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정] 중국인 유학생 천 모씨로 밝혀져.. 동료 사기범도 제주시에서 검거

금융기관 직원들의 기지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할머니를 대상으로 사기를 시도하던 용의자는 잠복하던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 전화를 통해 불법적으로 개인 정보를 빼내 범죄에 사용하는 사기 수법)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28일 서귀포에서 금융기관 직원들의 기지로 피해 3건을 막았다. 노인들에게 사기를 시도하던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되어 서귀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오전 11시 40분경, 서홍동 김모 할머니(48년생)는 서귀포 모 금융기관을 방문해 3200만원 인출을 요구했다. 직원들은 순간 보이스 피싱 피해임을 감지해 할머니께 돈을 인출하지 말 것을 권했다. 할머니는 처음에는 “나를 어떻게 보고 그런 말을 하느냐”고 조금 언짢은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직원들은 경찰에 신고하며 할머니에게는 경찰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했다. 직원들의 신고를 받은 서귀포경찰서는 중동지구대원과 지능팀 경찰관, 형사 등 경찰관 6명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경찰관들은 기지를 발휘해 피해 할머니와 용의자 사이 통화를 유도했고, 용의자를 할머니의 집 근처로 유도했다. 결국 서귀포중앙로터리 인근에 잠복하던 경찰관이 현장에서 용의자를 체포했다.

용의자는 서귀포경찰서 사이버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았다. 수사 결과 용의자는 조선족 유학생 천 모씨로 밝혀졌다.

한편, 앞선 오전 11시경에 서귀포신협에서도 유사 사례가 발생했다. 조합원 한모 할아버지가 현금 3500만원을 인출하려 하자 직원이 경찰에 신고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직원이 “이 큰돈을 뭣에 쓰려 하시느냐”고 물었을 때, 할아버지는 직원에게 “현금을 병원비로 쓰려 한다”고 답했다. 직원이 “혹시 누구에게 전화를 받으셨냐”고 묻자, 할아버지가 “사실 그렇다”고 답해 경찰의 도움을 요청한 것.

또 비슷한 사건은 서귀포 시내 모 농협점포에서도 발생했다. 보이스 피싱 의심 신고로 중동지구대 직원들이 하루 세 번 출동한 날.

중동지구대 관계자는 “용의자는 피해자들에게 전화해 개인정보가 유출돼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갈 수 있으니 계좌에서 돈을 인출해 안전한 곳에 보관하라”고 권한 뒤, 이에 응하는 피해자들의 주소를 파악해 훔쳐가는 수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천 씨의 동료 사기범인 류 모씨도 제주시에서 검거했다. 류 씨도 천 씨와 비슷한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류 씨가 제주시 바오젠거리에 온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이날 저녁 6시20분경 현장에서 류 씨를 검거했다. 이들은 바오젠거리 환전소에서 중국 보이스피싱 사무실 계좌로 피해자에게서 빼돌린 돈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도내에서는 노인들을 노리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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