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읍4·3희생자 유족회 24일 위령비 제막식…의귀리에 위령 공원 조성

남원읍4·3희생자 유족회(회장 현관철)는 24일 오전 남원읍 의귀리에서 위령비 제막식을 가졌다.

남원읍4·3희생자 유족회(회장 현관철)는 24일 오전 11시부터 남원읍 의귀리에서 위령비 제막식을 가졌다. 위령비는 희생자의 넋을 보듬고 감싸안고 가야한다는 의미를 담아 끌어안은 형상을 하고 있다. 위령비 전면 기단에는 당시의 상황을 양각으로 새겨져 있고, 뒷면에는 희생자 명단이 기록돼 있다.

남원읍 지역은 제주4·3 당시 967명이 억울하게 희생당하는 등 제주 지역에서 두 번째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곳이다. 이번 위령비 건립으로 70년 세월 동안 억울하게 떠돌던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게 됐다.

이날 위령비 제막식은 국민의례에 이어 김두준 남원읍4·3희생자 유족회 총무가 경과보고를 했다. 이어 현관철 남원읍4·3희생자 유족회장의 주제사, 이중환 서귀포시장, 양윤경 제주4·3희생자 유족회장, 이문교 4·3평화재단 이사장, 위성곤 국회의원, 현우범 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장, 오대익 교육의원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오승국 제주4·3평화제단 기념사업팀장은 희생자 넋을 위로하는 추도시를 낭송했다. 헌화와 분향으로 제막식이 마무리됐다.

위령비 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있다.

현관철 유족회장은 제막식 주제사에서 “아직도 멀기만한 4·3의 완전한 해결과 명예회복, 배보상 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지난날의 갈등에서 벗어나 가해자로, 피해자로의 감정을 접고 한 시대의 고통과 원망스러운 역사를 정리하려 한다”고 밝혔다. 현 유족회장은 “위령 소공원 조성으로 그간의 갈등이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승화되어 읍민 통합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후손들의 성지가 되고 평화와 인권이 소중한 가치를 다짐하는 산 교육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제주4·3에 대해서는 2000년 4·3특별법 제정에 이어 2003년 4·3진상조사보고서 확정 및 국가 권력으로 인한 희생에 대해 대통령 공식 사과가 있었다. 이후 2008년에는 4·3평화공원이 조성되고 2014년에는 4·3희생자 추념일이 국가 기념일로 지정됐다.

참석자들이 위령비에 세겨진 희생자 명단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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