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올레7코스로 서귀포칠십리시공원에서 외돌개로 가는 길목, 2차선 도로를 끼고 조용하고 아담한 동네 남성마을이 있다. 시내와 근접하지만, 한적함을 간직한 곳이다.

도로변 버스정류장 근처에는 최근 생겨난 듯한 몇몇 가게들과 신축 건물 1층 전면유리 넘어 공방의 모습이 들여다보인다.
이곳은 도예를 전공한 30대 젊은 작가, 양형석씨가 운영하는 '아토도예공방'이다.

서귀포가 고향인 그는 제주대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그만의 독특한 조형물 작업으로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는 작가다. 대학에서부터 졸업 후, 사회에 나와서도 늘 하던 도예작업에 대해 작가는 어느 날 문득 원점에서부터 작업에 대한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제주의 자연을 보며 살아온 그는 우연히 그리고 필연으로 화산지형에서 볼 수 있는 '고사목수형(용암수형)'에서 영감을 얻게 된다. 화산섬인 제주도에서는 여러 가지 모양의 용암수형을 볼 수 있다.

양형석 작가는 이 고사목수형을 모티브로 원형의 모습에서 점차 추상화시켜가는 과정을 통해 현재 그만의 작품을 만들고 있다.

'아토도예공방'에는 그의 조형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도예공방체험, 생활도자제품 외에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의 역할도 갖추고 있다.

남성마을에 그가 도예공방을 열게 된 것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는 이 공방을 시점으로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현재 공방에서는 정기적으로 도예수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도예체험, 도예출강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공방으로 찾아올 수 없는 주부, 어린이, 어르신들 등을 대상으로 생활 속 공간인 도서관, 마을회관 등으로 찾아가는 도예 수업이 이뤄진다.

양형석 작가는 작품과 제품의 차이를 나를 위한 것인지, 남을 위한 것인지로 구분된다고 말하며, 그는 그것을 소통의 형태로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길 바란다. 아토도예공방에 사람들이 도자 체험을 하러 발걸음을 했다가, 작품까지 보고 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더 나아가, 생활자기를 만드는 작업에서 오랜 세월 본인만의 역량이 키워지면 그것에 자신만의 생각이 담겨진 작업을 통해 작품을 창출해 낼 수 있는 그림을 이 공간에서 그릴 수 있기를 바란다.

제주도라는 지역성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갖기 위해 돌 유약 등의 작업을 통해 지역의 색깔을 담고 있다. 물레 작업을 할 수 있는 것 또한 아토도예공방의 특징이기도 하다.

작가는 아토도예공방이 "사람들에게 부담없이 편하게 다가가고 다양한 도자와 조형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물레를 돌리고, 컵, 그릇과 같은 생활자기를 만들던 내가 시나브로 공방에 전시된 작가의 조형작품들을 보면서, 어느 날 문득 영감을 얻어 나만의 작품을 만들어낼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작품과 제품, 나만의 그 경계선을 넘는 일,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여정이 되지 않을까.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