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의 여성인권 의식 부재와 사회 시스템의 부재가 본질적 원인이라는 지적도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39, 부산)19일 오후 8시쯤 서귀포시 서귀동의 한 주점에서 중국인 여성 천씨(35)씨와 술을 마신 뒤 숙박업소로 자리를 옮겨 목을 졸라 살해했다. 김씨는 숙박업소 2층에서 뛰어내려 도망가려다 숙박업소 주인한테 붙잡혔다. 경찰 조사를 받은 김씨는 살해 혐의에 대해 시인했다.

천씨는 2016년 12월 제주로 입국하며 중국에서 파룬궁 수련으로 인한 박해를 받았다며 난민 신청을 해 체류가 연장된 상태에서 성매매를 하며 생계를 꾸려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중국인 여성 살해가 한국과 중국 양국 간의 감정 악화 문제로만 소비되고 있는 가운데 서귀포시의 여성 인권에 대한 의식 부재와 사회안전망의 부재가 이번 중국인 여성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반성적인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고명희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는 서귀포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사건의 본질은 우리 사회에 가장 취약한 구조에 있는 성매매 여성이 살해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명희 대표는 이번 사건을 “외국인 여성 체류자의 불안한 처지와 경제적 곤란을 방치한 사회 시스템이 야기한 비극”이라고 규정하고 “유흥주점과 모텔 등의 성매매 알선 여부를 파악하고, 성매매 브로커와 성매매를 용인한 건물주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처벌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명희 대표는 “늦었지만 서귀포 시내 성매매 문화를 뿌리뽑고 여성이 안전한 사회 시스템을 제도적으로 정비해서 서귀포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