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후, 노지감귤에 밀려 요동치는 만감류 가격

제주산 만감류가 하나로마트 매장에 진열되어 있는 모습.

설을 거치면서 2016년도 산 만감류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농가의 철저한 품질관리와 당국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1월 31일, 전국 도매시장에서 노지감귤 10㎏ 한상자 평균 가격은 2만 2000원대를 기록했다. 최근 몇 년간 예를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이다. 하지만 설을 앞두고 출하한 만감류 가격은 크게 하락했다. 노지감귤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설을 지나면서 만감류 가격이 조금 회복됐지만, 예년 이맘때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1월 평균 한라봉 3㎏ 한 상자 가격은 1만3500원 수준이다.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레드향 3㎏ 한 상자도 1만8600원 수준으로 작년 같은 시기 2만 원대에 비해 낮지만, 재작년 1월 1만5천 원대에 비해서는 나쁘지 않다. 레드향도 1만7300원대로 작년과 비슷하고 재작년 1만6000원에 비해서는 높은 편이다.

그런데 문제는 가격 변동 추이다. 우선 한라봉의 경우 1월 1일, 1만2600원으로 시작해서 17일에 1만4300원까지 오르더니 25일에는 1만2500원으로 쳐졌다. 그리고 설 연휴 직전인 26일에는 1만18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레드향도 1월 1일, 2만400원으로 순조롭게 출발하더니, 14일에 1만8600원으로 내려왔다가 17일에 거의 2만원에 근접했다. 이후 설연휴 직전인 26일에는 1만4200원으로 추락했다. 겨울철 최고 과일이라는 명성이 무색해졌다.

천혜향도 추세가 비슷하다. 1월 1일에 1만7000원대로 순조롭게 출발했다. 이후 16일에는 1만8000원까지 올랐다가 26일에는 1만4300원대로 추락했다.

설명절 직전에 만감류 가격이 추락한 것에 대해 제주감귤출하연합회 관계자는 “만감류는 고급 과일이라 선물용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명절이 다다르자 이미 선물 준비가 끝난 시점이라 수요가 떨어졌다”며 가격하락의 원인을 출하시점에서 찾았다.

하지만 농협 제주지역본부에서는 조금 다르게 진단했다. 지역본부 관계자는 “올해산 노지감귤이 워낙 품질이 좋기 때문에, 만감류의 품질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즉, 한라봉이나 레드향의 맛이 노지감귤에 비해 월등히 높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비싼 돈을 주고 만감류를 구매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또, 설명절이 1월에 있어서 만감류 출하가 평년에 비해 빨랐다는 지적도 있다. 농협에서 유통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작년에는 명절이 2월에 있어서 만감류가 충분히 숙성이 된 상태로 출하했는데, 올해는 1월에 수확했기 때문에 신맛이 많이 남아있었다”고 했다.

다행스럽게도 명절 연휴가 지나면서 만감류 가격은 조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라봉이 1만3000원대를 회복했고, 레드향은 1만6000원대를 기록했다. 천혜향도 1만7000원대를 회복했다.

농협 관계자는 “명절에 구입한 과일이 가정에 남아있기 때문에 명절 이후 며칠 동안은 과일 수요가 떨어져 가격이 크게 오르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명절 때 구입한 과일이 가정에 서 소진되고, 노지감귤 출하가 끝나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며 낙관했다. 그런데 단서를 붙였다. 만감류 특유의 신맛을 없애기 위해서는 예조가 필수인데, 농가가 이를 잘 지켜야한다는 것.

과일에서 한 번 신맛을 보고 나면 손이 잘 가지 않는다. 소비자들의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 농가의 노력과 당국의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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