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전통음식문화 재조명과 계승' 전문가포럼 개최

“날도 따신디 막 맛난 밥상 초려그넹 고치 노나먹곡 화전놀이나 가보쿠강?” 제주 음식과 꽃놀이, 그리고 화전놀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토론회가 열렸다. 

2017년 3월 24일 3시부터 서귀포시 정방동주민세터 3층에서 서귀포봄맞이축제조직위원회 주최, 서귀포문화사업회 주관으로 제주전통음식문화 재조명과 계승 전문가포럼이 개최됐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이석창 서귀포문화사업회장은 “우리 음식에는 제주인들의 진득한 숨결이 버무려져 있다. 그런 문화를 더듬어보고 삶에 어떻게 접목시킬지 가늠하는 자리”라고 포럼의 취지를 밝혔다.

이중환 서귀포시장은 축사에서 자리를 마련한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서귀포는 봄이 가장 먼저 오는 곳이라며 화전놀이 등 전통을 살리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시민 40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석창 서귀포문화사업회 회장이 개회사를 읽고 있다.

좌장을 맡은 한림화 소설가는 “문화인류학을 공부할 때 음식이 그 사회에서 어떤 전통을 가지고 내려오는지를 반드시 필수과목으로 공부하곤 한다. 그런데 우리는 몸으로 알고 있다. 제주도가 예로부터 밥상이 소박했다고 하지만 제주처럼 전통음식이 풍부한 곳도 없다. 제주전통음식문화를 재조명하는 이 자리에서 복습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토론회에 임하는 생각을 밝혔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 원장은 제주전통음식의 특징들을 살피며 제주에서 가장 중요한 음식 중 하나가 된장이라고 밝혔다.

양용진 원장에 따르면 전세계에 유통되는 된장의 80%는 일본이지만 된장의 종주국은 우리나라다. 영양학적으로나 맛에 있어 우리나라 된장이 우수하다. 그 중에서 제주 된장이 가장 우수하다. 전국에서 생된장을 먹는 지역은 제주밖에 없다. 다른 지역에서는 막장, 속성된장, 강된장 등을 만들어먹지만 제주에서는 생된장을 바로 먹는다. 발효균이 살아있는 채로 먹는다.

양 원장은 “서귀포는 유일하게 푸른콩 된장을 만들어 먹어왔다. 또 서귀포에는 유일하게 누룩장이라는 것이 남아 있다. 누룩장이라는 것이 일본된장을 만드는 것과 비슷해 보이겠지만 이미 우리나라에서 3~400년 전에 만든 기록이 남아 있다. 된장을 살려야 제주 음식을 살릴 수 있다. 제주 음식의 반에 된장이 들어간다.”며 제주 된장의 우수성에 대해 강조했다.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 원장

양 원장은 제주 음식은 공동체 문화와 강력하게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양 원장은 “제주 사람들은 자연과의 공동체를 이루면서 살아왔다”면서 “제주 문화는 자연과 맞서 싸우는 문화가 아니라 돌담처럼 자연과 어우러지는 문화다. 우선 자연과의 공동체를 몸소 생활에서 실천하며 사람과의 공동체도 이뤘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윤봉택 서귀포예총 회장은 옛 경험을 토대로 ‘서귀포에서 서귀포를 보다-마을음식 이야기’를 주제를 풀어냈다. 윤봉택 예총 회장은 “입어를 할 수 없던 어머니는 갯바위에서 채취한 것들로 음식을 장만했다. 그래서 집안 음식은 넘패(넓패), 가시리, 돌미역, 몰망, 톳, 돌김, 우미, 파래를 먹고 자랐다. 어릴 때는 하도 넘패를 많이 먹어서 보기도 싫었지만 지금은 보기 힘들어졌다.”면서 갯바위에서 채집해 먹었던 해산물들에 대해 구수한 제줏말로 발표하며 참석자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좌로부터 문순덕 제주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윤봉택 예총 서귀포지회장, 강문규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장

강문규 제주시문화도시추진위원장은 정소암 화전놀이의 문화적 가치와 활용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강 위원장은 “영주산 기슭에 정소암이라고 부르는 못이 있다. 가마모양을 하고 있다 해서 가메소라고도 불리는데, 주민들이 꽃놀이를 즐기는 화류장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정소암 주변에는 진달래가 많았다. 성읍은 제주민요의 보고로 소중한 전통가락이 전승되는 마일로 축제의 격과 흥취를 자아낼 기틀이 마련돼 있다. 정소암과 영주산, 백약이오름을 함께 오르는 탐방거리 등을 제공하면 화전놀이는 다른 꽃놀이와 다른 전통을 살린 독특한 축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음식과, 꽃구경, 풍류가 한 데 어울리는 축제인 정소암 화전놀이를 활성화하면 좋은 전통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정토론이 이뤄졌다. 지정토론자 문순덕 제주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장의 발표를 들으며 제주도 전통음식이 중요하다. 어떻게 먹고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는 누구나 추상적으로 알고는 있지만, 그 가치를 찾아내고 의미를 부여해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을 했다. 윤봉택 회장의 구황음식에 대한에 대한 얘기들에 옛 기억들도 나고 큰 공감이 됐다. 정소암을 답사 간 적이 있다. 가는 길에 가는 길이 불편해서 관광객들이 찾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풍류를 어떻게 즐겼을까 고민했다. 당시 진달래도 있었겠지만, 참꽃으로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좌로부터 토론회 좌장을 맡은 한림화 소설가,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장, 장명선 서귀포시관광협의회장

두 번째 지정토론자로 나선 장명선 서귀포관관협의회장은 “싸구려 관광이 명품관광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음식 관광이 자리 잡아가야 한다. 제주 음식을 세계화하기 위해서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제주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으러 관광을 오도록 해야 한다. 제주에서 독특하고 세계적인 음식이 될 수 있는 음식을 발굴해서 세계화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포럼을 진행한 좌장 한림화 소설가는 “내년 서귀포봄맞이축제에서는 제주 음식으로 차린 제주 낭푼밥상차림 경연을 벌이는 것도 좋겠다”는 바람을 밝히며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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