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원과 농촌경제연구원 22일 ‘제주 감귤‧과수 미니전망 발표회’

국내외 환경의 변화로 제주 감귤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해 제주농업기술원과 한국농촌경제원이 ‘제주 감귤‧과수 미니전망 발표회’를 열었다.

제주감귤의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농업인과 농정 담당자들의 정보를 공유하고 정책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농업인과 생산자단체, 유관기관 종사자 등 20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제주농업기술원과 한국농촌경제원은 22일 2시에 제주농어업인회관 대강당에서 ‘제주 감귤‧과수 미니전망 발표회’를 열었다.

첫 번째 순서로 제주도청 감귤진흥과 이우철 과장이 ‘제주감귤의 현재와 미래발정방향’이란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이 과장은 “감귤 품종별 비중은 노지온주가 81.8%로 가장 높은데, 한라봉을 제외한 만감류의 생산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에 있고, 노지온주 보다는 월동온주나 하우스 온주의 가격이 월등히 높게 형성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만감류의 경우는 한라봉의 가격이 최근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과장은 “노지온주의 경우 생산량 1% 증가할 때 가격은 1.8%하락하는 함수관계에 있고, 당산비 1 증가하면 가격은 0.8% 증가하기 때문에, 과수간 간격을 넓히고 토양피복재배나 이랑재배를 통해 품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또, “첫 출하초기 가격이 1% 증가하면 전체 출하기 가격이 0.9% 상승하는 관계가 있기 때문에, 출하초기 품질관리에 유념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과장은 “미국, 영국, 러시아, 캐나다 등으로 수출되는 노지감귤은 대략 3000톤 정도로 전체 생산량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오렌지 수입은 2015년 11만2천 톤에서 15만5천 톤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수입오렌지의 90%는 미국산인데, 한미FTA에 따라 2018년부터는 3-8월 사이 관세가 전면 폐지되고, 나머지 기간에는 50% 관세가 유지된다”고 우려했다.

이 과장은 결론에서 “적절한 생산량 조절과 품질관리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출처 관리와 시장다변화를 꾀해 해외수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산지유통센터나 산지거래소를 확충하고 미숙과나 불량과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한편, 소포장 출하를 확대해 유통부문 경쟁력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미성 박사가 ‘과일‧과채 수급동향과 전망’이란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펼쳤다.

박 박사는 “전체 경지면적에서 과일 재배면적은 증가하는 반면 과채 면적은 감소하는 추세에 있는데, 과일과 과채 모두 전체 생산액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과일은 면적이 증가해서, 과채는 시장가격이 상승해서 생산액이 많아졌다는 진단이다.

또, “시장에서 수입과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고, 10년 전과 비교하면 1인당 연간 소비량에서 사과(10.4→11.2kg), 감귤(11.9→13.2kg), 복숭아(3.6→5.1kg) 등은 증가하는 반면, 배(6.7→4.1kg), 포도(10.3→5.4kg), 단감(4.8→2.3kg)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 박사는 “2000년대 들어 수입과일은 다양화, 다변화되었고, 생산량도 급격히 증가했다. 바다나‧파인애플‧망고 등 열대과일은 113%증가했고, 오렌지‧자몽‧레몬 등 감귤류도 89% 증가했다”고 분석한 뒤, “최근에는 바나나와 오렌지 수입이 감소하는 반면, 망고와 체리, 자몽 등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감귤은 수입 오렌지와 경합관계에 있어, 봄 오렌지 수입량이 1% 증가하면 감귤 가격 1.4% 하락하는 측면이 있고, 가을 오렌지 수입 1% 증가하면 가격은 0.4%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박 박사는 “최근 외국산 과일 수입이 증가하고, 경기부진이 장기화되는데다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생겨 국내 과수산업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우려한 뒤, “소비자 패턴을 잘 읽고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홍보와 수출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만이 과수농민들이 살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 서울청과 고태호 차장이 ‘감귤‧과수 판매시장 동향’이란 제목으로 소비지 선호 감귤을 분석했다.

고 차장은 시장이 원하는 감귤의 조건으로 ▲정확한 선별 ▲확실한 중량 ▲브랜드 구축 ▲적절한 출하시기 ▲꾸준한 물량 ▲고품질 농산물, ▲신선한 포장 등을 제시했다.

고 차장은 “가격을 높게 받기 위해서는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고, 구입하기 편리하게 출하하며, 소포장으로 부가가치를 높일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품질저하와 과잉출하, 속박이 등은 가격하락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분석했다.

농업기술원 감귤아열대연구과 허태현 과장은 ‘감귤과수 생육전망’을 발표했다.

허 과장은 “나무의 상태, 재배관리, 봄철의 기후가 봄철 감귤나무의 생육에 영향을 미친다”고 전제하고, “올해 봄철의 기온과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고 라니냐가 약화되어 정상적인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허 과장은 “감귤나무의 화아분화는 2~3월에 이뤄지는데, 앞으로 기온이 평년에 비해 높고, 강수량도 적정해 화아분화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작년 착과량이 적고, 겨울철 기온과 강수량이 개화에 적정해 개화가 많고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화기가 빨라지면 생육기간이 길어져 고품질 감귤 생산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다만, “포근한 날이 유지되는 가운데 밤낮 기온차가 커 3월말 혹은 4월초에 화아분화가 이뤄진 상태에서 꽃눈이 얼어죽는 서리피해가 발생할 수 도 있다”고 우려했다.

허 과장은 그외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간벌과 성목이상, 피복재배 등을 통해 품질을 높이는 노력을 할 것을 제안했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