를 보내면서 느끼는 소회는 어떤지요.

난개발에 제동을 걸고 제주의 자산인 환경을 지키는 일, 국내외 자본의 무분별한 부동산 투기를 막아내는 일, 어떤 이권의 독점이나 특혜를 차단하고 도민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쪽에 방향을 바로 잡고 개혁적인 시도를 많이 했습니다. 그 부분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경제도 제주도가 근래 몇 년 동안 인구도 늘고 관광객도 늘고요. 지표로 보면 전국 최고로 좋습니다. 다른 곳은 경제성장이 ‘0%’인 지역들도 있습니다. 제2공항, 풍력발전, 태양광농사, 전기차 등 새로운 분야들도 시동을 걸었죠. 제주의 가장 큰 현안인 제2공항과 민군복합항, 대중교통과 쓰레기, 주택난의 경우 새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과제입니다.

오라관광단지 개발에 대한 지역사회 비판이 거셉니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그 방안부터 듣고 싶습니다. 

무조건 한다 안 한다 선입견을 가지고 출발한 건 아닙니다. 도민들과 똑같이 저도 염려하는 건 같습니다. 정식 사업신청서가 제출되면 법과 원칙, 도민이익에 맞는 방향에서 진행하겠습니다. 현재는 예비단계로 지하수 사용, 폐기물 처리, 콘도 등 숙박시설용량 같은 환경문제에 대해 추가 보완을 요구했고, 앞으로 환경 요소 뿐 아니라 자본의 투명성과 사업이 제주에서 감당이 가능한 규모인지도 가상의 상황을 놓고 철저하게 검증을 할 겁니다.

제2공항 입지와 관련해서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거셉니다. 입지선정 원점 재검토, 환경영향평가 원천 무효 등 주민들의 요구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수용하면서 추진해 나갈 생각이신지요.

기술적인 부분은 입지와 경제적 타당성 조사에서 이미 확인되었습니다. 그런데 정서적인 면도 있고, 터전을 내놓아야 하는 미래 불안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을 풀어드리고 신뢰를 갖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 차례 설명의 기회를 만들고 협의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서 풀어가려고 합니다. 보상과 거주공간, 대토마련, 공항개발참여 등 주민의 실질적인 권리와 이익에 대한 문제는 최대한 주민입장에서 반영하고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겠습니다.

그동안 입지 선정 과정에서 잘못 되었던 점들은 지금이라도 바로 잡고 넘어가는 게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만, 어떻습니까.

이제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입니다. 동굴 등 환경훼손 우려는 동시에 검증해서 문제가 있으면 해소해나가야 합니다. 어떻게든지 갈등문제는 풀어야 한다고 봅니다. 좀 지켜봐 주시죠.

강정주민들에 대한 구상권 철회 문제는 해를 넘겨서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권에만 맡겨둔 채 제주도 당국이 너무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원희룡 도지사

지적은 백번 달게 받겠습니다. 군항은 이미 기능을 시작했고, 올해 크루즈가 입항되면 민항기능도 되는 겁니다. 남은 과제는 강정의 아픔을 보듬고 마을 공동체를 회복하는 일입니다. 구상권과 사면복권은 대통령의 통치권 차원에서 풀어야 될 문제입니다. 지금 현 정권은 요지부동이잖아요. 조기 대선이 되는 과정에서 해결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공개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공동체 회복 문제도 마을과 지혜를 모으겠습니다.

신화역사공원이라든지 헬스케어타운,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영어교육도시 등 개발사업 역시 현재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어떠한 대처 방안을 세우고 있는지 밝혀주시죠.

제주도민이 이익을 공유하고 상생하는 게 이런 사업들을 하는 목적 아닙니까. 제주의 지속가능한 발전과도 연결되어야 합니다. 기본방향이 그렇습니다. 가령 신화역사공원은 제가 오기 전에 사업절차가 상당히 진행되었지만 협상을 통해 환경부분을 더 강화하고 도민우선고용 80% 할당제도를 조건으로 사업이 되고 있습니다. 근데 공사장 붕괴사고는 있어선 안 될 사고입니다. 정확한 원인진단과 강도 높은 대응체계를 가동해나갈 겁니다.

이처럼 제주지역 현안이 거의 서귀포시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서귀포시민들이 겪는 고통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한데요. 반면에 지역균형발전의 측면에서 서귀포시에 대한 배려는 너무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시민들의 불만도 팽배해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점에 대한 지사님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현안 이전에 제주의 성장동력들이죠. 신화역사공원, 헬스케어타운, 영어교육도시 등의 인프라를 갖고 있는 지역은 전국과 견줘도 서귀포가 거의 유일할 겁니다. 제2공항이 본격화되면 균형발전은 더 속도를 낼 것입니다. 또 제주시와 서귀포시 인구가 7대3 정도인데, 예산배정은 6대4, 공무원 배정도 제주시는 328명당 1명, 서귀포시는 164명당 1명입니다. 문화, 의료의 질도 점점 나아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홀대론’은 옛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감귤산업과 관련해서도 풋귤 상품화라든지 유통과정의 문제점이나 노지감귤 예상 생산량 관측 오류 등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봅니다. 좀 더 제대로 된 감귤산업 정책 수립을 위해 어떤 구상을 하고 계신지 들려주시죠.

지금 감귤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농민들이 자구노력도 많이 해준 결과입니다. 강제착색 문제도 많이 사라졌고, 품질도 좋아졌습니다. 앞으로 품질관리, 소비자 성향 반영, 산지전자경매제도 확대 등 유통구조혁신, 대형 풋귤 유통처 발굴에 주력할 것입니다. 감귤통계도 첨단기술 도입, 정밀재조사를 통해 오차를 줄여나가겠습니다.

서귀포시를 문화도시, 관광도시, 교육도시, 안전도시로 가꿔야 한다는 시민들의 열망이 있습니다. 도 차원에서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어떻게 하실지 평소 생각하시는 바에 대해 듣고자 합니다.

서귀포는 이미 우리나라에서 관광의 대명사입니다. 문화와 교육은 많이 나아지고 있지만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보면 많이 부족하죠. 서귀포시에서도 질적 발전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뒷받침하고, 교육도 이번에 교육청에 지원하는 전출금을 3.6%에서 5%로 늘리는 등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7년 정유년, 도정 운영 방향과 남아 있는 임기동안 힘써 이뤄낼 사업들이 있으면 간략하게 소개해 주십시오.

우리가 준비될 던 상태에서 갑자기 성장하다 보니 쓰레기, 하수, 교통, 주택난 같은 도민들의 불편과 걱정도 늘어났어요. 누구를 위한 성장인지도 납득이 안 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올해는 이러한 문제들을 본격적으로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틀이 마련됩니다. 특히 8월부터 대중교통체계가 크게 개선되고 쓰레기처리를 비롯한 생활환경정책, 행복주택 등 서민주거안정 대책들이 많이 구체화될 것입니다.

끝으로 도민들께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해주시기 바랍니다.

새해 좋은 일들도 있지만 어려운 일들도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려운 일은 마음을 합쳐 풀고요. 좋은 일들은 서로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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